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9월 17일 일요일

Kamijo Kenjiro - 제 2장, 로켓 펌프 연구를 시작하던 무렵 - 연구용 펌프 제작

1. 연구용 액체산소 펌프 제작 - 베어링 및 씰

다음 과제는 액체산소 펌프를 더 안전한 구조가 되도록 하는 설계법이었다. 액체산소 환경에서 임펠러와 케이싱이 접촉한다면, 마찰열로 인해 액체산소가 증발하여 임펠러가 폭발적으로 연소해버릴 가능성이 있다. 펌프 성능을 높이기 위해서는 펌프 내부에서의 누설을 줄이는 임펠러와 케이싱 간의 씰(웨어링 링 씰이라 부른다) 구조가 중요하다.
당시 미국에서도 알루미늄 합금제 임펠러가 로켓의 액체산소 펌프에 사용되고 있었다. 하지만, 산화성이 지극히 강한 액체산소이기 때문에 알루미늄을 사용하지 않는 것이 좋겠다고 주장하는 전문가도 있었다. 나는 임펠러와 케이싱 간의 접촉이나, 접촉 시의 발열 억제에 신경쓴다면 알루미늄 합금제 임펠러는 사용 가능하다고 판단하였다.
웨어링 링 씰을 구성하는 임펠러의 일부에 두꺼운 산화방지 피막(알마이트 층. 알루미늄 산화 피막이다.)을 적용하고, 케이싱 측에는 극저온에서의 윤활 성능이 좋은 카본을 함유한 테플론을 링으로 적용하였다. 시험 후의 상태는 그림 2.2와 같았는데, 접촉하여도 부드럽게 미끄러져서 문제가 없다고 판단하였다. 알루미늄 합금제의 웨어링 씰 구조가 가능하다고 확신하였다.

웨어링 링 씰의 구조. 케이싱 측의 'ABRADABLE MATERIAL'에 임펠러 측(ROTOR) 이 파고들어가는 방식이다.
저기서 ROTOR 라 표기된 부분에 알루미늄 산화피막, ABRADABLE MATERIAL 로 카본 - 테플론 복합재를 적용했다.

그림 2.2. 왼쪽이 알루미늄 합금제 액체산소 펌프 임펠러, 오른쪽이 펌프 케이싱이다.
펌프 입구 슈라우드 부분에 알마이트(アルマイト)층을 형성했고, 그 위에 마찰흔이 보일 정도로 접촉했는데 발화하지 않았다.
펌프 케이싱 입구 쪽에는 카본-테플론 복합재 링(テフロン入りカーボンリング)이 웨어링 링으로 적용되었다.

제1장(영역된 버전이 돌아다님)에 서술하였듯이, 로켓의 액체산소(90 K) 나 액체수소(20 K) 펌프의 베어링은 펌프 작동유체로 냉각시키는 자가윤활 베어링을 쓴다.(그림 1.18 참조). 그리고 축 씰은 베어링과 함께 로켓 터보펌프에 있어 지극히 중요한 기술이다. 고맙게도, 미타카 시에 있는 NAL 본소의 윤활연구실 실장을 맡고 있던 미야가와 유키오(宮川行雄) 씨는 1970년 쯤 이 양 주제를 상대로 베어링에 대해서는 NTN 동양 베어링, 축 씰에 대해서는 이글 공업과 협력하여 실용화 단계까지 도달하는 성과를 거두었다. 그 결과, 펌프 설계에 있어서는 베어링이나 축 씰의 냉각을 얼마나 효율 좋게 할 것인지를 고려하는 정도로 충분했다. 베어링과 축 씰의 연구는 후에, NAL 가쿠다 지소 로켓 유체기계 연구소의 노자카 마사타카(野坂正隆) 씨 등에 인계되었다.

그림 1.18. 자가윤활 베어링의 개략도.
베어링 케이지에 PTFE 등 테플론 계열 소재가 적용되어 자가윤활 작용을 수행한다.

2. 연구용 액체수소 펌프 제작 - 축 진동

매분 수만 회전을 넘길 정도로 고회전인 터보펌프 시험을 할 때에, 특히 주의 깊게 보는 것으로는 축 진동이 있다. 진동의 진폭이 10 ~ 20 마이크로미터 정도로 작은 터보펌프의 운전은 기분이 좋은 일이었다. 1975년 쯤부터 NASDA와 NAL 은 액체산소/액체수소 엔진의 기술자료를 취득할 목적으로 공동연구를 수행하였다. 1975년, 내가 기본 설계를 수행한 액체수소 펌프가 과도한 축 진동 때문에 설계회전수(45,000 RPM) 에서의 운전이 불가능했던 힘든 경험을 맛보았다.
당시, 우리나라에서 액체수소 펌프의 임펠러에 사용할 수 있는 경량의 재료로 알루미늄 합금이 있었다. 소재의 강도 제한 때문에 임펠러 2 개를 직렬로 적용한 구성이었다.(알루미늄의 항복강도가 티타늄보다 낮아 임펠러 하나로 원하는 압력상승을 달성할 수가 없다) 임펠러 등 회전체를 지지하는 베어링의 위치는 여러 구조가 고려되었다.(그림 1.21 참고)

그림 1.21. 터보펌프 축계의 베어링 적용 방식들. (a)가 LE-5에 적용된 방식이며, LE-7 에는 (b) 방식이 적용된다.

펌프 측 베어링을 인듀서와 제 1단 임펠러 사이, 혹은 제 1단 임펠러와 제 2단 임펠러 사이에 위치시키면 축 진동 억제에 유리할 것이라는 사실은 쉽게 상상 가능했다. 하지만, 베어링을 지지하는 구조나 펌프 내부의 유로(2차 유로라고 한다.)가 매우 복잡해진다. 더욱이, 로켓 펌프에 관한 한 우리나라에서는 경험해 보지 못한 분야였다.
제일 간단한 방법은 인듀서, 제 1단 임펠러, 제 2단 임펠러 모두를 펌프 측 베어링으로부터 돌출된 구조, 즉, 오버행인 구조가 있다. 축 진동 해결 결과를 참고하여 오버행이 큰 구조를 적용하였다. 1975년 여름까지 수력 설계와 기본적인 구조설계를 수행하여 NASDA에 제공하였다. 나는 직후 1년간 미국 Caltech에 객원연구원으로 재직하였다.
귀국하였던 1976년 말, 효고 현의 이시카와지마 하리마(石川島播磨重工, IHI)의 아이오이(相生) 시험장에서 그림 2.3에 도시한 펌프의 액체수소를 사용한 실매질 시험이 행해졌다. 펌프의 큰 오버행 부분과 모터를 홈이 파인 축(스플라인)으로 결합하여 구동시키는 방식을 적용하였는데, 2차 위험속도(회전축계 고유진동수들 중 두 번째) 근처에서 진폭이 큰 축 진동이 발생하여 설계회전쉐서의 운전에 실패해버리고 말았다. 이때는 정말 죄송스런 일을 해 버리고 말아 크게 후회했다.

그림 2.3. 연구용 시제 액체수소 펌프의 임펠러 사진. 인듀서와 원심 임펠러 2개로 구성되어 있으며 베어링은 2단 임펠러 후방에 위치한다.
인듀서, 펌프 임펠러 두 개 모두 오버행인 구조이다.

이때, 후의 액체수소 터보펌프 실기 개발에 큰 문제를 야기하는 중요한 사항, 즉, 액체수소의 낮은 점성으로 인한 감쇄부족(일반적으로는 펌프 작동유체의 점성에 의해 축 진동이 억제된다.)의 축 진동에의 영향에 대해 깊게 생각해보는 것에 소홀했다. 
이후의 우리나라의 액체수소 터보펌프 개발에 대해, 당시 IHI 기술연구소의 사이토 오시노부(忍) 씨가 중심이 되어 수많은 축 진동의 난제가 해결되었다는 것을 여기에 밝히고 싶다.


한 마디

이번 에피소드는 저자가 개발할 터보펌프들에 사용될 기본 구조에 대해 미리 연구를 수행해 본 내용이었다. 액체산소 펌프 내용은 직후에 개발될 LE-5의 액체산소 터보펌프에 그대로 적용되었으며, 알루미늄 합금제 임펠러에 알루미늄 산화 피막을 적용하고 케이싱에 탄소-테플론 복합재 링을 적용한 웨어링 링 씰 구조는 지금까지도 LE-5B-3 에 사용되고 있다. 
액체수소 펌프 연구로는 저자가 좀 미련을 가지고 있는듯 하다. 상대적으로 짧게 서술되어 있는 액체산소 펌프와는 달리 액체수소 펌프는 저자가 회전체동역학적 불리함을 간과하고 설계한 나머지 그에 대한 문제가 속출했고, 이게 왜 나오게 됐는지까지 상세하게 기술하고 있다. 저자도 저런 오버행이 큰 구조가 불리할 것이라는 사실은 알고는 있었을듯 하지만 축계의 밸런싱 결과를 믿고 그대로 설계해도 괜찮을 것이라 생각한 듯 하다. 밸런싱을 매우 정밀하게 한다면 언급된 펌프 작동유체의 점성과 매우 작은 편심 질량 덕분에 임계속도에서의 축 진동 진폭이 그렇게까지 크진 않을 것이라고 판단한 듯 한데...아마 저자 옆에 회전체동역학 전공자가 있었더라면 어떻게든 당연히 뜯어 말렸을 것이다. 그리고 언급했다시피 저자는 액체수소의 극히 낮은 점성에 대해 간과했었고. 하지만 액체수소 펌프 시험에서 실패한 경험이 직접적으로 담당하진 않은 LE-5 는 몰라도 이후의 LE-7에 까지 이어져서 결과적으로는 성공으로 이어지게 했던, 귀중한 경험이었던듯 하다. 
일본 터보펌프 연구 사례에서 발견되는 것이, 터보펌프의 실매질 시험을 NASDA 나 NAL 시설에서 하는 것이 아니라 펌프 제작 업체인 IHI 의 자체 시험시설에서 수행한다는 것이다. 물론 터보펌프 시스템 시험과 같이 펌프 작동유체와 터빈 작동유체 모두를 사용하는 시험은 NASDA 등에서 수행했지만. 한국의 경우는 이와 다르게 실매질 시험과 상사매질 시험, 그리고 터보펌프 시스템 시험 모두 주 연구 기관인 KARI의 시설에서 수행한다. 정확히는 상사매질 시험은 대전의 본원에서, 실매질 시험과 시스템 시험은 나로우주센터 내에 위치힌 시설에서 수행한다. 아무래도 가스터빈 업계에 몸담고 있다 보니 한국 내에서 개발된 터보펌프를 제작하는 제조기업들에 대한 이야기를 듣게 되는데, 당분간은 저런 시험시설을 국내 제조기업들에서 구축하지는 않을것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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