이전에 썼던 LE-7 엔진 터보펌프 전시물의 상세한 리뷰에 이어, 이번에는 바로 옆에 전시된 LE-5 엔진 터보펌프에 대한 내용을 써보고자 한다.
LE-5 엔진 터보펌프 전시물은 LE-7 과는 달리 절개 모델이 아니라 터보펌프 실물과 축계가 따로따로 전시되어 있었다. 미처 전체적으로 어떻게 전시되어 있었는지 사진을 찍지는 못했지만, 다른 사람이 찍은 유튜브 영상에서 전시 모습이 드러나있으니 참고하면 좋다. 단, 영상 속의 위치에는 절개되지 않은 LE-7엔진 액체수소 터보펌프 전시물이 위치해 있어서 내가 방문했던 때는 모퉁이 쪽으로 옮겨져있었다.
LE-5 엔진은 아무래도 일본에서도 초창기에 개발되었던 터보펌프식 엔진이다 보니 개발 과정에 대한 사항들이 논문으로 매우 잘 공개되어 있다. 단, 일본 특성상 영문이 아니라 일본어로 논문을 작성하기 때문에 언어의 장벽은 극복할 줄 알아야 한다. 하지만 나처럼 굳이 일본의 터보펌프 설계자의 저서를 찾아 읽을 정도라면 이정도 쯤은 장벽도 되지 않는다.
LE-7과 마찬가지로 LE-5도 액체수소 터보펌프와 액체산소 터보펌프가 별도로 존재한다. 당시 RL-10이나 HM-7 시리즈처럼 터빈 하나에 기어 트레인으로 연료/산화제 펌프를 연결시킨 방식의 터보펌프가 많이 설계되었으나, J-2의 사례를 추종하여 별도로 분리된 터보펌프를 적용했다고 한다. 이에 카미죠 켄지로(上條謙二郎)는 '2축 구성이라 추후의 개량도 용이했다' 라고 평한 바 있다. 실제로 LE-5는 최소한 터보펌프에 한해서는 기본적인 틀을 유지한 채 엔진의 사이클 변경과 추력 상승 등의 큰 설계 변경이 있어왔다.
1. 액체산소 터보펌프
위의 유투브 영상에서 어렴풋이 보았듯이, 액체산소 터보펌프는 장식장의 왼편에 위치해 있다. 펌프 입구와 출구를 비닐로 막은 터보펌프 실물이 보이며, 그 옆에 펌프와 터빈 임펠러를 포함한 축계 전시물이 놓여있다. 안타깝게도 나는 액체산소 터보펌프 전시물 전체를 찍지는 않았다. 아마 내가 당시에 너무 흥분했어서 그랬던듯 하다. 하지만 축계 사진 자체는 충실히 찍었다.
LE-5 엔진 액체산소 터보펌프 전시물. 축계 전시물 위로 터보펌프 실물이 보인다. |
우선 펌프 임펠러 쪽으로 시선을 돌렸다.
검은색으로 존재감을 과시하고 있는, 알마이트 코팅 라비린스 씰의 치면이 보인다. 카미죠 켄지로의 회고록에서는 알마이트 코팅층을 후가공하지 않아 문제가 발생했던 적이 있었다고 언급된 바 있다.
액체산소 환경 하에서 작동되는데도 알루미늄으로 펌프 임펠러를 제작한 것이 인상깊다. 내가 알기로는 한국의 터보펌프들은 발화 가능성을 경계하여 임펠러도 내열 합금으로 제작하고 있다. 아무래도 고압 터보펌프는 아닌데다 밸런스 피스톤이 없으니 축 방향 변위가 발생할 가능성이 없어서 그런가? 게다가 회고록 상에서 축의 변위는 수 마이크로미터 수준이라고 하였으므로 마찰에 있어서는 자신이 있었을지도 모른다.
인듀서는 펌프와는 달리 구조강도를 생각해서인지 철 계열인 스테인레스 합금으로 제작되었다. 슈라우드가 존재하는 펌프와는 달리 인듀서는 블레이드만으로 응력을 견뎌내야 하기 때문에 이러한 재료 선택이 이루어져야만 한다.
인듀서와 펌프 임펠러 모두에서 밸런싱을 위해 갈아낸 흔적을 찾을 수 있었다. 인듀서에서는 전면 허브에서, 펌프 임펠러는 상면 슈라우드 가장자리에서 찾아볼 수 있었다. 위치는 LE-7의 액체산소 펌프 임펠러에서 찾았던 그것과 동일했다.
그런데, 인듀서에서 갈아낸 부분이(여긴 '파 냈다' 라고 봐도 될 정도로) 좀 커보였다. 인듀서를 제작하는데 사용한 재료가 등방성이 좋지 않았었기 때문에 밸런싱을 위해 큰 질량을 제거해야 했던것일까? 듣기로는 터보펌프를 제작하는데 사용하는 재료는 일반적인 금속 잉곳을 사용하는게 아니라, 원재료의 등방성을 향상시키기 위하여 여러 번의 단조 과정을 거친 잉곳을 사용한다고 하였다.
액체산소 펌프 인듀서 전면 허브의 밸런싱 흔적. |
인듀서의 밸런싱 흔적을 측면에서 본 것. 깎아낸 것이 아니라 잘라낸것처럼 보일 정도다. |
논문에서 언급된 액체산소 터보펌프의 펌프임펠러-인듀서 조립체. 인듀서 허브 전면에 전시물과 유사하게 밸런싱을 위해 갈아낸 형상이 존재한다. |
액체산소 펌프 임펠러 전면 슈라우드의 밸런싱 흔적 |
그 다음은 펌프 임펠러와 인듀서 간의 인터페이스이다. 마치 성벽의 구조물과 비슷한 구조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아마 인듀서 전면 허브의 체결 볼트의 체결력과 함께 펌프 임펠러와 인듀서를 단단히 고정하는 방식일 것이다. 이 방식은 한국의 75톤, 7톤급 엔진 터보펌프의 펌프 임펠러에서도 적용된 바 있다.
인듀서와 펌프 임펠러 간의 인터페이스 형상 |
75톤급 엔진 터보펌프의 연료펌프(크기와 형상으로 보건데 강하게 추정됨) 임펠러의 펌프-인듀서 인터페이스 형상. 사진 속의 인물은 해당 임펠러의 제작사 에스앤에이치의 민태기 박사님이다. |
다음은 터빈이다. 액체산소 터보펌프의 터빈에는 속도복식 아음속 충동 터빈이 적용됐다고 논문에 언급되어있다. '속도복식'의 의미는 터빈 노즐에서 압력의 강하가 한번에 일어나고, 각 터빈의 익렬은 거기서 얻은 속도성분으로부터 에너지를 훔친다는 의미이다. 따라서, 터빈의 팽창 과정은 거의 다 노즐에서 일어난다. 이는 후술할 액체수소 터보펌프와 유사하지만 낮은 압력비와 그로 인한 낮은 속도로 부분분사형 터빈이 아니라 완전분사형 터빈이 적용됐다.
또한, 터빈 노즐을 제외한 1단 동익, 정익, 그리고 2단 동익의 단면 형상을 모두 동일하게 설계한 대신, 일종의 받음각을 달리하여 요구 성능을 만족시켰다. 모든 블레이드 및 베인이 동일한 형상을 취함으로써 구조적인 안정성을 추구하였다고 논문에 언급되었다.
LE-5는 터빈의 속도삼각형을 논문에서 구할 수 있다. 대형 가스터빈의 경우 팁, 미드스팬, 허브에서의 속도삼각형 설계를 별도로 진행하는 경우도 존재하지만 이 경우에는 작은 터빈이기 때문에 스팬 전 영역에 동일한 속도삼각형 설계를 적용한듯 하다. 1단 터빈 동익에 유입되는 속도가 1000 m/s를 넘어 초음속 터빈이라고 생각하기 쉬우나, 작동유체의 물성치를 감안하면 저 정도의 속도 마하 0.98 수준으로 아슬아슬하게 아음속 영역이다.
여러 개의 속도삼각형 중에서 각 동익 입/출구에서의 속도삼각형을 찾을 수 있다. 고맙게도 절대속도 C와 상대속도 W의 크기는 물론 블레이드 속도 U에 대한 각도까지 친절히 보여주고 있다. 속도삼각형 상에서 구해지는 절대 속도를 이용해서 각 동익의 반동도를 구해보면 1단 동익은 -0.8572, 2단 동익은 0.1668로 나온다. 2단 동익은 속도삼각형만으로도 충동 터빈이라는 것을 알 수 있지만 1단 동익의 수치가 좀 터무니없어 보인다. 하지만 '반동도' 라는 것은 속도삼각형의 절대 속도와 블레이드 속도만으로 구해지는 것이 아니라 블레이드에서의 정적 엔탈피 변화(논문 상에서 '열낙차' 로 언급되었다)와 전엔탈피 변화량의 비율로도 정의된다. 논문 상에서 언급된 터빈 노즐, 1단 동익, 정익, 2단 정익에서의 정적 엔탈피 변화가 각각 90%, 0%, 3%, 7%로, 1단 동익이 반동도 0의 충동 터빈 형식임을 알리고 있다.
속도삼각형으로부터 각 터빈 단의 일 계수(Work Coefficient)를 구해 전체 일 계수와 비교해보면 1단 동익이 63.55%, 2단 동익이 36.45% 로 1단 동익에서 높은 동력을 얻도록 설계됐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터빈의 공력설계와 관련된 사항들은 언젠가 따로 논문 리뷰를 통해 상세히 다룰 예정이다.
논문에서 언급된 터빈 노즐과 동익, 그리고 정익의 형상. |
액체산소 터보펌프 터빈의 속도삼각형. |
터빈 블레이드에서 이제는 터빈 디스크 내측과 그에 접한 축으로 시선을 옮겨본다. 우선 추진제 혼합방지 씰의 구조가 눈에 띈다. 카미죠 켄지로의 회고록에서 언급되기로는, 초기 설계에서는 직렬형으로 씰들이 배치되었으나 축계 길이 단축을 위한 개량설계로 최종 설계에서는 씰들이 계단식으로 배치된 바 있다.
터빈 디스크 내측의 높은 둑이 카본 세그먼트 씰로 구성된 터빈 가스 씰, 그 바로 아래쪽에 위치한, 축 상에서 두 줄의 마찰흔이 보이는 곳이 역시 카본 세그먼트 씰로 구성된 헬륨 퍼지 씰이 위치하는 부분이다. 이러한 흔적은 논문 상에서는 보았으나, 실제 전시물에서도 확인할 수 있어서 개인적으로 반가웠다. 이러한 점은 LE-7 엔진 터보펌프 전시물보다 더 나은듯 하다.
그 외에 터빈 디스크 내측의 터빈 동익과 가까운 부분에 밸런싱 흔적이 보인다. 밸런싱을 위한 둑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설계 상 존재하는 부분을 이용한 느낌이다.
액체산소 터보펌프의 터빈 블리스크 내측에서 발견된 구조. |
액체산소 터보펌프 터빈 밸런싱 흔적 위치. |
전시물의 위치 상 1차적으로 액체산소의 누설을 방지하는 메카니컬 씰의 메이팅 링을 직접적으로 찍기는 어려웠다. 그래도 액체산소 터보펌프의 축계를 전체적으로 찍은 사진 상에서 메이팅 링이 살짝 보였다.
액체산소 터보펌프의 메카니컬 씰 위치와 살짝 보이는 메이팅 링. |
2. 액체수소 터보펌프
액체수소 터보펌프는 비교적 사진을 찍기가 용이했다. 하지만 촬영 당시 흥분했어서 그랬는지는 몰라도 액체산소 터보펌프를 찍었던 때와 동일한 각도로 찍지는 않았다. 그래도 특징을 알아보는덴 내 블로그의 독자라면 어렵지 않을것이다.
전시물을 보면 축계 뿐만 아니라 터보펌프 실물도 전시되어 있었는데, 펌프의 은빛 단열재와 각종 센서, 그리고 압력 측정용 탭 등이 그대로 붙어있었다. 다만 아쉽게도 펌프 입/출구를 포함한 개구부들은 플랜지로 막혀있엇다.
터보펌프 전시물을 옆에서 살펴보니 케이싱 결속에 사용한 볼트들이 보였다. 볼트 머리에는 하나같이 안전결선 체결을 위한 구멍이 있었다. 구멍일부는 안전결선이 체결되어 있었으나, 후단의 터빈 쪽에는 안전결선 없이 그대로 체결되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아마도 시험 후 터빈 계통을 분해점검한 다음 어차피 작동시킬 일도 없으니 안전결선을 체결하지 않고 그대로 전시한듯 하다.
액체수소 터보펌프 전시물 전경 |
액체수소 터보펌프를 중점적으로 찍은 사진 |
전체적으로 관찰한 후 펌프 쪽을 약간 후면에서 바라보았다. 펌프 임펠러 전면의 라비린스 씰과 후면의 밸런스 피스톤 오리피스와 밸런스 피스톤 챔버가 되는 공간이 보인다. 펌프 임펠러는 티타늄 합금으로 제작해서인지 라비린스 씰 부분에 알마이트같은 별도의 코팅이 이루어진것같진 않다.
펌프를 전면에서 보니 액체산소 터보펌프와 동일하게 인듀서 전면 허브에 밸런싱을 위해 갈아낸 흔적이 보였다. 펌프 임펠러의 슈라우드 상에서는 밸런싱 흔적을 찾지 못했으나, 펌프 임펠러의 라비린스 씰 전면에서 밸런싱 흔적을 찾을 수 있었다. 촬영 기술이 미숙하여 잘 보이진 않지만, 후면에서 찍은 사진에서도 보이는 흔적이었다.
약간 후면에서 바라본 액체수소 터보펌프의 펌프 계통. |
비스듬하게 전면에서 본 액체수소 터보펌프의 펌프 계통. |
논문에서 언급된 액체수소 터보펌프의 펌프임펠러-인듀서 조립체. |
이를 뒷받침하는 증거는 논문에 나온 속도삼각형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속도삼각형 상에서 확인되는 1단 터빈 동익에 유입되는 절대속도는 약 1880 m/s 수준으로, 이는 마하수 1.3에 해당된다. 한편, 유출되는 절대속도는 마하 0.46으로 급격하게 변하여 1단 터빈의 동력 분배가 2단에 비해 훨씬 높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래서 그런지 1단 터빈 블리스크는 축과 직결된 형식이었다.
속도삼각형으로부터 직접 구한 각 단의 반동도는 1단과 2단이 각각 -0.5386, 0.2977로 1단에서 매우 이상한 수치가 나옴을 알 수 있다. 하지만 이것 역시 앞서 언급한 액체산소 터보펌프의 터빈과 유사하게 속도삼각형만이 아니라 엔탈피의 변화에 기반한 방법으로 반동도를 알아볼 필요가 있다. 논문 상에서 정적 엔탈피 변화량은 노즐, 1단 동익, 정익, 2단 동익에서 각각 90%, 0%, 5%, 5% 로 언급되어 매우 낮은 반동도의 충동 터빈임을 알 수 있다.
각 단의 일 계수를 구해 전체 일 계수와 비교해 보면 전체 동력 중 1단 동익이 76.43%, 2단 동익이 23.57%의 동력을 얻도록 설계됐다는 것을 알 수 있다. 1단 동익에서 더 높은 동력을 얻는다는 설계는 액체산소 터보펌프와 유사하나, 초음속 충동 터빈이 적용되어서 그런지 1단 동익이 차지하는 동력이 더 큰 느낌이다.
액체수소 터보펌프 전시물의 터빈 블레이드 형상 |
논문에서 언급된 터빈 노즐과 동익, 그리고 정익의 형상. |
액체수소 터보펌프 터빈의 속도삼각형. |
터빈 블레이드를 보았으니 이제 터빈 디스크 내측으로 시선을 옮겨본다. 추진제 혼합방지 씰이 없기 때문에 액체산소 터보펌프보다는 간단한 형상이었다.
터빈 디스크 내측에 둑이 보이고, 밸런싱을 위해 갈아낸 흔적이 한눈에 보인다. 이전에 언급한 바와 같이 이런 방식은 터빈의 밸런싱에서 흔히 쓰인다. 아무래도 액체산소 터보펌프와는 달리 각 동익이 별개의 터빈 블리스크에 존재하고, 각 터빈 블리스크를 볼트로 연결하는 설계로 인해 이러한 방식을 택한듯 싶다.
그 다음에는 고온 터빈 구동가스의 터보펌프 내부로의 유입을 막는 라비린스 씰과 베어링을 냉각한 액체수소가 터빈 측으로 누설되는 것을 1차적으로 막는 메카니컬 씰의 위치를 확인할 수 있다. 액체수소 터보펌프는 전시물 위치상 메카니컬 씰의 메이팅 링을 촬영하기에 용이하였기 때문에 해당 사진도 찍을 수 있었다.
하지만, 액체산소 터보펌프의 세그먼트 씰과는 달리 메이팅 링에서 씰 링과의 마찰 흔적을 찾을 수는 없었다. 정확히는 내 눈에 띄지는 않았다. 아무래도 내가 메카니컬 씰을 직접 다뤄본 적은 없었기 때문에 못 보는걸수도. 하지만 메카니컬 씰 상류에 위치하는, 액체수소를 다시 펌프 쪽으로 보내는 이차유로 입구를 찾을 수 있었다. 해당 이차유로는 축 내부의 공동을 거쳐 인듀서와 펌프 사이의 이차유로 출구로 유출된다. (전시물에서는 라비린스 씰 부분에 가려져서 출구는 못 찾았다.)
이렇게 이차유로가 지나는 곳을 펌프 내부의 공동으로 설정하는 설계는 LE-7 엔진 터보펌프 전시물에서도 보던 구조인데, 이차유로 계통을 별도의 튜브로 만들어 터보펌프 케이싱 외부로 빼는 설계를 적용한 한국의 터보펌프와는 다르다. 물론 한국에서 개발된 수소연료전지자동차용 공기압축기에 저런 설계를 적용했으므로 완전히 국내에 없는 설계 방향은 아니라고 할 수 있다.
액체수소 터보펌프의 터빈 디스크 내측에서 보이는 구조들. |
액체수소 터보펌프의 메카니컬 씰 메이팅 링 주변에서 보이는 구조들. |
액체수소 터보펌프의 이차유로 설명. |
3. 맺으며
케이싱까지 절개 모델로 전시된 LE-7과는 또다른 느낌이었다. 개인적으로 아쉽긴 했지만, 케이싱 절개면을 은빛 테이프로 가려놓을 것이 분명했기 때문에 어차피 절개 모델로 전시되었어도 얻어낼 수 있는 정보는 현 전시물과는 별반 다를게 없어보이긴 한다. 뭐, 축계 중간을 덮고있는 내부 케이싱이 가린 부분은 없어지니 그 부분에서 발견할 수 있는 구조들이 있긴 할 것이다.
그래도 한국에는 이러한 형식의 전시물조차 없으니 관찰한 의미가 있었다.(한국에서는 정확히는 터보펌프 케이싱 까지는 전시된 바 있다. 내부는 당연히 못 보고.)논문 상에 실려있는 흑백 사진으로 양측 터보펌프의 축계 형상은 확인할 수 있었으나, 그런 사진만으로는 어떻게 축계 밸런싱을 수행했으며 이차유로 입구는 어떠한 형식으로 설계됐는지까지는 확인이 불가능하다. 이번 관찰에서는 저러한 사항들을 모두 확인할 수 있었으니 분명한 수확이 있었다.
거기다 LE-5는 터빈의 속도삼각형과 같은 기술적인 사항들까지 논문으로 자세히 공개되어 있다. 해서, 이러한 사항들을 숙지하고 전시물을 관람하니 '어째서 이러한 설계가 탄생했는가?' 에 대한 고찰까지 이어질 수 있었다. 이러한 고찰 과정은 대상자로 하여금 깊은 흥미를 유발하며, 흥미 뿐만 아니라 실제로 대상자의 실력 향상에도 크게 기여할 수 있다. 어쩌면 저 전시물을 자세히 관찰한 사람들 중에서 실제로 터보펌프 설계자가 되는 사람이 있을지도 모르겠다. (난 현업자가 아니니 논외로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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