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4월 9일 일요일

Kamijo Kenjiro - 제 9장, 대학으로 옮긴 후 - LE-7A 액체수소 터보펌프 인듀서 개량 (예기치 못한 결론과, 인정시험 완료)

 1. 기대를 저버린 인듀서 시험과 인듀서 형상 결정

오카야스 씨가 제안하였던 Type.5 인듀서의 시험을 실시한 결과, 요구치를 만족시켰지만 흡입 성능은 기대했던것만큼 나오진 않았다. 하지만, 운용 시 유량의 ±5 % 정도의 범위에서 선회실속 현상은 발생하지 않았다. 압력계수를 낮춤으로 인한 인듀서의 양정상승 부족은 약 200 RPM 정도의 회전수 상승으로 벌충 가능했다.
이윽고 기대했던 Type.1 인듀서(유량계수 𝜑₁ = 0.08, 입구 익선단 각도 𝛽ₜ₁ = 7.5)의 시험을 진행하였다. 정격 유량과 정격 유량의 105 % 유량 조건에서 흡입 성능은 양호했고, 회전실속 현상도 발생하지 않았으나, 제법 큰 축 진동이 발생하였다. 또한, 95 % 유량 조건에서 진행된 시험에서는 약하지만 분명한 선회실속 현상이 발생하였다.
사전에 몰랐던 것이었지만, 이 시험을 행함에 있어 축의 진동을 작게 하기 위하여 베어링의 케이지를 바꾸었다. 분명히 이 변화가 이전의 과도한 축 진동의 원인이었을 가능성이 컸다. Type.5 인듀서 시험에서는 양호한 결과를 얻어내었으므로, 어째서 축 진동에 영향을 끼치는 부품을 바꾸어버렸는지 아직도 후회스럽다.
Type.1 인듀서 시험에서 기대했던 만큼의 결과가 나오지 않았고, 개량 프로젝트를 단기간에 끝낼 필요가 있었기에 Type.1 인듀서의 재시험이나 Type.1보다 선회실속의 억제를 기대할 수 있는 인듀서의 제작, 그리고 어떠한 형상의 인듀서를 고를지에 대해 의견이 분분했다. 필자도 생각에 종지부를 찍기 위해 크게 고뇌했다. 
개량 전의 인듀서는 큰 문제에 봉착해 있었으나, 엔진의 인증시험을 통과하였으므로 이러한 사실을 존중하여 Type.5 인듀서를 적용하게 되었다.

2. 깜짝 놀랐던 엔진 시험

이윽고 개량 인듀서를 적용한 LE-7A 엔진의 시험을 실시하게 되었다. 액체수소 터보펌프 단체 시험(한국식 표현으로는 '단품 시험')에 있어 인듀서가 양호하게 작동하는 것을 확인 가능하였으나, 이들 시험 시간은 길어 봐야 20초 정도였다. 이제부터 제법 많은 횟수의 시험을 통과하지 않으면 안 되었다. 내게 가능했던 것은 기술자들에 대한 격려와 데이터의 리뷰 뿐이었다.
우선, 아키타 현(県) 타시로() 시험장에 향하여, 2001년 7월 10일 시험에 입회하였다. 큰 소리를 내며 시동을 걸었다. 엔진 소리에 심장이 반응하여 심장이 고동쳤다. 갑자기, 김발(Gimbal) 제어 도중 노즐의 방향이 격렬하게 바뀌었다. 김발 제어가 시험 중에 예정되어 있었다는 것은 인지하고 있었으나 이렇게 빠른 속도로 움직일 줄은 생각하지 못했던 관계로, 심장의 고동은 최고조로 치달았다. 확실히 50초 정도의 시험이었다고 생각하는데, 다시금 나 자신의 담력없음을 절실히 느꼈던 시험이었다.
무책임하게도, 무사히 시험이 끝났던 때에 저 정도만의 외란에 노출되는 엔진이라면 걱정이 없겠다고 생각하였다. 시험장이 내려다보이는 언덕 위에서 시험을 관찰한 MHI의 엔진 부장인 기시모토 켄지(岸本健治) 씨가 제어실로 돌아와서, "엔진은 이전부터 계속 얌전하게 작동하였다." 라고 말하였다. 이 말은 모두에게 격려가 되었다.

3. 다네가시마에서의 엔진 인정시험

이후에는, 드디어 다네가시마(種子島) 시험장에서의 인정시험(한국식 표현으로 '인증 시험')이 있었다. 이번에도 기술자들을 격려하고 싶다고 생각하여, 다네가시마로 향하였다. 좋은 기회가 찾아와 이전부터 친하게 지내온 전 아사히 신문 편집위원인 니시무라 미키오(西村幹夫) 씨와 동행하였다. 니시무라 씨는 우주왕복선 챌린저 호의 사고조사 보고서를 상세히 조사하여, 원인을 '인간의 마음의 문제' 라고 결론지은 저널리스트였다.
다네가시마에 도착했던 그날 밤에 페리가 부서져 버려 2001년 7월 22일 시험 당일에는 컨트롤 룸에서 시험을 참관하였다. 굉음과 함께 150초의 LE-7A 엔진 시험이 시작되었으나, 엔진 시동으로부터 40초 부근에서 돌연 엔진이 정지해 버렸다. 잠시 뒤, 시험 책임자가 "액체수소 공급계의 이상으로 비상정지하였습니다." 라고 발표하였다.
LE-7A 엔진에 관련된 액체수소 공급계의 변경 사항은 액체수소 터보펌프 인듀서 뿐이었다. 나는 상세한 결론을 알게 되기까지 머리를 감싸안고 발 밑을 보는 것 밖에 할 수가 없었다. 침착을 되찾고, 그날 밤 다네가시마 호텔에서 맛있는 저녁을 먹을 수 있었다. 하지만, 일본의 로켓 발사를 단 한번도 실제로 보진 못했던 나는 이후에도 다네가시마의 로켓 발사를 보러 가지 말아야한다는 것을 재확인하였다.
이후 인정시험은 순조롭게 진행되어 최종 단계에 들어섰다. 그런데, NASDA의 담당자로부터 시험 횟수가 1회 부족한 관계로 5초 간의 시험을 이행한다는 연락이 왔다. '이 시험을 수행할 필요가 있는건가? 시시한 실수 때문에 지금까지의 노력이 도로 물거품이 되어버린다. 개량한 인듀서를 적용한 터보펌프의 단체시험 횟수와 시간을 고려해도 좋은게 아닌가.' 라고 생각하여 5초 시험의 중지를 강하게 요구하였다.
NASDA의 담당자도 많은 사람들을 설득하느라 큰일이었다고 생각되지만, 결국 해당 시험을 중지하여 인정시험은 끝이 났다.

첨언

Type.1 인듀서 시험에서 정격 유량과 더 큰 유량에서는 선회 실속 현상이 발생하지 않다 적은 유량에서 약한 선회실속 현상이 발생했다는 내용이 언급된다. 이러한 표현에서 생각나는 것이 있다.

압축기의 서지(Surge) 선도

위의 서지 선도를 보면 특정 유량 위로는 유량 증가에 따라 압력상승 역시 줄어드나, 특정 유량 아래 영역에서는 오히려 유량이 상승할수록 압력상승이 증가하는 모습을 보인다. 여기서 후자의 현상을 '서지' 라고 부른다.
개인적으로 Type.1 인듀서가 어쩌다 보니 정격 유량의 95 % 영역에서 서지 영역을 만나지 않았나 라는 생각이 든다.
당연한 이야기겠지만 서지 영역이 최대한 좁은 터보기계가 좋다.

댓글 없음:

댓글 쓰기

일본의 재사용을 위한 터보펌프 회전축 씰 개발 방향성 - 이글 인더스트리 연구자의 논문 리뷰

최근에 일본의 터보펌프와 관련하여 좋은 논문들을 담은 학회지를 입수했다. 일본  터보기계협회(ターボ機械協会, Turbomachinery Society of Japan) 의 협회지로, 터보기계와 관련된 일본의 논문들이 올라왔다. 물론 수록된 논문은 절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