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4월 15일 토요일

Kamijo Kenjiro - 제 9장, 대학으로 옮긴 후 - LE-7A 액체수소 터보펌프 인듀서 개량 (개량 전/후의 비교와 일본 연구개발 풍토에 대한 생각)

1. 개량 결산

개량한 인듀서는 지금까지의 H-IIA 로켓 발사에 사용되어 양호하게 작동하였다. 지금 되돌아 보면, 중요한 설계 파라메터가 통상적인 설계점으로부터 다소 벗어나 있는 인듀서를 제법 단기간에 개량을 끝냈다는 점에 감탄한다. 역시 행운이 따라주었다.
미국의 대형 로켓용 액체수소 펌프의 시험 데이터를 참고하여 개량 방침을 단기간에 결정할 수 있었다. 그 다음으로, 오카야스 아키라(隆) 씨가 완성된 인듀서에 수정을 가하라는 유쾌한 재안을 하기도 하였다. 더욱이, 이 수정은 형상에 제약이 있어서 흡입 성능은 기대에 못 미쳤으나, 출구 블레이드 각도가 계획된 값(계산으로 결정된 값)보다 더 작게 되어 결과적으로는 압력계수가 대폭 줄어들어(압력계수 𝜓 = 0.0154. 계획된 𝜓 = 0.018) 인듀서의 역류 영역을 대폭 줄일 수 있었다.
이후, 개량 전과 개량 후의 액체수소 시험 시의 인듀서 주위의 온도측정 결과를 재차 정리하였다. 그 결과를 그림 9.4에 나타내었다. 그림에서 (O), (M)은 각각 개량 전(Original)과 개량 후(Modified)의 인듀서가 장착된 액체수소 터보펌프를 의미한다. 개량 전에는 입구 직전의 온도가 40 K를 넘어섰다. 이 온도에서는 이제 액체수소가 아니라 제법 높은 온도의 수소가스가 되었다고 짐작된다. 임펠러 내부에서의 마찰손실보다 온도가 상승한 액체수소가 역류 영역에서 증발한 후 압축되었다고 생각된다. 무시무시한 현상이 일어났음이 확실하다. 개량하였던 인듀서는 이 현상이 전부 관측되지 않고, 약간 상류의 액체수소 온도에 가까운 값이 되었다. 개량의 결과가 일목요연하였다.

그림 9.4. (O)에 비하여 (M)의 입구온도가 크게 낮은 것을 확인가능

다음으로, 개량 후의 인듀서에 대해서도 물을 작동유체로 한 시험이 시행되었다. 이 가시화 시험의 결과를 그림 9.5에 나타내었다. 개량한 인듀서는 역류 캐비테이션의 규모가 대폭 축소되었다. 물론, 물과 액체수소는 역류 캐비테이션의 양상이 크게 다르지만, 액체수소의 경우에서는 가시화 시험 이상의 복잡한 유동이 되어있으리라고 상상한다.

그림 9.5. 개량 전과 개량 후의 흰 캐비테이션 영역의 크기 변화에 주목

2. 후일담과 일본의 연구개발 풍토에 대한 생각

후에 NASDA의 개발부원으로부터 개량에는 110 억 엔 전도 들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다만 개량해서 좋았다고 생각한다. 참고로, H-II 로켓 2호기로 발사되었던 기술시험위성(ETS-VI)의 실패(아포지 엔진의 고장이 원인)로 약 1000억 엔이 날아갔다.
LE-7A 개량형 엔진의 인정시험(인증시험)이 무사히 끝난 이후 인듀서의 개량을 의뢰하였던 야마노우치 슈이치로(山之內秀一郎) 이사장을 만날 기회가 있었다. 야마노우치 씨는 H-II 로켓의 두 번의 발사 실패 책임을 지고 퇴임한 이사장의 후임으로 JR 동일본의 회장으로부터 NASDA 8대 이사장으로 취임한 인물이다.
JR의 신칸센 진동문제와 로켓 진동문제에 관하여 이야기를 나눈 것은 좋은 추억이었다. 야마노우치 이사장의 분위기로부터 우리나라 우주개발의 장래가 밝음을 느꼈다. 다만, 유감스럽게도 H-IIA 로켓 6호기(2003년 11월 29일 발사)의 고체로켓 부스터 파손으로 인한 발사실패의 책임을 지고 퇴임으로 내몰리게 되었다.
이 책임추궁은 이치에 맞지 않다고 생각한다. H-IIA 로켓은 야마노우치 씨가 취임하기 이전에 개발이 완료되었다. H-II 로켓 8호기 실패 이후에 행해진 H-IIA 로켓의 재검토에 있어서 LE-7A 엔진의 양 터보펌프 및 인듀서와 고체 부스터의 결함이 지적되었다. 우주개발위원회의 최종 결론은 인듀서는 조기에 개량해야 하나 고체부스터는 그대로 사용하는 것으로 결론내렸다. 더욱이, 당시 NASDA의 부이사장(아마도 고다이 도미후미,  인듯)은 고체로켓 전문가였다. 우주개발위원회와 부이사장이 OK 해서 취임했을 뿐인 야마노우치 씨가 개량하지 않아도 좋다고 생각했어도 이상할게 없다. 참으로 딱한 이야기였다.
야마노우치 씨의 책임추궁은 NASDA를 넘어서서 판단한 것이라고 생각되나, NASDA 내부의 책임추궁에 대해서도 큰 의문을 가지고 바라보았다. 예를 들자면, LE-7 엔진 개발 시에 시험 실패 시 중간기술자는 그 다음에 엔진 개발부문으로부터 다른 부문으로 배치 전환되었다. 이로 인하여 LE-7A 엔진 개발 시에는 LE-5 엔진 개발과 관련있는 기술자의 참가는 거의 찾아볼 수 없었고 의외로 젊은 시절 엔진 개발에 직접적인 연관이 없었던 부문에 종사했던 기술자들밖에 없었다.
많은 귀중한 조언을 해 주었던 RocketDyne 사의 스즈키 씨는, H-I 로켓의 개발이 순조롭게 마무리되던 때에 "실패를 경험해보지 않아서 실력이 붙었는지 아닌지 심히 걱정이 된다." 라는 조언을 해 주었다. "실패는 성공의 양식" 이라는 격언은 실패의 원인을 바르게 보아야 비로소 실패를 극복 가능하다는 것을 시사한다. 미국과 우리나라의 기술 개발에 관한 사고방식의 차이는 다시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3. 한 마디

축류 압축기, 펌프 등의 축류 유체기계들은 단당 압력비가 어느 정도 이상으로 커지면 후방에서의 비교적 높은 압력으로 인하여 블레이드 - 케이싱 간극을 통해 압력이 전방으로 누설되는 누설 유동이 발생한다. LE-7A의 개량 전 액체수소 인듀서의 경우에는 압력 계수(이것도 압력비라고 생각할 수 있다)가 너무 커져서 인듀서 후방의 액체수소가 전방으로 누설되었던듯 하다. 압력 계수를 낮춘 개량 후에는 확연히 누설 유동이 적은 것을 알 수가 있다.
그나저나 개인적으로는 LE-7A 개발 시에도 LE-5 부터 개발에 참여한 인력들이 참여했을 줄 알았는데, 저런식으로 시험에 실패할 때마다 좌천시켜 인력을 유지시키지 않았다는 것이 의외이다. 저렇게 조직의 잠재력을 깎아먹으면서까지도 어쨌든 성공할 수 있었다는 것이 다른 의미로 대단해보인다는 점과 동시에 저것이 현재 들려오는 일본 우주개발 현장에서 벌어지는 일들의 원인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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