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펌프 임펠러 - 케이싱 사이의 씰 구조
제 2장에 서술하였듯이 펌프 시제 시험(LE-5 이전)에서는 알루미늄 합금제 원심 펌프 임펠러의 씰 부분에 발화 위험이 없는 알마이트(アルマイト - 아노다이징을 일본에서 부르는 명칭)층을 형성하고, 케이싱 측에는 탄소를 함유한 웨어링 링 씰을 끼워넣는 방식(웨어링 링 씰)을 확립하였다. 이 방법은 자신이 있었다.
- LE-5 액체산소 펌프 임펠러의 씰 구조
여기서 잠시 저자가 언급한 씰 구조에 대해 설명하겠다. 해당 씰은 아래의 단면도에서 펌프 입구, 그러니까 펌프 임펠러의 목 부분에 위치해 있다. 아래의 LE-5 엔진 액체산소 터보펌프 단면도에서 "ウェアリング” 라 표기된 부분이 씰 위치이다.
LE-5의 액체산소 터보펌프 단면도. ”ウェアリング” 에 주목. |
해당 씰은 "웨어링 링 씰" 이라는 씰이다. 해당 씰은 라비린스 씰과 비슷하나, 케이싱과 씰 사이에 간극이 있는 라비린스 씰과는 달리 씰의 이 부분이 케이싱의 마모성 재질로 파고들어 마모되면서 씰의 기능을 수행하는 형식이다. 고속 회전 + 액체산소 환경이기 때문에 마찰이 일어나면서도 발화하지 않는 재질이 필요하다. 따라서 마모성 재질은 베어링의 케이지에도 사용되는 테플론과 탄소를 조합한 재료를, 씰의 이 부분에는 아노다이징을 수행한 알루미늄 재질이 사용되었다.
위의 씰 구조를 적용하여 저자는 아래 그림 2.2의 시제 펌프를 제작하여 시험하였고, 좋은 결과를 얻어 그대로 LE-5에도 사용한 것으로 보인다.
웨어링 링 씰의 구조. |
위의 씰 구조를 적용하여 저자는 아래 그림 2.2의 시제 펌프를 제작하여 시험하였고, 좋은 결과를 얻어 그대로 LE-5에도 사용한 것으로 보인다.
한편, 한국형발사체의 75톤, 7톤급 터보펌프의 임펠러의 경우, 접촉하여 마찰하는 구조를 배제하기 위하여 플로팅 링 씰을 해당 위치에 적용했다.
그림 2.2 |
2. 웨어링 링 씰 부분에서 과도한 접촉 흔적이 발견되었다!
LE-5 엔진의 액체산소 펌프에도 전부 동일한 구조의 웨어링 링 씰을 적용하였다. 그런데, 개발이 완료되지 않으면 안 되는 1979년 11월의 시험에서 이 웨어링 링 씰에서 이전까지 본 적 없는 심한 접촉 흔적을 찾아내었다. 알루미늄 합금제 펌프 임펠러에서는 크게 위험한 현상이었다. 몇 번이고 펌프를 제작해 본 IHI에 "알마이트 층 형성 방식이 바뀐거 아닙니까?" 라고 문의하였다. 하지만 "바뀐 점은 없습니다." 라는 답장밖에 돌아오지 않았다.
LE-5의 액체산소 터보펌프에 적용된, 웨어링 링 씰의 마찰흔 사진. 사진은 정상적일 때의 경우로 보이며, 씰의 이 부분이 긁고 지나간 부분을 확인할 수 있다. |
3. 알마이트 층 처리 방식은?
NASDA 로켓개발 센터의 터보펌프 결합 시험이 빠르게 다가오고 있었다. NAL 담당의 액체산소 펌프와 NASDA 담당의 액체수소펌프를 결합하여, 터보펌프 시스템(한국식 표현으로는 '파워팩')이 올바르게 가동하는지 알아보는 시험이었다.
액체산소 터보펌프의 완성이 늦어진다면 엔진 개발 스케쥴에 직접적인 영향이 가게 된다. 결국 참지 못하여 IHI의 담당자에게 "펌프 임펠러의 알마이트 층 제조 과정의 전부를 책임자가 체크하고싶습니다." 라고 전하였다. 수 일 후, 원인은 간단하게 찾아냈다. 알마이트 처리에 의해 형성된 다공성의 두꺼운 알마이트 층을 치수대로 깎아내게 되어 있었다.
4. 깎아내지 않은 알마이트 층과 감상
처음 제작하였던 액체산소 펌프는 제작비를 경감하기 위해 치수대로 깎아내는 과정을 생략하였다. 개발비가 제대로 붙은 LE-5의 펌프 임펠러는 형상의 치수를 정확히 하기 위하여 해당 공정을 추가하였다. 치수도 중요한 사항인데, 회전축의 동적 밸런스에도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부분을 간과해 버렸다.
모든 일은 잘 이해하여 진행하지 않으면 안된다는 것을 실감한 추억이었다.
한 마디
내가 터보펌프 임펠러 가공 과정에 대해 들은 것이 있다. 임펠러가 수만 RPM 혹은 그에 근접하여 고속회전하므로 회전체의 균형이 매우 중요하다. 따라서, 임펠러의 제조는 등방성이 우수한 재료를 가지고 오는 데서 시작한다. 그리고 그 재료를 그대로 가공하는 것이 아니라 유압 프레스로 사방에서 두들겨서 재료의 균질성을 더 올린다. 그러고 나서 임펠러의 유로를 가공하고, 밸런싱을 수행한다. 이 과정에서 밸런싱으로 깎아내는 질량은 0.X 그램 아래일 정도라고 한다.
저자가 언급한, 알마이트 층을 가공하지 않을 시 저 정도보다 더 많은 질량 불균형을 야기했을 수도 있을 것이라고 생각된다. 깍아내기 전에는 '두꺼운' 산화알루미늄 층이었다고 하니, 어쩌면 더 많을지도 모르겠다.
그나저나, 저자가 처음 만든 액체산소 펌프는 LE-5의 그것에 비해 어느 정도의 펌프일지 궁금해진다. 거기선 별 문제 없었다고 하는 것을 보아, LE-5의 액체산소 펌프보다 저회전에 양정상승은 더 낮은 물건이 아니었을까 라고 생각해 본다. 이것도 한번 문헌을 찾아보긴 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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