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10월 29일 일요일

LE-7 엔진의 액체수소 터보펌프 축 진동 문제 발생 및 해결

오늘 쓸 이야기는 지금까지 리뷰하였던 일본의 터보펌프 연구자 카미죠 켄지로(上條謙二郎) 가 담당했던 유체역학적 내용은 아니라, 축 진동이라는 회전체동역학적 내용에 대해서 다룰 것이다.
물론 카미죠 켄지로가 저서에서 언급하였듯이, 유체역학적 설계 미비로 선회 캐비테이션이 발생한다면 그것이 인듀서 등에 불균일한 힘을 가하고, 그것이 그대로 회전 진동으로 이어지는것처럼 서로 밀접한 관련이 있긴 하나 이번에 다룰 내용에서는 인듀서 및 펌프에서의 유체역학적인 내용은 별로 언급되지 않는다.

대상이 될 논문은 아래와 같으며, IHI, NASDA, 도호쿠 대학 소속 인사들이 저자로 들어가 있다. 논문이 쓰여지던 1998년에는 이미 카미죠도 도호쿠 대학 소속이었으나, 왜 저자로 들어가지 않았는지는 내용을 보면 알 수 있다. 물론 저자들 중에서 카미죠 켄지로와 안면이 있는 사람은 있다. 특히 1 저자인 오카야스 아키라(岡安彰)는 IHI 소속 인물로, 저서에서도 언급된 바 있다.


해당 논문에서는 LE-7 엔진 액체수소 터보펌프 시험 시 임계속도 영역에서 축 진동 문제를 겪었고, 이를 어떻게 극복했는지에 대해 다룬다.

1. LE-7의 액체수소 터보펌프 설계

논문에 실린 LE-7의 액체수소 터보펌프의 형상은 아래와 같다. 
LE-7의 액체수소 터보펌프. 아래쪽에 대략적인 사양도 나와있다.

초기 모델과 비교하면 비행에 사용된 모델에는 꽤 많은 설계 변경이 있었는데, 그래도 축계를 제외한 전제적인 형상을 보여주는 데는 문제가 없다.

1-1 축계 설계 - 축계 전체 질량 및 회전체-축 구조

이번 논문에서 중점적으로 다룰 회전체동역학적 문제에 대한 사항으로는, 축계의 전체 질량은 22 kg 정도이고, 한국의 75, 7톤급 터보펌프와는 다르게 인듀서, 펌프 터빈 등 회전체가 모두 한 축으로 연결된 형식이다. 
물론 각 회전체를 축에 결합하는 방식으로 스플라인을 사용할 수도 있겠지만, 이것도 한 축 위에 결합하는 방식이라 한국의 그것과는 좀 다르다.

1-2 축계 설계 - 베어링 및 강성

베어링은 인듀서와 1단 펌프 임펠러 사이, 그리고 터빈 디스크 전방에 위치해 있다. 이로 인하여 터빈과 인듀서가 오버행 구조가 되어 어쩔 수 없이 작동 영역이 3 개의 임계속도 영역 위에 위치한다. 작동영역 아래의 임계속도 영역을 두 개로 줄이려면 터빈 디스크 후방에 베어링을 위치시켜야 하나, 이러려면 베어링 냉각 유로의 설계가 복잡해지므로 어쩔 수 없이 저러한 축계 설계를 택하였다고 한다.

LE-7의 액체수소 터보펌프 진동 모드 특성
1차가 후방의 터빈 디스크, 2차가 전방의 인듀서, 3차가 중간의 펌프 임펠러로 인한듯 하다.

베어링의 강성(KB)은 (1,0 ~ 1.5) * 10^5 수준이며, 소프트마운트의 강성(Km)은 (0.85 ~ 1.0) * 10^5로, 합성 강성계수 Kc는 Kc = Ks * 2KB / (Ks + 2KB)로 (0.596 ~ 1.0) * 10^5 kgf/cm 영역에 위치한다.
베어링에는 축 방향 예압이 가해져 원하는 만큼 베어링 강성을 조절하고 있다.

1-3 축계 설계 - 씰

1, 2단 펌프 임펠러 사이에 누설 유량을 줄이기 위한 오일 씰(환형 씰 내부에 홈이 있어 누설을 방지하는 타입)형식의 씰이 위치하며, 터빈 디스크 전방에는 리프트 오프 씰(J-2S에 적용된 것과 비슷한 형식)이 적용되어 있다.

J-2S의 액체수소 터보펌프에 적용된 리프트 오프 씰

2. 진동 문제 

2-1 초기 설계에서의 문제

초기 설계에서는 1차 임계속도 영역 통과 시 자려진동(Self-Excited Vibration) 문제가 있었다고 한다. 

1차 임계속도 통과 시 발생한 자려진동 선도.
Ncr1 표기된 1차 임계속도와 실선으로 표시된 회전수 선의 교점에 원으로 표현된 진동의 진폭이 위치한다.

해당 원인으로 아래의 요인들이 꼽혔다.

- 작동 중 임펠러 슈라우드 접합부의 박리로 인한 불균형 질량 발생
이를 위해 밸런싱 작업을 수행하는데, 밸런싱 작업이 정밀하면 정밀할수록 임계속도 영역에서의 편심 질량이 줄어들어 같은 강성 및 감쇄 하에서도 작은 진폭 특성을 보일 수 있다. 여기서 '작동 중 박리' 라 언급된 것으로 볼 때, 밸런싱의 정밀도는 충분하다고 판단한 듯 하다.

- 축계의 감쇄부족
축계의 감쇄는 특히 진폭에 큰 영향을 미친다. 감쇄가 충분할 경우 임계속도에서도 진동 변위가 특정 변위 이하로 억제될 수 있다. 이는 정밀한 밸런싱과 함께 조합되어 LE-7과 같이 임계속도 영역 위에서 작동되는 Super-Critical Rotor 에서 사용되는 방식이다.

- 축계의 강성부족
강성은 임계속도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는 인자로, 강성이 높으면 높을수록 임계속도 영역이 높아지게 된다. 여기서는 낮은 강성으로 인해 1차 임계속도 영역이 너무 낮게 형성되었다고 추측한 듯 하다.

따라서, 축계의 지지부를 연성 지지부 형식으로 변경하여(베어링-케이싱 사이에 댐퍼를 삽입) 축계 조립부의 축방향 지지력을 강화시키기로 결정하였다. 


2-2 설계 변경 - 베어링에 댐퍼 삽입(연성 지지부로 변경)

연성 지지부 변경 이후 1차 임계속도 Ncr1이 16,000 RPM, 2차 임계속도 Ncr2는 약 23,000 RPM으로 낮아졌다. 하지만 3차 임계속도 Ncr3 근방에서 자려진동이 발생하였다.

축계 지지부에 댐퍼 삽입 후의 선도
1, 2차 임계속도 영역 통과 시의 진폭은 충분히 낮으나, 3차 임계속도 영역 통과 시 유의미하게 큰 진폭이 관측되었다.

진동의 추이를 알아보기 위해 동일한 터보펌프를 사용, 펌프 측을 수소 기액 혼합 분위기(아무래도 액체 수소 + 기체 수소 2상 유체를 공급한 듯)에 노출시킨 후 회전시험을 실시, 진동을 관측하였다. 이때 관측된 진동은 회전동기성분으로, 회전수의 배수배로 나타나는 성분이었다. 여기서 아래의 두 가지 원인을 도출해 내었다.

- 유체력으로 인한 축 추력과 회전 토크로 인한 1, 2단 임펠러 접합부의 미끄러짐
해당 부위는 특성상 치면과 치면끼리 어느 정도의 간극을 형성하게 되어있다. 여기다 해당 부분이 불균일하기까지 한다면 회전에 따른 진동(회전체가 비틀리는 진동도 존재한다)에 따라 해당 간극만큼 움직일 수 있다. 유체력으로 인한 축 추력은 접합부를 고정하는 고정 장치의 힘을 그만큼 감소시켜 움직이기 쉽게 한다.

- 댐퍼의 감쇄 부족
위에 언급한 것과 같은 원리로 설명은 생략.

이들 결과들로부터 자려진동 및 회전동기진동에 대한 대책을 세우게 된다.

3. 대책

3-1 감쇄 최적화

임계속도 영역에서 탄성지지부의 고 감쇄비화 및 최적화를 실시하여 1, 2, 3차 임계속도 영역을 저 진폭으로 통과하는 방식으로 대책이 세워졌다. 위에서도 언급되었던 소프트 마운트 및 댐퍼는 극저온 및 고속 회전체에서도 효과적인 방법이라 그대로 사용되었다.
초기 설계, 댐퍼 삽입 전의 축계 지지부 형상.

댐퍼를 적용한 설계. 베어링과 케이싱 사이에 댐퍼(Wire Mesh Damper)가 삽입되어 있다.

설계된 축 추력 하에서의 베어링 계수는 1 * 10^8N/m 수준이었다. 이것과 탄성지지부의 강성을 변화시켜 가면서 최적감쇄를 계산하게 된다. 계산 결과 최적감쇄는 5 * 10^4N-s/m 수준으로, 1차 및 2차 임계속도에서는 감쇄가 충분했으나 3차에서는 불충분하였다.

최적감쇄비 계산 결과.
 1, 2차 임계속도 영역에서의 감쇄는 높으나, 3차에서의 경우 충분치 못하다.

이후 댐퍼 적용을 상정하여 댐퍼 내부에서의 마찰력을 고려, 마찰감쇄로부터 등가점성계수를 구하여 진폭과의 관계를 고려해 보았다. 계산 결과 소프트 마운트의 강성 계수가 (0.85 ~ 1.0) * 10^5 kgf/cm 일 때 진동 진폭이 최소화된다는 결과를 얻었다. 
댐퍼를 적용하면 임계속도 통과 시의 진동 진폭이 낮아지나, 최적 지지강성을 넘은 이후 진폭이 급증한다는 것을 알 수 있는데, 해당 결과로부터,  진폭이 커지면 커질수록 감쇄비가 급락할 수 있다고 예상되었다.(= 마찰력을 이용하는 방식이라, 진폭이 커지면 마찰력이 줄어들어 최적 강성에서도 설계 의도와는 달리 원하는 만큼의 감쇄를 얻을 수 없다는 의미)

탄성지지부 강성에 따른 각 임계속도에서의 진폭 변화 추이
최적 강성을 지나고 진폭이 급증함을 알 수 있다.

3-2 댐퍼 설계 및 적용

위에서 도출된 문제점들을 해결하기 위해 고 감쇄비 특성을 가지면서도 동특성이 안정적인 댐퍼가 필요하다. 댐퍼의 종류는 내구성과 감쇄 모두를 고려하여 니트 와이어메쉬 댐퍼로 결정하였다.

와이어메쉬 댐퍼 형상. 
사진은 포일 베어링으로, 'Metal mesh substructure' 라 표기된 부분이 와이어메쉬 댐퍼이다.

와이어메쉬 댐퍼는 마찰을 이용하기 때문에 변위-하중 곡선 상, 점차 변위가 큰 방향으로 갈 수록 감쇄계수가 진폭에 좌우되는 비선형성을 가지고 있다. 
여기서 마찰을 쿨롱 마찰로 가정하고 등가 점성 계수로 평가해 보면, 마찰력이 일정할 경우 등가점성계수는 진폭과 반비례하며(진폭이 클수록 감쇄가 적다), 히스테리시스 곡선에 주파수 의존성이 없을 경우 등가점성계수가 진동수의 역수에 비례하여 낮아진다는 특성(진동수가 높으면 높을수록 감쇄가 낮아짐)이 있다.

이러한 댐퍼의 동특성을 평가하기 위하여 아래와 같은시험 리그를 구성, 공기 중에서 댐퍼 동특성시험을 실시하였다. 시험용 댐퍼가 올라가 있는 부분은 실제 액체수소 터보펌프의 축 지지부를 모사하였으며, 아래의 가진기로 일정한 가진력과 가진주파수를 가하여 상대 변위를 측정하는 방식이다.

댐퍼 가진시험장치

시험 결과 펌프 측과 터빈 측에서 모두 1mm 정도의 끼워맞춤 정도에서 큰 진폭 하에서도 21 kgf-s/cm 정도의 감쇄계수를 확보할 수 있음을 알아내었다.

가진시험 결과.

댐퍼의 내구성 시험은 아래와 같은 장비로 수행하였으며, 극저온 액체질소 환경 하에서 이루어졌다.
시험 결과 시험 시간 6.39 시간, 가진 주파수 70Hz 조건에서도 감쇄력의 감소가 8.5% 에 불과한 양호한 결과를 얻어내었다.

3-3 불안정력 저감

불안정력의 원인이 되는 내부 감쇄는 축에 끼워진 각 부품들의 접촉단면 혹은 축 결합부에 작용하는 마찰이 가장 큰 원인이다. 와이어메쉬 댐퍼와는 반대로 마찰을 줄여야 하는 경우라 볼 수 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축방향 마찰단면 결합부의 강성을 크게 하거나, 극소 변위가 일어나는 부분에는 고체 윤활제를 적용하여 마찰을 줄인다. 이러한 방식들을 이용하여 개선 전/후의 축계는 아래와 같이 변화하였다.

개선 전/후의 LE-7의 액체수소 터보펌프 축계

- 1, 2단 펌프 임펠러 사이의 결합을 스플라인 조인트에서 커빅 조인트로 변경
이러한 개량은 결합부에서의 강성 향상을 위해서이다. 한국의 75, 7톤급 터보펌프의 경우 두 곳으로 나뉘어진 축계 사이에서의 토크 전달을 위해 스플라인 조인트를 사용하였는데 이는 토크만 전달하고 축계의 굽힘은 전달하지 않게 하기 위함이다. 한국의 75, 7톤급 터보펌프에서는 적절히 적용되었다고 볼 수 있겠지만 LE-7 에서는 낮은 강성으로 불안정력을 유발하였을 것이라 추측되었다.

원심 압축기 전방의 커빅 커플링 예시


- 스플라인 결합부의 치면에 크라운 가공 실시 및 도금 실시
스플라인 치면의 단면을 고르게 하여 서로 균일하게 결합되도록 하고, 도금을 실시하여 마찰력이 줄어들도록 의도하였다. 1, 2단 임펠러 간 결합부 외에 인듀서를 축에 결합하는 경우에 해당한다고 추측된다.

- 회전체를 축에 결합하는 텐션 볼트의 체결력을 9톤 수준에서 17톤 수준으로 크게 상승
볼트 체결 토크를 크게 올렸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추측되는데, 이렇게 하면 유체력으로 인한 축 추력 환경 하에서도 볼트의 체결력이 충분히 확보된다.

- 1단 임펠러에 밸런스 홀 가공
1단 임펠러에서는 임펠러 후면의 고압 영역으로 인해 그림 기준 왼쪽을 향하는 방향으로 축 추력이 작용하게 된다. 바로 위에서 언급한 볼트 체결력과는 반대로 작용하는 힘이다. 이때, 1단 임펠러의 축 추력을 완화시키면 볼트 체결력과의 합력이 전과 비교할 때 증가할 것임을 알 수 있다. 밸런스 홀은 1단 임펠러의 볼트 체결력과 반대로 작용하는 축 추력을 완화시키기 위해 추가되었다.


불안정력의 원인이 되는 힘으로는 유체력도 있다. 이에 대한 대책도 이루어졌으며 아래와 같다.

- 씰 내부의 불안정 유체력 저감
씰 내부의 유동이 고속유동이 될 경우 불안정 유체력의 원인이 된다. 특히 라비린스 씰과 임펠러 슈라우드 등에 선회 유동이 형성될 경우 불안정 유동이 생겨난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임펠러 슈라우드와 케이싱 사이에 스월 브레이커를 장치하였다.

- 씰 설치 시의 감쇄비 변화 조사 및 적절한 씰 선정
축계의 감쇄비가 확보된 후 평 씰, 라비린스 씰, 오일 씰 등 각 씰 설치 시의 씰의 누설 유량과 감쇄비를 작동 유체로 물을 사용하여 알아보았다. 시험 결과 감쇄비가 우수한 오일 씰 형식의 씰을 1, 2단 임펠러 사이와 터빈 측 리프트 오프 씰 후단에 적용하였다.

씰 성능시험 결과.
그래프 상 좌상단에 위치한 씰을 적용한 듯.


추가 : 
여기서 언급된 씰 형식은 원문에 '穴付 円筒シール' 라고 언급되었는데, 이를 직역하면 '내면에 구멍이 난' 이라는 뜻이다. 이 묘사에 맞는 씰로는 내면에 허니컴이나 딤플이 적용된 씰인듯 하다. 양 구조 모두 내면에서의 작동유체 선회 속도를 줄여 불안정력을 낮춘 형식이다.
최근 LE-7 엔진 액체수소 터보펌프의 터빈 회전축 씰 부분에 대한 자세한 그림을 구해서 씰 형식이 무엇인지 대략적으로 짐작할 수 있게 되었다. 다만 해당 부분의 실물이 공개되진 않았기 때문에 둘 중에서 확실히 특정하기는 어렵다.

LE-7 엔진 액체수소 터보펌프의 회전축 씰 계통 그림.
리프트 오프 씰의 액추에이터가 묘사되어 있으며, 그 아래에 문제의 '穴付円筒シール' 가 보인다.


내면에 딤플이 적용된 씰 - '내면에 구멍이 난' 이라는 묘사에 부합

내면에 허니컴 구조가 적용된 씰 - 묘사와 도면 상 그림 모두에 부함


4. 개선 결과

개선 결과 진동 성분은 회전동기성분이 지배적이나 자려진동이나 회전비동기진동은 운용 상 지장을 주지 않을 정도로 억제에 성공하였다. 또한, 3차 임계속도 영역도 낮은 진폭으로 통과할 수 있었다.

개선 후 진동 측정 결과.
선으로 나타나는 진동이 회전동기진동성분이며, 나머지 무질서해보이는 성분이 회전비동기 성분이다.
모두 충분히 낮음을 알 수 있다.


한 마디

우리나라의 100톤급 엔진용 터보펌프를 위해서도 필요한 내용이라고 생각된다. 내가 알기로 75, 7톤급 터보펌프에도 저기 언급된 커플링 방식들이 다 사용되었다고 아는데, 100톤급 터보펌프에서는 커플링 종류에 따른 영향을 더 엄격하게 평가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100톤급 터보펌프를 위해서 여러 가지 커플링 방식들이 고려되고 있는데, 그 중에서 테이퍼 다각형 커플링(Taper Polygonal Coupling) 이라는, 공작기계에 주로 사용되는 방식까지도 연구된 바 있다. 이 연구가 위의 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수행된 것인지는 잘 모르겠다.
역시 다단연소사이클까지 올라간다면 회전체 구성품들간의 마찰도 고려해야 한다는 점이 놀라웠다. 이러한 점들은 지금까지 읽었던 논문들에서는 찾아보지 못해 생각도 못해봤다.
그 외에 다른 내용들은 내가 어디선가 들어 보았던 내용들이었는데 '연성 지지부'를 어떤 식으로 설계하는지가 궁금해진다. 해당 논문 상에서는 댐퍼 설계에 대한 내용은 나와있었으나 연성 지지부에 대해서는 어떻게 설계했는지에 대한 언급이 없다. 그냥 해당 부위의 재질을 바꾸는 식으로 대응했던 것일까? 이렇다면 30톤급 터보펌프에 적용되었던 탄성 링(Elastic Ring)과 비슷해 보인다는 생각이 든다.


2023년 10월 28일 토요일

Kamijo Kenjiro - 마치면서(저자 후기)

1. 로켓 펌프 연구 시작부터 LE-5까지

자연과 가까운 환경에서의 로켓 펌프 연구를 희망하여 미야기 현 가쿠다 시에 위치한 NAL 가쿠다 지소에서 일을 시작한 이래 40년이 흘렀다. 희망에 차 로켓 펌프 연구를 시작한 찰나, 우리 나라는 미국의 로켓 기술을 도입하게 되었다. 너무나도 큰 장래에의 불안을 끌어안은 출발이었다. 어떻게 소기의 목적을 달성할 수 있게 된 것은 아래에 기술할 것들에 대한 것이라고 생각된다.
먼저, 액체수소-액체산소 고속 펌프 연구는 해결되지 않은 문제들을 남긴 분야였다. 더욱이, 과학기술청, NAL, NASDA 그리고 민간 기업들의 여러 선배들은 우리나라 로켓 개발에의 길잡이를 명확히 하였다. 미국의 델타 로켓 기술 도입 시, 즉시 H-I 로켓의 개발을 내다본 안목에 감복한다. H-I 로켓은 우리의 분수를 알고 2단을 개발한다는 계획이었으나, 한 발짝 앞서나가 펌프 식의 액체산소-액체수소 엔진을 적용하여 나를 포함한 젊은 연구자나 기술자에게는 매력적인 프로젝트였다.
H-I 로켓 개발이 그 이후 우리나라 우주개발에 결정적인 영향을 주었다고 말하여도 지나치지 않다고 생각된다. 기반 기술이 거의 없던 상태에서 시작했던, H-I 로켓 개발이라는 대형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이끌었던 요인들은 이후의 로켓 개발에도 이어져 그러한 대형 프로젝트에 참고가 될 것이다. 그 중에서도 특히, 우리나라 최초 액체산소-액체수소 엔진 LE-5의 개발에서는, NASDA, NAL, MHI 그리고 IHI가 서로 간에 거리를 두지 않고 협력을 하는 모습을 보았다. 기술자들 뿐만이 아니라, 사무 부문의 사람들에게서도 개발에 관하여 진심이라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더욱이, 과학기술청 행정관을 포함한 사무직원들이 마치 연극의 엑스트라들처럼 지원했던 것은 잊을 수가 없다.


2. H-II 로켓에서는

이것과는 대조적으로 H-II 로켓 개발 시기에는 LE-7 엔진의 폭발사고가 몇 번이고 발생하여, 결국에는 8호기 발사에서 실패하였다. 기술 개발의 난해함이 LE-5 엔진을 많은 부분에서 상회함이 확실했다. 그러나, 실패 원인들의 많은 부분들은 인적 요소였다. LE-7 엔진의 폭발은 연소기의 용접 문제였으나, 이 문제가 밝혀진 후에도 개량을 거부한 기술자들이 있다. 그리고 8호기의 실패에 있어서는 기술자들의 공부 부족과 겸손함의 결여가 원인이라고 믿고 있다. 실패는 어쩔 수 없지만 "실패는 성공의 양식" 임을 상기해 내고 이후의 교훈을 얻길 바란다.
H-II 로켓 개발이 시작된 때로부터 과학기술청 출신의 관료가 NASDA의 중요한 자리에 취임하기 시작했다. 쇼와 59년 5월부터 헤이세이 8년 10월까지의 13년간 4명, 모든 이사장이 과학기술청 관료였다. 그 전까지의 3명은 전부 기술 분야에 종사했던 인원들이었다. 우리나라 기술개발의 장래를 결정짓는 때, 특히나 로켓 개발에 극히 중요한 시기에 이러한 인사가 이루어졌다는 것에 대단히 유감스럽다고 생각한다. 참고로, 유럽우주기구(ESA)의 장관이 된 도당 씨는 젊었던 시절 ONERA(프랑스 국립항공우주연구소)에서 로켓 문제 해결에 종사하며 이에 중요한 데이터를 얻기 위해 특수한 유량계를 개발한 기술자로, 젊은 시절 우리 연구실에서 함께 기름때를 묻혀 가며 일했던 인물이었다. 우리나라와는 달라 경악할 뿐이다.


3. 앞으로

지금은, "우주를 이용하는 시대로, 우주로켓 개발은 나중으로 돌리자." 라는 의견을 듣는다. 그러나, 우주 로켓의 성능이나 신뢰성이 올라간다면 이용 범위가 넒어질 것임을 쉽게 상상할 수 있다. 미국에서는 일반인을 우주에 보내는 로켓의 개발이 현실의 이야기가 되고 있다.
우리나라의 우주로켓이 한 층 더 발전하기를 원하는 나로서는, 특히 젊은 연구자나 기술자들의 분발을 기대한다. H-II 로켓 LE-7 엔진 개발이 끝난 후에 다네가시마에서의 총괄 회의 때, "우리나라의 로켓 개발은 YS-11 처럼이 아니라, 도중에 끊기지 않고 미래를 향해 나아가기를 원한다." 라는 선배의 말을 소개하며 긴 글을 마친다.
마지막으로 이 책을 정리하는 데에 중요한 조언을 해 준 아사히신문 도쿄 본사 과학부 편집위원인 니시무라 미키오(西村幹夫) 씨에게 감사의 뜻을 표하는 바이다.

2023년 10월 22일 일요일

Kamijo Kenjiro - 제 6장, 선회 캐비테이션 연구 - 선회 캐비테이션 이론 구축

 1. 공동연구 실시

선회 캐비테이션의 발생 원인을 알아내고 싶다는 마음이 커졌다. 이론 해석이 필수였다. 선회실속 연구를 하고싶지 않았던 필자로선, 아무래도 무리라고 판단해서 공동연구 상대를 구했다. 여러 명이 거절하였으나 1991년 봄, 선회실속에 관하여 몇 개의 논문을 투고한 오사카 대학의 츠지모토 요시노부(辻本良信) 교수로부터 “자신이 없습니다만, 해보겠습니다.” 라는 답을 들었다. 츠지모토 교수는 나와 동일하게 1년간 방문연구원으로 Caltech의 Acosta 연구실에 재직(1983 ~ 1984) 하였다. 사실, Caltech에서의 연구는 터보기계의 선회 실속에 대한 것이었기 때문에 연구에 대해서는 친밀한 관계는 아니었다. 그때까지 츠지모토 교수는 선회 캐비테이션에 관한 연구를 한 적이 없었지만 내가 이것을 보충해 준다면 어떻게 되지 않을까 하고 공동연구를 시작하였다.
츠지모토 교수는 가능한 한 시간이 비는 여름방학 때 답을 주기로 생각하고 있었다. 1991년의 여름방학 중, 하루에도 몇 번 전화와 팩시밀리로 연구의 진행상황이나 계산치의 확인을 진행하는 동안 츠지모토 교수가 하나의 판별식을 발견하였다. 그 결과, 연구는 극적으로 진행되어 해석 이론이 도출되었다. 선회 캐비테이션의 발생 원인은 ‘Mass flow gain factor(flow compliance와 유사한 요소)’였다. 이 파라메터는 캐비테이션에서 발생하는 서지(Surge)의 원인으로서 이전에 알려져 있었다.


2. 이론 구축 성공 및 발표

이론해석 모델과 계산의 상세는 매우 복잡하기 때문에 여기서는 얻어낸 결과들을 도시하도록 하겠다. 그림 6.6은 LE-7 액체산소 터보펌프의 인듀서에 대한 계산결과이다. 종축이 캐비테이션 컴플라이언스(Cavitation Compliance)인데, 입구압력 변화에 대응되는 캐비테이션 버블의 체적 변화 비율이며 오히려 선회 캐비테이션의 발생을 억제하는 성질을 가진다. 

그림 6.6. 선회 캐비테이션 선도

그림에서 KI*은, 현상의 강/약을 보여주는 지수인데 KI*<0 인 영역에서 캐비테이션이 발생한다. KR*은, 선회 캐비테이션의 선회속도를 인듀서의 선회속도로 나눈 것이다. 그림 6.6에서는, 선회 캐비테이션의 회전속도가 인듀서의 회전속도보다 빠른 경우를 나타내는 KR*>1인 곡선이 그려져 있다. 
그림에서 사선으로 칠해진 사각형은 Brennen 등이 제시하였던 계산치로부터 구한 것이다. 캐비테이션 계수가 σ=0.04 인 경우에 대해서 살펴보면 시험 결과에서 KR*=1.0 ~ 1.2 인 계산결과의 선회속도와 비교적 잘 맞아떨어진다는 것을 나타낸다. 이 이론해석 성과는 1992년 7월에 일본 기계학회 논문집 에 이어 1993년 3월에 ASME논문집에 투고하였다. 이후 이 논문으로 1994년도 일본 기계학회 논문상을 수상하였다.

지금도 이 이론에서 구축한 결과를 적용한 캐비테이션 모델이 훌륭하다고 생각한다. 이 모델에서 캐비테이션은 인듀서 입구 부근에서 균일하게 분포한다고 가정하였다. 인듀서에서 발생하는 캐비테이션을 분류하자면 블레이드 표면의 캐비테이션, 인듀서 팁 누설 캐비테이션, 역류 캐비테이션 등 총 세 가지이다. 최근의 고성능 로켓엔진 펌프에 사용되는 인듀서는, 팁 누설 캐비테이션과 역류 캐비테이션이 현저하게 관찰된다. 하지만, 이들 캐비테이션의 규모와 크기를 정량적으로 평가하는 것은 매우 어렵다.
예를 들어, 블레이드 표면 캐비테이션의 경우 선회 캐비테이션을 이론해석하는 것이 가능하다. 다만, 다른 캐비테이션을 무시한, 유량계수가 큰 결과가 유효해진다. 앞의 모델은, 정상 상태이나 익단손실 캐비테이션과 역류 캐비테이션을 고려하는 것이 되어, 여기서 얻어낸 결과는 선회 캐비테이션의 본질을 포착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선회 캐비테이션의 원인이 밝혀졌기 때문에, 지금까지 밝혀진 터보기계의 다른 세 개의 불안정 현상을 표 6.1에 나타내었다. 특히 선회실속과 선회 캐비테이션이 발생 원인이 전혀 다른 별개의 현상이라는 것이 명확한 것은 매우 큰 행운이었다. 더 나아가 이 이론을 정리하여, 터보 펌프의 불안정 현상을 총체적으로 규명한 논문 을 Brennen 교수와 공동으로 연명 발표하였다. 이는 잊을 수 없는 추억이었다.

표 6.1. 터보기계의 불안정현상과 발생원인


3. 후기 - 지도교수의 퇴임 기념 심포지엄에서

1994년 6월에 Acosta 교수의 퇴임을 기념하는 미국 기계학회의 심포지엄 ‘Cavitation and Gas-Liquid flow in Fluid Machinery and Devices’가 미국 네바다 주의 Late Tahoe 에서 개최되었다. 좋인 기회라 생각하여 필자는 계속 연구하던 선회 캐비테이션과 관련된 성과를 발표하였다. 발표된 내용들은 필자들이 최초에 공표하였던 것들 뿐이었다. 1975년에 Caltech에서 시작한 연구의 20년간의 성과를 Acosta 선생의 앞에서 발표하는 것이 가능했던 것은 감회가 깊은 일이었다.


한 마디

유학 시절 가능성을 제시했다 까이기도 했던 선회 캐비테이션에 대해 저자는 공동 연구까지 수행하여 이론 정립에 성공하였다. 공기 등의 압축기에서 발생하는 현상인 선회 실속은 상 변화가 존재하지 않는 등 선회 캐비테이션과 다른 별개의 현상이긴 하지만, 인듀서 블레이드 표면에서 박리되는 유동으로도 캐비테이션이 발생하여 그대로 선회 캐비테이션으로 이어질 수도 있는만큼 이론에 대해서는 그렇게까지 멀리 떨어져있진 않다고 짐작된다. 본문에서는 이론에 대한 설명이 자세히 되어있지 않아 저자의 참고 문헌을 읽고 이해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된다. 아직 석사 과정인 나에겐 좀 어려운 논문이긴 하지만, 틈틈이 배운 내용을 복기해 가면서 읽어봐야겠다. 
한편, 이번 에피소드를 통해 교과서에서 마주하는 어떠한 현상에 대한 선도가 어떻게 탄생하는지 알게 되었다. 일부는 수많은 실험을 통해 도출된 값들이기도 하지만, 어떠한 것들은 우선 이론적으로 계산을 수행해서 예측해 보고, 이것을 실제 실험을 하던가 아니면 수치해석적인 방법(CFD 같은) 같은걸로 맞지 않는 부분은 제외하는 식으로 만들어진다고 알고있었다. 여기서 저자는 후자의 방법을 주로 사용한듯 하고. 이것만으로도 저자는 극저온 터보펌프의 대가 라고 불리기에 손색이 없다고 생각한다.

2023년 10월 7일 토요일

Kamijo Kenjiro - 제 6장, 선회 캐비테이션 연구 - 실제 개발 중 발생한 선회 캐비테이션

 1. LE-7의 액체산소 터보펌프 개발 과정 중 선회 캐비테이션 발생

LE-7 액체산소 터보 펌프 개발 초기(1986년)부터 축 진동에 회전 주파수보다 높은 진동(초 동기 진동)이 관측되었다. 1989년, 이 초 동기 진동의 원인은 액체산소 펌프 인듀서에서 발생한 선회 캐비테이션 이었음이 밝혀졌다. 선회 캐비테이션의 발생 원인은 규명되지 않았으나, 운 좋게도 간편한 해결책을 제시하는 데 성공하였다. 
이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가능해졌기 때문에 이전 미국 기계학회의 저널에 게재 거부되었던 Paper의 내용을 다시 음미해 보았다. 우선, 문제의 셀 수에 대해 셀 수가 2개 이상인 경우에는 앞에서의 그림 6.2와 같이 캐비테이션 영역의 길이를 매끄러운 선으로 그릴 수 없는 것이 분명하기 때문에 셀 수가 1개인 것을 확인하였다. 다음으로, 선회 캐비테이션의 선회속도는 인듀서 블레이드 익렬의 회전속도보다 더 빠르다는 것이 명확했다.

그림 6.2. 선회 캐비테이션의 길이를 시간에 따라 측정하여 그래프로 나타낸 결과
잘 보면 어느정도 주기성이 보인다.

그림 6.3. 선회 캐비테이션의 시간에 따른 섭동 양상
LE-5 개발 과정에서 나타난 사례라고 한다.

그림 6.4. 선회 캐비테이션 모델

2. 선회 캐비테이션 모델 정립

결국, 필자(본인)가 경험하였던 선회 캐비테이션에 대하여 그림 6.4에 도시한 것과 같은 모델이 그려졌다. 선회 캐비테이션 발생 매커니즘은 다음과 같이 설명이 가능하다.
우선, 인듀서 입구부에 캐비테이션이 발생하면, 원주를 1주기로 하는 압력분포가 발생한다. 입구 압력이 높을 때의 선회 캐비테이션에 대해서는, 캐비테이션 영역의 길이가 짧아지기 때문에 이 압력분포와 날개 사이의 간섭이 줄어든다. 따라서, 압력분포의 선회주파수(f_r)이 우세해진다. 
입구 압력이 낮은 경우에 대해서는, 캐비테이션의 규모가 커져서 그 압력분포와 날개 사이의 간섭이 현저해진다. 압력분포의 선회주파수 외의 블레이드가 압력분포를 통과하는 때의 캐비테이션의 증감과 동반하여 생성되는 압력진동의 주파수(f_s)의 블레이드 개수의 배수 성분(=n*(f_r - f_s))이 발생한다. 입구압력이 낮을 때의 f_s는 우세해지기 때문에 n*(f_r- f_s) 의 주파수가 현저해진다. 이러한 상당히 복잡한 현상이 선회 캐비테이션 발생 시의 압력 변동 해석을 곤란하게 한다. 이 사실은 그림 6.3에서의 입구 압력이 낮은 결과의 3차원 푸리에 해석(FFT)결과에서 잘 판명되었다. 해당 결과를 그림 6.5에 도시하였다.

그림 6.5. 6.3 에서 나타난 선회 캐비테이션의 푸리에 변환(FFT) 결과 Waterfall 차트.
블레이드의 회전수와 같은 f_s 성분 대비 f_r 성분의 변위가 크고, 그 차이와 블레이드 갯수(3개)에 의한 진동 성분이 존재한다. 

여기까지 이해가 가능해져 1977년에 발표했던 내용을 이해하기 쉽게 정리하였다. 이것을 부록에 첨부하고 근거로 삼아 LE-7 엔진 액체산소 터보 펌프에서 발생하였던 초 동기 진동의 원인은 선회 캐비테이션이라는 논문을 작성하였다. 1991년 일본 기계학회, 1992년 미국 항공우주학회(AIAA)에 투고하였는데, 이번에는 두 곳 모두 무사히 저널에 게재되었다. 선회 캐비테이션의 특이성이 겨우겨우 세계적으로 인정되었다.


한 마디

역시 터보펌프 개발 과정에서 선회 캐비테이션 문제는 피할 수 없다. LE-5 에서 처음 관찰되긴 하였으나, 해당 내용이 전체적으로 큰 내용을 차지하진 않는 것을 볼 때 선회 캐비테이션 문제가 그다지 큰 문제는 아니었던 것으로 보인다. 그렇지만 펌프의 차압이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높아졌던 LE-7에 와서는 선회 캐비테이션이 심화되어 개발 과정에 어려움이 있었다. 이때 저자가 택한 방식은 선회 캐비테이션을 포함한 캐비테이션이 일어나기 어려운 입구 조건을 충족시키는 것이었다. 
이 책에서 선회 캐비테이션을 '초 동기 캐비테이션' 이라 부르는 반면, 한국 문헌에서는 '초 조화 캐비테이션' 이라고 부른다. 정확히는 두 표현 모두 블레이드보다 빠른 속도로 회전하는 캐비테이션을 뜻하는데, 영문 명칭인 'Super Synchronous Cavitation' 을 다르게 표현한 것이다. 비슷하게, 블레이드보다 느리게 회전하는 선회 캐비테이션의 영문 명칭은 'Sub Synchronous Cavitation' 인데, 한국에서는 '준 조화 캐비테이션' 이라고 부른다. 초 조화 및 준 조화 캐비테이션을 포함한 선회 캐비테이션 모두 한국의 75, 7톤급 엔진 개발 과정 중 터보펌프 시험 과정에서 일어났으나 펌프 자체의 강건성이 확보되어 캐비테이션이 과도한 축 진동을 야기하는 등의 문제는 없었다고 한다. 하지만, 앞으로 새로 개발될 100톤급 엔진에서는 LE-7 에서와 같이 선회 캐비테이션이 나름 비중을 차지하는 난제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관련해서 학회 등지에서 한국의 연구자들이 그동안 관찰했던 선회 캐비테이션을 정리하여 발표하기로 예정되어 있다. 흥미로운 발표일 것이라 생각되는데 안타깝게도 나는 그때 해외 학회 발표 때문에 들으러 갈 수가 없다.
어쩌면, 선회 캐비테이션 자체보다는, 그를 포함하는 캐비테이션 전체를 억제하는, 저자가 제시한 방법론이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될 지도 모르겠다고 생각된다.

일본의 재사용을 위한 터보펌프 회전축 씰 개발 방향성 - 이글 인더스트리 연구자의 논문 리뷰

최근에 일본의 터보펌프와 관련하여 좋은 논문들을 담은 학회지를 입수했다. 일본  터보기계협회(ターボ機械協会, Turbomachinery Society of Japan) 의 협회지로, 터보기계와 관련된 일본의 논문들이 올라왔다. 물론 수록된 논문은 절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