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10월 7일 토요일

Kamijo Kenjiro - 제 6장, 선회 캐비테이션 연구 - 실제 개발 중 발생한 선회 캐비테이션

 1. LE-7의 액체산소 터보펌프 개발 과정 중 선회 캐비테이션 발생

LE-7 액체산소 터보 펌프 개발 초기(1986년)부터 축 진동에 회전 주파수보다 높은 진동(초 동기 진동)이 관측되었다. 1989년, 이 초 동기 진동의 원인은 액체산소 펌프 인듀서에서 발생한 선회 캐비테이션 이었음이 밝혀졌다. 선회 캐비테이션의 발생 원인은 규명되지 않았으나, 운 좋게도 간편한 해결책을 제시하는 데 성공하였다. 
이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가능해졌기 때문에 이전 미국 기계학회의 저널에 게재 거부되었던 Paper의 내용을 다시 음미해 보았다. 우선, 문제의 셀 수에 대해 셀 수가 2개 이상인 경우에는 앞에서의 그림 6.2와 같이 캐비테이션 영역의 길이를 매끄러운 선으로 그릴 수 없는 것이 분명하기 때문에 셀 수가 1개인 것을 확인하였다. 다음으로, 선회 캐비테이션의 선회속도는 인듀서 블레이드 익렬의 회전속도보다 더 빠르다는 것이 명확했다.

그림 6.2. 선회 캐비테이션의 길이를 시간에 따라 측정하여 그래프로 나타낸 결과
잘 보면 어느정도 주기성이 보인다.

그림 6.3. 선회 캐비테이션의 시간에 따른 섭동 양상
LE-5 개발 과정에서 나타난 사례라고 한다.

그림 6.4. 선회 캐비테이션 모델

2. 선회 캐비테이션 모델 정립

결국, 필자(본인)가 경험하였던 선회 캐비테이션에 대하여 그림 6.4에 도시한 것과 같은 모델이 그려졌다. 선회 캐비테이션 발생 매커니즘은 다음과 같이 설명이 가능하다.
우선, 인듀서 입구부에 캐비테이션이 발생하면, 원주를 1주기로 하는 압력분포가 발생한다. 입구 압력이 높을 때의 선회 캐비테이션에 대해서는, 캐비테이션 영역의 길이가 짧아지기 때문에 이 압력분포와 날개 사이의 간섭이 줄어든다. 따라서, 압력분포의 선회주파수(f_r)이 우세해진다. 
입구 압력이 낮은 경우에 대해서는, 캐비테이션의 규모가 커져서 그 압력분포와 날개 사이의 간섭이 현저해진다. 압력분포의 선회주파수 외의 블레이드가 압력분포를 통과하는 때의 캐비테이션의 증감과 동반하여 생성되는 압력진동의 주파수(f_s)의 블레이드 개수의 배수 성분(=n*(f_r - f_s))이 발생한다. 입구압력이 낮을 때의 f_s는 우세해지기 때문에 n*(f_r- f_s) 의 주파수가 현저해진다. 이러한 상당히 복잡한 현상이 선회 캐비테이션 발생 시의 압력 변동 해석을 곤란하게 한다. 이 사실은 그림 6.3에서의 입구 압력이 낮은 결과의 3차원 푸리에 해석(FFT)결과에서 잘 판명되었다. 해당 결과를 그림 6.5에 도시하였다.

그림 6.5. 6.3 에서 나타난 선회 캐비테이션의 푸리에 변환(FFT) 결과 Waterfall 차트.
블레이드의 회전수와 같은 f_s 성분 대비 f_r 성분의 변위가 크고, 그 차이와 블레이드 갯수(3개)에 의한 진동 성분이 존재한다. 

여기까지 이해가 가능해져 1977년에 발표했던 내용을 이해하기 쉽게 정리하였다. 이것을 부록에 첨부하고 근거로 삼아 LE-7 엔진 액체산소 터보 펌프에서 발생하였던 초 동기 진동의 원인은 선회 캐비테이션이라는 논문을 작성하였다. 1991년 일본 기계학회, 1992년 미국 항공우주학회(AIAA)에 투고하였는데, 이번에는 두 곳 모두 무사히 저널에 게재되었다. 선회 캐비테이션의 특이성이 겨우겨우 세계적으로 인정되었다.


한 마디

역시 터보펌프 개발 과정에서 선회 캐비테이션 문제는 피할 수 없다. LE-5 에서 처음 관찰되긴 하였으나, 해당 내용이 전체적으로 큰 내용을 차지하진 않는 것을 볼 때 선회 캐비테이션 문제가 그다지 큰 문제는 아니었던 것으로 보인다. 그렇지만 펌프의 차압이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높아졌던 LE-7에 와서는 선회 캐비테이션이 심화되어 개발 과정에 어려움이 있었다. 이때 저자가 택한 방식은 선회 캐비테이션을 포함한 캐비테이션이 일어나기 어려운 입구 조건을 충족시키는 것이었다. 
이 책에서 선회 캐비테이션을 '초 동기 캐비테이션' 이라 부르는 반면, 한국 문헌에서는 '초 조화 캐비테이션' 이라고 부른다. 정확히는 두 표현 모두 블레이드보다 빠른 속도로 회전하는 캐비테이션을 뜻하는데, 영문 명칭인 'Super Synchronous Cavitation' 을 다르게 표현한 것이다. 비슷하게, 블레이드보다 느리게 회전하는 선회 캐비테이션의 영문 명칭은 'Sub Synchronous Cavitation' 인데, 한국에서는 '준 조화 캐비테이션' 이라고 부른다. 초 조화 및 준 조화 캐비테이션을 포함한 선회 캐비테이션 모두 한국의 75, 7톤급 엔진 개발 과정 중 터보펌프 시험 과정에서 일어났으나 펌프 자체의 강건성이 확보되어 캐비테이션이 과도한 축 진동을 야기하는 등의 문제는 없었다고 한다. 하지만, 앞으로 새로 개발될 100톤급 엔진에서는 LE-7 에서와 같이 선회 캐비테이션이 나름 비중을 차지하는 난제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관련해서 학회 등지에서 한국의 연구자들이 그동안 관찰했던 선회 캐비테이션을 정리하여 발표하기로 예정되어 있다. 흥미로운 발표일 것이라 생각되는데 안타깝게도 나는 그때 해외 학회 발표 때문에 들으러 갈 수가 없다.
어쩌면, 선회 캐비테이션 자체보다는, 그를 포함하는 캐비테이션 전체를 억제하는, 저자가 제시한 방법론이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될 지도 모르겠다고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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