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4월 2일 일요일

Kamijo Kenjiro - 제 9장, 대학으로 옮긴 후 - LE-7A 액체수소 터보펌프 인듀서 개량 (좋은 방안을 찾아낸 개량설계)

 1. 개량은 인듀서만!

필자는 개량을 진행하는 사람이 그걸 평가하는 입장이 되는 것이 우스운 일이라고 생각하였기에 1999년 11월 27일, 취임만 하였던 우주개발위원회의 전문위원을 그만두었다. 
NASDA, NAL, IHI와 도호쿠 대학 유체과학연구소의 극저온 유동 연구분야(연구실)에 구성한 합동설계 팀이 인듀서의 개량을 진행하는 방식이 되었다.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개량을 완료하기 위하여 인듀서 부분의 변경을 해결하는 것이 필수가 되었다. 인듀서 이외의 부품도 변경한다면 주물 부품의 변경과 같은 대규모의 작업이 되어버려, 최단 3년의 기간이 필요하다고 어림잡아 예상되었다.

2. 미국의 사례에서 찾아낸 개량 방안

미국에서 개발되었던 로켓엔진 인듀서의 방대한 데이터들 중에서 개량과 대응되는 지침이 있었다. 기술한 그림 1.7에 있었다. 즉, 액체수소 펌프 인듀서는 유량 계수가 극단적으로 작은 영역에서 캐비테이션에 대응되는 열역학적 현상이 사라져 버려(캐비테이션의 열역학적 효과가 사라짐), 성능이 극단적으로 악화된다고 추정 가능한 자료였다. LE-7A 엔진의 액체수소 펌프 인듀서의 유량 계수(𝜑₁) 는 𝜑₁ = 0.063이어서 확실히 작은 값이었다.

그림 1.7. 특정 입구 유량 계수 아래로는 흡입 비속도(흡입 성능의 척도)가 급격하게 떨어지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입구의 유량 계수를 키우기 위해서는 인듀서 입구의 직경을 작게 하는 것이 좋다. 다만, 출구 직경까지 작게 한다면, 액체수소 펌프 전체적으로 큰 폭의 개수가 필요해져, 개량에 3년 정도의 시간이 걸린다고 계산되었다.
좀 더 조사를 진행해보자, NASA SP-8107(제 1장 참고문헌4) 내용 중 아폴로 계획 시대에 J-2 엔진의 개량형으로 개발되었던 J-2S의 액체수소 펌프 단면도가 있었다. 이 인듀서는 입구 직경보다 출구 직경이 더 커서 일종의 사류 형상이 되어있었다. 이 방식을 적용 가능하다고 생각하여, 펌프의 상사율을 적용한 비속도(Ns)를 계산해 보았다. Ns는 700 이었다. 그림 1.11의 임펠러 형식에서 오히려 사류형이 낫다고 판단하였다.

그림 1.11. 비속도(Ns)에 따른 임펠러의 형상

J-2의 개량형, J-2S의 액체수소 터보펌프. 앞의 인듀서 형상에 주목.

 J-2의 액체수소 터보펌프. J-2S의 인듀서 형상과 비교하면 차이점이 보인다.  

3. 최초 설계 회의에서의 제안

최초 설계회의가 열리기 전날 이 사실을 알게 되어 개량의 방침, 즉 인듀서의 입구 직경을 줄여 입구 유속을 높이고(입구에서의 유량 계수 상승), 출구 직경을 변동시키지 않는 방법을 제안하였다. 이 변경의 정당성을 확인하기 위하여 회의 당일(2000년 9월 21일) 아침에 규슈 대학의 후루카와 아키노리(徳) 교수와 상담하였다. "그 개량안은 좋다고 생각합니다." 라는 답변을 받고 설계회의에 참석하였다.
NASDA의 개발부원이 인듀서 개량에 반대하였던 최대 이유는 개량에 요구되는 기간에 있었다. 인듀서 부분의 개량안을 제시하였을 때 일순간 '훅!' 하는 분위기가 돌았다. 하지만 그땐 로켓 펌프의 세계에서 최초의 현상에 조우하여 궁지에 몰렸던 것은 예상하지 못했다.

4. 센서 개량까지 수행한 후에 얻어낸 인듀서의 캐비테이션 특성

이 개량 프로젝트를 진행하기에 앞서 인듀서 주변의 압력 변동을 측정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하였다. 하지만, 센서의 수압면이 액체수소에 수직으로 접촉하는 방식, 즉 Pressure Mount 에 사용 가능한 압력센서는 좀처럼 찾을 수가 없었다. NAL의 시무라 타카시(隆) 주임연구관을 중심으로 미국의 제조 회사와 개량을 거듭하여 그럭저럭 맞출 수가 있었다. 
개량 전의 인듀서 입구 압력을 측정한 결과, 압력이 원주 방향으로 임펠러 회전속도의 30 % 정도의 속도로 회전하고 있었다고 판명되었다.

입구 압력의 저하와 함께 역류 영역에서(그림 9.1 참조)온도가 상승한 액체수소가 끓어올라 인듀서 블레이드 사이의 유로를 막아 인듀서의 압력상승을 급격히 저하시킨 결과 선회 실속이 발생하였다고 추측하였다. 

그림 9.1. 유동 가시화 시험에서 확인된 역류 영역 캐비테이션

선회 실속은 압축기 분야에서는 생소한 문제가 아니다. 하지만, 액체수소의 역류나 비등이 원인이라면 우선, 세계 최초로 관찰된 현상이 된다. 전술한 LE-7 엔진 액체산소 펌프 인듀서의 선회 캐비테이션을 조우했던 때와 똑같이, 개량에 대해 약간의 불안감이 느껴졌다. 하지만, 개량에 대한 방침 자체는 틀리지 않았다고 생각하였다.

5. 제안이 수용되었으나 수모를 당함

설계회의 석상에서 IHI를 퇴직하고 NASDA의 초빙개발부원으로 근무하고 있던 오카야스 아키라(隆) 씨가 "문제를 일으킨 인듀서의 입구 직경을 줄이는 것을 진행해보는 것은 어떠한가?" 라고 제안하였다. 이 인듀서는 뒤에는 Type. 5로 불리게 된다. 인듀서 블레이드 입구 받음각이 너무 작아, 흡입 성능을 만족시키지 못하지 않을까 라고 생각하여 약간 부정적인 발언을 하였다. 하지만 새롭게 설계한 인듀서의 시험 전에 시험이 가능할지에 대해 해 보자는 분위기가 흘렀다.
상세설계에 들어가, 개량 인듀서의 입구 유량계수(𝜑₁)를 𝜑₁ = 0.08로 키우고, 압력계수를 약간 낮춰(𝜓 = 0.22에서 𝜓 = 0.18)제작을 진행하였다.(그림 9.3 참조) 
그림 9.3. J-2S의 사류형 인듀서와 비슷한 형상으로 바뀌었다.

그런데, 압력계수를 낮췄다는 이야기를 들은 NASDA의 주임개발부원으로부터, "인듀서의 불안정성 억제는 부탁하였습니다만, 성능을 변화시킨다는 것은 부탁하지 않았습니다." 라는 격렬한 어조의 메일이 도착하였다. 인듀서의 압력계수 감소는 액체수소 펌프 전체로 따지면 회전수를 400 RPM 정도 올린다면 벌충한다는 것을 알고 제안한 것이었다. 한심했던 것은, 로켓 펌프의 연구 및 개발을 30년간 행하였던 전문가에 대해 이러한 실례하기 짝이 없는 메일을 보냈던 NASDA의 체질을 알았다는 것이다.

한 마디

극저온 유체는 증발이 쉽기 때문에 물과 같은 유체보다 오히려 캐비테이션 측면에서 불리하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이는 반만 맞는 이야기다. 극저온 유체가 물과 같은 유체보다 캐비테이션이 더 잘 일어날 수도 있다는 것은 맞다. 하지만 여기서 일어난 캐비테이션은 액체 > 기체로 상이 변화한 상태로, 기체로 변화하면서 주변의 열을 빼앗는다. 더운 날 길에 물을 뿌리면 주변은 시원해지는 것과 같은 원리다.
해서, 일어난 캐비테이션이 오히려 주변 작동유체의 온도를 낮추고, 더불어 증기압을 낮추어(=낮아진 온도에서는 더 낮은 압력에서 증기로 변한다) 캐비테이션을 억제하는 일이 일어난다. 이러한 현상을 '캐비테이션의 열역학적 효과' 라고 한다. 위의 그림 1.7에서 액체수소 > 액체산소 > 물 순으로 같은 입구 유량 계수에서 흡입 비속도가 높은 점을 알 수가 있는데, 이것이 바로 캐비테이션의 열역학적 효과가 일어난 결과이다. 쉽게 말하자면, 캐비테이션이 일어나긴 했지만 억제되었다는 것이다.

그나저나, 이전에 저자가 언급하였던 '선회 캐비테이션'과는 살짝 다른 느낌이다. 오히려 '선회 실속'이라고 언급된 것을 보니 액체 산소 터보펌프에서 경험하였던 선회 캐비테이션보다는 오히려 압축기의 선회 실속과 유사하다는 의미인듯 하다. 특히 캐비테이션 영역의 선회속도가 축 회전속도보다 낮다는 점이 언급되어 있다.
이는 혹시 액체수소의 물성으로 인한 차이가 아닐까? 액체산소는 비교적 밀도가 높은 유체인데 반해, 액체수소는 액체 치고는 극단적으로 밀도가 낮다. 따라서, 이 책의 1장에서 언급되어 있다시피 액체수소 펌프는 압축성을 고려하여 펌프보다는 오히려 압축기와 비슷한 특성을 지닌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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