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7월 23일 일요일

Kamijo Kenjiro - 제 3장, 우리나라 최초의 펌프식 엔진 개발(LE-5 엔진 개발) - 터보펌프 시스템 시험

1. 터보펌프 시스템 시험

LE-5 엔진의 두 터보펌프가 완성 단계에 도달하여 슬슬 두 터보펌프를 연결한 터보펌프 시스템 시험(한국식으로 하면 '파워팩 시험'이 된다 - 역자 주)에 착수하게 되었다. 두 터보펌프에서 토출된 액체산소와 액체수소를 가스발생기에서 연소시켜(실제로는 수소와 산소 일부가 연소되고, 여분의 수소로 연소 온도를 낮춘다), 이 수소 과농 가스로 터빈을 구동시키게 된다. 이 터보펌프 시스템의 자력 구동이 확립되면 LE-5 엔진의 완성 단계에 도달하게 되는, 매우 중요한 시험이다.
LE-5 엔진 터보펌프 시스템 시험 유로 구성

이 시험 계획을 검토하던 도중 당시 LE-5 엔진 개발에 강한 관심을 가지고 있었던 NAL의 부장이 "독립 2축식 터보펌프 시스템은 시동 시 두 터보펌프의 회전수를 각각 적절하게 조종하는 것이 불가능하지 않은가?" 라고 지적하였다. 이것에 대한 대답은 어떠한 식으로 해야 할지, 살짝 곤란했다. 이유는, 미국 아폴로 계획의 새턴 V 로켓 제 2, 3단에 사용된 100톤급 J-2 엔진(추진제 조합이 액체산소/액체수소)에 독립 2축식이 이미 실용화되었기 때문이었다. 
"미국에 예시가 있으므로 괜찮을겁니다." 등의 말로도 가능하지 않을것같아 "계산기(컴퓨터)로 시동상태 시뮬레이션을 진행했습니다." 라고 그럭저럭 대답하였다.

2. 터보펌프 시동상태 시뮬레이션

터보펌프 시스템 시험 준비 중에 NAL 가쿠다 지소 로켓 유체기계 실험실의 시무라 타카시(志村隆) 연구원과 NASDA의 아오키 히로시(青木宏) 개발부원에게 터보펌프의 기동과도상태를 계산할 프로그램을 작성할 것을 부탁하였다. 계산 프로그램 작성은 비교적 순조롭게 진행되었다.
두 터보펌프를 연결하는 배관으로부터 가스를 방출시키는 기능(바이패스 계통)을 부여한다면 기동이 확실히 이루어지겠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 이후, 터보펌프 뿐만 아니라 LE-5 엔진 시험에 대해서도 시뮬레이션 계산이 많이 행해졌다. 우리 나라의 로켓 개발에 있어, 이 터보펌프 기동 시뮬레이션이 최초이며 이 계산 프로그램이 LE-5 엔진의 시동 기동 시뮬레이션 프로그램으로 발전하였다.

LE-5 엔진의 기동 시뮬레이션 프로그램에서의 구성품 구성도
본문에서 언급된 바이패스 계통이 'LTV' 라고 추정된다



해당 프로그램에서의 계산 방법. 
경계 조건으로 연소기 계통 압력을 주었고, 이를 이용하여 순서대로 연소기, 터보펌프계통의 계산을 수행한다.

해당 프로그램의 Flow Chart.
 밸브 개도를 입력하고, 이후 연소기 계통과 관련된 터빈 계통의 유량 밸런스, 이후 펌프 계통, 시간응답 계산을 수행하는 구조.

1980년 5월 말부터 터보펌프 시스템 시험에 돌입하였다. 하지만 시뮬레이션으로 기동이 이루어지는 시퀀스를 확립하기까지 꽤 많은 시행착오가 필요했다. 기동이 이루어진다는 전망을 얻고 비로소 두 터보펌프를 결합하여 꽤 긴 시간 동안 시험을 진행하게 되었다. 
미국에서는 터보펌프 시험에서 많은 수의 시험 실패를 겪었다. 수 년 전에는 우주왕복선 주 엔진(SSME)의 액체산소 펌프의 큰 폭발 사고가 있었다. NAL의 그룹은 터보펌프 폭발을 한번도 겪어보지 않았지만 언젠가 경험하게 될 것이라고 각오를 다지고 있었다.

3. 실제 터보펌프 시스템 시험 돌입!

실질적인 책임을 맡던 나는 매 회 시험 직전마다 시험장에 들어가 터보펌프 시스템의 결합 상태를 확인하였다. 1980년 6월 27일, 꽤 긴(50초) 시험 직전의 상황(그림 3.3)을 두 눈으로 확인하고 컨트롤 룸으로 들어갔다.

그림 3.3 극저온 추진제를 위해 예냉을 수행하고 시험을 진행한 듯 하다.

시퀀스에 따라 시험이 진행되는 것이었으나, 갑자기 터보펌프가 폭발하는 광경이 머릿속에 떠오르고 말았다. 머리에 피가 쏠리는 것을 처음 경험해보는 순간이었다. 어느새, 시험 경과를 지켜볼 여유도 없이 컨트롤 룸을 빠져나와 옆 방에서 시험 경과를 지켜보게 되었다. NASDA의 여성 사무원에게 커피를 달라고 부탁하여 이것을 받아 마신 지 5 ~ 6 분 후. "시험은 무사히 성공하였습니다." 라는 통지를 받아 간신히 정상으로 돌아왔으나, 나의 담력 없음을 실감하였다. 이후 몇 번이고 똑같은 수라장 속에 서게 되는데 이러한 부끄러운 행동은 하지 않았다.
이 시험이 무사종료된 날 밤부터 고열을 동반한 독감에 걸려, 가족과 함께 살던 훌륭한 관사 근처의 병원에 입원하고 말았다. 터보펌프 결합 시험은 7월 2일까지 이어져 성공적으로 끝났고, 나는 그 결과를 퇴원 후에 들었다.


한 마디

LE-5 이후 LE-7 등 이후 엔진 개발에 대해서도 컴퓨터 시뮬레이션으로 기동 과도 특성을 검증하여 엔진 시동 절차 확립에 사용하였다고 들었다. 비교적 최근에 발표된 사례는 LE-7A 엔진의 시동 해석 프로그램이었는데 위의 LE-5 개발 시에 사용한 코드 대비 계산 요소가 더 많이 들어갔으며, 계산에 사용된 컴퓨팅 파워도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많았음을 알 수가 있었다. 해당 문헌은 "ロケットエンジン動的シミュレータ(REDS)" 라 검색하면 나온다.
엔진의 시동 시퀀스는 이렇듯 별도의 논문들이 나올 정도로 매우 중요하다. 과거 항우연(KARI)의 유튜브 채널에 엔진 개발 담당자가 출연하여 시동 시퀀스 개발에 대해서 언급한 적이 있었는데, 밸브 개폐 타이밍이 조금이라도 어긋나면 시동 실패, 혹은 엔진의 폭발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고 언급하였다. 
나도 엔진 시동 시퀀스에 대해 직접 들은 바 있다. 현재 다니고 있는 대학원의 다른 랩 박사과정 선배가 해당 시동 시퀀스 코드를 개발하였는데, RD-8 엔진의 터보펌프 + 항우연 개발 예연소기 계통으로 구성된 다단연소사이클 파워팩 데이터를 받아와 각 구성품 별로 모델링을 수행, 코드를 구성하여 실제 시동 시와 엔진의 거동이 비슷하게 계산되는지를 비교하였다. 특히 선배가 개발하였던 코드가 타 코드와 구별되는 차이점으로는 계산 시간이 비약적으로 감소하였다는 것이었다. 

이 사례는 어쩌면 나와도 상관 있을지도 모르겠다. 첫 번째로 나는 작은 가스터빈에 대한 연구를 수행중인데, 연구실 차원에서 가지고 있는 엔진 시동 시의 데이터를 기반으로 엔진의 제어 특성을 알아내고 싶은 생각이 든다. 이것에 대해서 본문에 언급된 해석 방식을 적용하면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두 번째로는 나와 저자가 의외로 비슷한 성격이라는 것이었다. 실제 시스템 시험 시에 저자는 시험을 바로 컨트롤 룸에서 보는 것이 두려워서 옆 방으로 피해버렸을 정도로 많이 소심한 모습을 보인다. 나 역시도 얼마 전 엔진 시험 도중 이전과 다르게 붉게 달아오른 배기 덕트를 보고 순간 무서워져서 몸을 피했던 적이 있다.

2023년 7월 16일 일요일

Kamijo Kenjiro - 제 3장, 우리나라 최초의 펌프식 엔진 개발(LE-5 엔진 개발) - 이어지는 축 진동 문제 - 액체수소 터보펌프 편

1. 액체수소 터보펌프 시험 - 구성품 시험에서 정격회전수 도달 실패

액체수소 터보펌프의 개발은 NASDA와 IHI가 담당하고, NAL은 개발 과정을 지원하였다. 액체수소 터보펌프도 액체산소 터보펌프와 똑같이 펌프와 터빈을 각각 시험하고 양자의 성능을 파악한 다음에 터보펌프로 구성하여 터보펌프 시험을 실시하는 것으로 계획하였다. 펌프의 터빈의 성능까지만 취득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따라서, 전기모터로 펌프를 구동시켜보는 시험은 정격 회전수(50,000 RPM)에서 구동시키지 않아도 좋다고 생각하였다.
전기 모터로 구동시키는 고속운전에 대해서는, 전기모터와 펌프의 동심 맞춤이 어려웠다. 1979년 봄에 진행하였던 NASDA 가쿠다 로켓개발 센터의 시험에서 분당 5만 회 회전을 좀처럼 달성하는 것이 어려웠다. 여기서, NASDA 로켓 담당 이사로부터 전혀 예상할 수 없었던 의견이 나왔다. "액체수소 펌프에 대해 정격회전수에 도달하지 못한다면 그 다음 단계는 없다." 라는 의견이었다.

LE-5의 액체수소 터보펌프

2. 터보펌프 형식으로의 시험 결정

이후, 도쿄 미나토 구 하마마츠 정의 NASDA 본부에서 어떠한 기대도 없는 회의가 열렸다. 많은 젊은 기술자들은 터보펌프 형식으로 시험한다면 동심 정렬 등의 문제가 없어지게 되어 정격회전수 도달이 가능해진다는 등의 희망적인 관측을 하고 있었다. 
회의 결과는 항상 NAL, IHI, NASDA 순으로 종합 의견을 말하는 식으로 진행되었다. 당시 나는 아직 젊은 기술자였지만 오오츠카 사다키치(大塚貞吉) 가쿠다 지소장으로부터 전권을 위임받았던 관계로 나 자신이 생각한 바, 즉, "터보펌프 형식으로 시험을 진행하고 싶습니다." 를 몇 번이고 반복하였다.
결국, 펌프의 성능을 취득하기 위한 새로운 액체수소 펌프를 제작하여 액체수소 펌프만의 시험을 실시하고, 터보펌프 시험은 기본적으로는 최초 설계대로의 터보펌프로 진행하는 것이 되었다.
이때 진짜 아쉬웠던 것은 위의 문제해결 과정 중, 앞서 언급한 IHI의 히로키 씨(広木強, 히로키 츠요시.액체산소 터보펌프 문제 해결에 지대한 역할을 함.)가 LE-5 터보펌프 개발 팀으로부터 나오게 된 것이었다. 히로키 씨는 이전에 언급한 ISAS의 터보펌프 관련 업무를 맡게 됐다고 들었다. 히로키 씨와 다시 일하게 된 것은 H-II 로켓 8호기의 사고 조사를 우주개발위원회로부터  위탁받았던 때였다.

3. 최초 액체수소 터보펌프 시험 - 축 진동 문제 발생!

액체수소 터보펌프 시험은 효고 현(県)의 IHI 아이오이(相生) 시험장에서 재개되었다. 이때가 이전의 액 체산소 터보펌프 축 진동 문제를 해결했던 때와 딱 맞는 시기(1979년 4월)였다고 기억하고 있다.
좋은 소식을 기다리고 있던 중, 갑자기 "터보펌프는 정격회전수인 50,000 RPM에서 돌았으나 어느 정도의 축 진동이 발생하였다." 라는 연락이 들어왔다. 이땐 "안좋은 일이 일어나버렸다. 축 진동 전문가가 아닌 내가 영 아닌 판단을 해버렸군." 라고 후회할 뿐이었다. 
마침 NASDA 가쿠다 로켓개발 센터에 있던 NASDA 본부의 개발위원은, 내 눈으로 보기에 "두 번 다시 못믿겠다." 라고 얼굴에 쓰여있는것만 같았다. 내가 약간의 변경으로 개발을 진행해 보자고 강하게 주장했기 때문에 그 사람은 이 방침에 따랐다는 것을 뼈저리게 느낀 추억이었다.

4. 축 진동 문제의 원인 - 베어링

다시 한번 도면을 보고 검토하고 싶다고 생각하여 NASDA 가쿠다 로켓개발 센터의 한 방에 액체수소 터보펌프의 큰 조립 도면을 펼쳐놓았다. 액체산소 터보펌프의 축진동 문제가 극적으로 해결됐던 것이 머리에 떠올라, 자연스럽게 액체수소 터보펌프의 밸런스 피스톤 움직임을 좌우하는 베어링에 눈길이 갔다. 

그림 1.16. LE-5의 액체수소 펌프의 구조. 펌프 임펠러 후면의 베어링에 주목.
베어링 외륜이 접시 스프링과 접합되어 축 방향으로 움직일 수 있다.


안절부절 못하고, IHI의 미즈호(瑞穂) 공장에 전화하였다. "제가 부탁하는 것을 하나도 빠짐없이 실행해 주시길 바랍니다. 하우징에 결합된 펌프 임펠러 측 베어링(그림 1.16의 베어링)의 외륜이 액체 질소 환경 하에서 움직이는 지를 조사해 주십시오." 라고 강한 어조로 요구하였다. "조사하겠습니다." 라는 대답을 얻은지 3시간 정도 후에 "베어링 외륜은 움직이지 않았습니다." 라는 대답이 돌아왔다.
이걸로 이번 축 진동 발생 설명은 성립되었다. 밸런스 피스톤이 순조롭게 기능하기 위해서는, 베어링의 외륜은 케이싱 측에 결합된 하우징 내부에서 축 방향으로 자유롭게 움직여야 할 필요가 있다.(그래야 밸런스 피스톤 오리피스 간극이 조정된다 - 역자 주) 베어링 외륜이 하우징에 고착되어, 앞서 언급했던 액체산소 터보펌프와 비슷하게 베어링에 '덜거덕거림' 이 발생, 축 진동이 일어났다. 그런데, 그러한 상태에서도 어찌어찌 정격회전수(50,000 RPM)에서 돌 수 있었다는 것에서 오히려 자신감을 얻었다. 설계도대로 일을 진행해도 좋은 것이라 액체수소 터보펌프는 마침내 완성되었다.
후일 밝혀진 바에 따르면 당연히 수행되어야 했을 푸시 - 풀 테스트(베어링 외륜이 극저온 환경 하에서 움직이는지를 시험하는 테스트)를 하지 않아 베어링 외륜을 지지하는 하우징의 재료가 설계와 맞지 않았다. 열팽창계수가 큰 재료였기 때문에 액체수소 환경 하에서 베어링 외륜과의 간극이 없어져버린 것이었다. 
고비를 넘기는 것이 가능해졌기 때문에 안심해 버려 이러한 일들이 왜 일어났는지에 대한 원인 규명은 진지하게 요구되지 않아버렸다.

5. NAL의 액체수소 펌프 연구

NASDA 주도의 액체수소 터보펌프 개발을 지원한다는 목적으로 NAL도 인듀서의 흡입 성능을 조사하기 위한 액체수소 펌프를 제작하였다. 이 NAL 시제 액체수소 펌프에 대해서는 살짝 설명하겠다.
LE-5 엔진 개발 분담이 결정되던 시기, NAL 가쿠다 지소장이었던 오오츠카 사다키치 씨는 액체수소, 액체산소 양 터보펌프의 연구개발을 하기로 계획하였다. 특히, 초대 NAL 가쿠다 지소장이었던 오오츠카 씨는 이것에 대해 대단한 욕심이 있었다. 하지만, 액체수소 터보펌프 시험설비 건설비의 견적을 내 본 결과 당시 50억 엔 이상으로 예상되었다. 이 금액은 NAL의 예산 규모를 아득히 초월했기 때문에 NAL 간부는 액체수소 터보펌프 담당을 포기하였다. 오오츠카 씨는 액체수소 펌프 연구를 할 수 없었던 것에 몹시 분개하여 나에게 몇 번이고 "변명할 여지가 없다." 라고 말했던 것을 기억하고 있다.
그래도 오오츠카 씨는 NAL도 액체수소 펌프의 연구를 할 수 있다고 생각하여, 시험설비 건설비가 꽤 낮아지는 액체수소 인듀서 연구를 시작하였다. 경감하였다 해도, 그래도 수십억 엔의 예산이 어림잡아졌다. 더욱이, 미국에서 액체수소 인듀서의 연구 성과가 많이 발표되고 있는 것으로부터, 고액의 연구비를 사용할 것이 걱정되어 이 제안에 대해 반대했다. 
이에 대한 대안으로 NAL은 액체수소 펌프 인듀서를 연구하는 펌프를 제작하여 NASDA의 시험설비에서 시험하는 안을 제시하였다. 이 펌프를 제작하던 시기(1979년 ~ 1980년) 앞서 언급한 NASDA 주도의 액체수소 터보펌프에서 축 진동 문제가 발생하였다. 나는 ISAS 와의 경쟁이 신경 쓰여, 만일의 경우에 대비해 NASDA 담당 펌프와 호환되는 펌프를 생각하였다.

NAL 시제 액체수소 펌프 실물 사진

NAL 시제 액체수소 펌프 단면도. 인듀서 - 펌프 임펠러 사이에 위치한 베어링에 주목.


NAL 시제 액체수소 펌프의 축계 사진. 인듀서 - 펌프 임펠러 사이에 위치한 볼 베어링이 잘 보인다.

본문에 언급된 터보펌프 축계 배치 그림. 
NASDA의 액체수소 터보펌프가 사용한 방식은 (a)이며, 본문에서 언급된 NAL의 배치는 (b)이다.

이 액체수소 펌프의 설계는 특히 축 진동 제어를 고려하여 설계하였다. 인듀서와 펌프 임펠러 사이에 볼 베어링(액체수소 냉각 자기윤활 베어링)을 위치시키는 구조(그림 1.21에서 (b))이다. 
이 구조는 조립이 복잡하고 부품 수도 늘어나게 되지만 축, 인듀서, 펌프 임펠러 등으로 이루어진 회전축계의 고유진동수, 즉, 위험회전수가 높아져 운전회전수 이하의 위험회전수 구간의 수를 줄일 수 있다는 이점을 얻는다. 이 펌프는 축 진동 문제 없이 정격운전(50,000 RPM)에서 인듀서의 흡입능력을 취득하는 것이 가능했다.
실제 엔진에 적용되진 않았으나 이 펌프의 구조는 후술할 LE-7 엔진의 터보펌프에까지 이어졌다.


한 마디

이번 이야기에서 NASDA의 액체수소 터보펌프 축 진동을 줄이기 위해 사용했던 방식은 베어링 하우징의 재검토였다. 하지만 이 과정 중 저자는 터보펌프의 축 진동 억제를 위해 새로운 구조를 시도하여 성공하였다고 언급하였다. 해당 방법은 기존의 인듀서-펌프-베어링 구조 대신, 인듀서-베어링-펌프 구조를 사용하는 것이었다. 
이러한 방식은 축계의 오버행을 줄여주어, 그 효과로 축계의 고유진동수를 상승시키는 방식이다. 쉽게 생각하자면, 길게 뻗은 캔틸레버 빔보다는 중간에 지지대가 있는 빔이 휘기 더 어려운 원리를 이용하는 것이다.

아래는 그 효과를 잘 보여주는 축 진동 자료이다. 순서대로 NASDA 설계의 액체수소 터보펌프, NAL의 시제 액체수소 펌프 시제에 대한 것이다. NAL 펌프는 실물로는 펌프로만 존재하지만 터보펌프임을 상정하여 계산한 듯 하다.
NASDA 설계 액체수소 터보펌프의 축 진동 그래프. 운전영역 이하에 1, 2차 위험속도 영역이 존재한다.

NAL의 호환 액체수소 펌프 축 진동 그래프.
베어링 강성에 따라 운전영역 5만 RPM 이하에 위험속도 영역이 하나만 위치할 여지가 있다.


NAL의 베어링 배치를 사용한 LE-7의 액체산소 터보펌프.
인듀서 - 펌프 사이 베어링과 터빈측 베어링 두 개로 축계 전체가 지지된다.


그리고 사실 이렇게 베어링 배치로 오버행 영역을 줄이는 설계는 동구권, 그리고 동구권 터보펌프 기술을 받아온 한국에서 주로 사용하는 방식이다. 

여기서는 아예 인듀서 앞에 베어링을 설치한, 베어링 - 인듀서 - 펌프 - 베어링 구조를 사용하여 펌프 부분에 오버행이 없다고 할 수 있다. 거기다 각 추진제 계통의 축계가 스플라인 조인트로 분리된, 사실상 기계적으로는 별개인 두 개의 축으로 이루어져 축 자체의 길이도 짧아 어떻게든 고유진동수 영역을 운전영역보다 훨씬 위로 올리겠다는 의지가 보인다. 아래는 그 예시인 한국의 7톤급 터보펌프이다.
 
한국의 7톤급 터보펌프 중 산화제 펌프 부분.
인듀서 전방에 작은 볼 베어링(인듀서 횡추력 지지), 펌프 임펠러 후방에 큰 볼 베어링(축 추력 지지)이 보인다.

한국의 7톤급 터보펌프 중 연료펌프 - 터빈 부분.
역시 연료펌프 인듀서 전방 베어링, 펌프 임펠러 - 터빈 사이 베어링으로 축계가 지지된다.


동구권 설계 터보펌프의 베어링 배치.
양 펌프 모두 인듀서 전방, 펌프 임펠러 후방에서 지지되며 스플라인으로 분리된 축계이다.


2023년 7월 11일 화요일

Kamijo Kenjiro - 제 3장, 우리나라 최초의 펌프식 엔진 개발(LE-5 엔진 개발) - 이어지는 축 진동 문제 - 액체산소 터보펌프 편

1. LE-5의 액체산소 터보펌프 축계

LE-5 엔진의 액체산소 터보펌프 개발 과정에서는 우선, 펌프와 터빈의 각 성능을 측정하는 방식을 채택하였다(구성품 별로 성능 확인을 먼저 거친다는 뜻). 처음 제작한 시제에서는 펌프는 동력계(전동 모터)로 구동시키고, 터빈 출력도 동력계(여기선 다이나모미터)로 흡수하는 방식을 사용하여 각 구성품의 성능을 취득하였다. 이들을 결합하여 1차로 제작한 터보펌프 시험에서는 축 진동 진폭은 작았고 축 진동에 관련된 한계치를 만족시키는 결과를 얻었다.
그런데, IHI의 터보펌프 그룹의 책임자였던 히로키 츠요시(広木強) 씨(당시 과장)가 "액체수소 터보펌프와 비교할 때 출력이 큰 폭을 작은 터보펌프가 액체수소 터보펌프와 같은 구조로 되어있습니다. 더 컴팩트한 구조가 되어야 합니다." 라고 주장하였다. 구조 재검토를 수행하여 대단히 컴팩트한 구조를 찾아내었다. 그림 3.2에 도시하였듯이 수소 과잉 고온 터빈구동 가스(수소 과농 가스)와 접하는 고온 가스 씰과 헬륨 퍼지 씰을 계단 모양으로 배치한 구조이다. 헬륨 퍼지 씰은 2개의 카본 링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곳의 중앙으로부터 헬륨 가스를 방출하여 메카니컬 씰로부터 누설된 산소와 고온 가스 씰을 빠져나온 수소 과농 고온 가스의 만남을 방지하는 기능을 수행한다. 거기다, 2매의 터빈 디스크를 볼트로 결합하는 구조에서, 디스크를 1매로 하고 이 디스크로부터 2열의 동익을 분기시키는 구조로 변화하였다. 이 구조로 대단히 컴팩트한 터보펌프가 되었다. 히로키 씨 등의 엔지니어들의 높은 능력에 감복한 추억이었다.
터보펌프는 1차 위험회전수(펌프 임펠러, 터빈디스크, 축 등으로 구성된 회전축계의 고유진동수의 가장 낮은 값)이하의 회전수에서 구동하는 것이 되었다. 설계상, 1차 시제 터보펌프보다 더 안정적인 축계가 되었다.

LE-5 엔진의 1차 시제 액체산소 터보펌프의 단면도.
언급된 2매의 볼트로 체결된 터빈 디스크와, 고온 가스 씰(タービンガスシール)과 헬륨 퍼지 씰(ヘリュームパージシール)이 일직선으로 배열된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LE-5 엔진의 1차 시제 액체산소 터보펌프의 임계속도 그래프. 
점선으로 나타낸 정격 회전수(16,500 RPM) 보다 아래에 1차 임계속도가 위치함을 알 수 있다.

그림 3.2, LE-5 엔진의 2차 시제 액체산소 터보펌프의 씰 계통.
터빈 쪽의 고온 가스 씰(高温ガスシール)과 헬륨 퍼지 씰(ガスヘリウムパージシール)가 계단 형식으로 배열되어 있다.

씰 계통 및 터빈 디스크 형상 변경 후의 임계속도 영역 그래프.
아마도 터빈 디스크의 오버행이 줄어든 영향으로 터빈의 1차 임계속도가 터보펌프 회전수보다 올라간 듯 하다

LE-5의 헬륨 퍼지 씰(추진제 혼합방지 씰). 두 개의 탄소 링으로 이루어져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2. 축 진동 문제 발생! 그리고 안이한 결론

하지만 이 2차 시제 터보펌프를 구동시키자 문제가 되지 않을까 라고 판단할 수 없는 정도로 미묘한, 불가사의한 축 진동이 발생하였다. 이 원인으로는 베어링이 부드럽게 회전할 수 있도록 적용한 "접시 스프링"이 유효하게 기능하지 않았을 가능성이 떠올랐다. 접시 스프링은 미리 베어링에 하중을 가하여 베어링이 덜거덕거리지 않도록 하는 작은 부품이다.

위의 단면도에서 접시 스프링이 보인 부분을 클로즈업. 베어링을 그림 상에서 터빈 쪽으로 밀고 있다


베어링 예압의 효과. 예압을 가하면 베어링의 강성(파란 선의 기울기 정도로 보면된다)이 상승한다.

수 회에 이어서 IHI와 함께 제작도면과 실제 제작 상태 사이에 차이가 있지 않은지 검토하였다. 터보펌프의 회전축계 부품들 중에는 열팽창계수가 다른 것이 있어 90 ~ 100 K 정도의 액체산소 환경에 노출된 결과, 문제가 없다고 판단하는 것이 어렵게 되었다. 결국, 접시 스프링 기능의 문제는 없다는 결론에 도달하여 "터보펌프 진동 문제는 어려운 것이다" 라고 제멋대로 생각하여 안이하게 다음 시험에 착수하였다.

3. 터보펌프 시험에서도 문제 발생!

1979년 3월 19일, 새로 완공된 NASDA의 가쿠다 로켓개발 센터의 터보펌프 시험 설비를 사용하여 액체산소 터보펌프만의 시험을 실시하였다. 그런데 엄청나게 큰 진폭의 축 진동이 계측되었다. 신경 쓰고 있던 것이 현실의 문제가 되어버렸다. 즉시 도쿄 NASDA 본부의 엔진 부장에게 이 일의 경위와, 이것을 개량하려면 반 년 정도가 걸리겠다는 것을 전화로 전달하였다. 전화의 반대편에서 부장이 "이거 뭔가 잘못된거 아닌가!" 라고 흥분된 상태로 소리쳤던 그때, "축진동과 케이싱의 가속도를 실수로 표기했습니다." 라는 메모가 손에 들어왔다. 확실히 터무니없는 축 진동이 계측되었다. 그러나, 완전히 안심할 수 있는 정도는 아니었다. 올바른 축 진동 데이터를 보아도 신경쓰이는 진동은 확실히 나타났다. 더욱이, 이 진동 때문에 메카니컬 씰로부터 허용될 수 없을 정도의 산소 누출이 관측되었다.


4. 문제 해결로의 여정

당일 터보펌프를 분해하여 점검하였다. 당시엔 NAL 가쿠다 지소에서 연구원이 터보펌프의 분해나 조립을 수행하였다(이후엔 IHI 에서 한것같다) 저녁부터 터보펌프 분해를 시작하였는데, 전술한 접시 스프링을 분해하자 "어라?" 라는 생각이 들었다. 
내 눈에는 접시 스프링이 완전히 닳아버려 스프링의 기능을 하지 못했던 것처럼 보였다. 그런데, 같이 분해하였던 연구원이 "이걸로 됐다" 라고 강하게 주장하였다. 30분 정도 토론을 하였으나 그 주장에 자신이 있었던 관계로 분해를 먼저 진행해 보기로 하였다. 그때, 똑같이 분해 작업에 참여하였던 키쿠치 마사타카(菊池正孝) 보조연구원이 "카미죠 님의 말이 옳다고 생각합니다." 라고 말하였다. 막 밤 12시를 넘기던 차였다. 당시 나는 대단히 기운이 빠져 지구력이 없었기에, 체력이 한계에 빠진 상태로 머릿속이 몽롱한 상태였다.
다행히도 NASDA의 하라다 쿠니오(平田邦夫)와 아오키 히로시(青木宏) 개발부원이 일의 과정을 지켜봐 주어 분해 작업이 이루어지는 건물과 다른 건물에서 대기하였다. 두 사람을 불러 경위를 설명하며, "접시 스프링이 유효하게 작용하는지 아닌지를 액체산소에서의 치수 변화도 고려하여 계산하고 싶습니다." 라고 부탁하였다. 두 시간 정도 후에 그 두 명이 계산 결과를 가지고 돌아왔다. 접시 스프링이 작용하지 못할 가능성을 상세히 설명하고 있었다. 원인을 알았다면, 그 다음은 간단하다. 가쿠다(角田) 시에 인접한 오오카와라(大河原) 촌의 작은 공장에서 접시 스프링을 눌러 주는 스테인레스로 제작된 작은 부품의 개량 작업을 실시하였다.

개량하였다는 작은 부품으로 추정되는 부품. 화살표 끝에 주목.


1979년 4월 4일, 이번에는 축 진동의 진폭이 5 마이크로미터 정도로 작아져서 터보펌프는 고요히 작동하였다. 이렇게 기쁜 생각을 하게 된 것은, 그 후 실험을 하지 않을 것처럼 생각하게 한다. 키쿠치, 하라다, 아오키 씨의 문제해결에의 공헌은 앞으로도 일생동안 잊지 못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내가 마음의 여유를 되찾게 된 것은 후술할 LE-5 엔진의 액체수소 터보펌프의 축 진동이라는 큰 문제를 해결한 데에까지 이어졌다고 생각한다.


5. 어쩌다 의견 차이가 나왔을까?

여전히 기술한 연구원의 주장에 대해서는 그것대로 일리가 있었다. 제 1장에 기술하였듯이 로켓 터보펌프 내의 압력이 회전 부품(펌프 임펠러 등)의 표면에 작용하여, 그 함력으로 축 방향의 힘이 발생한다. 이 조정방법에 대해서, 펌프 임펠러의 후면 슈라우드를 이용하는 밸런스 피스톤(그림 1.16)을 이용한다. 이 방법에서는 접시 스프링을 크게 변화(변위 1 ~ 2 mm) 시키는 것과 매우 적게 변화(0.1 ~ 0.2 mm 정도) 시키는 것 두 가지 설계방법이 있다. 예를 들자면, 전자는 LE-5의 액체수소 터보펌프에, 후자는 LE-7의 액체수소/액체산소 터보펌프에 적용되어 있다. 

그림 1.16. LE-5의 액체수소 터보펌프에 적용된 밸런스 피스톤 매커니즘.
임펠러 후면 슈라우드와 케이싱 사이의 밸런스 피스톤 챔버와 두 오리피스로 밸런스 피스톤 챔버 내의 압력을 조정한다.

해당 연구원은 후자의 설계를 알고 있었던 관계로, 그 정도의 작은 변화는 눈으로 관찰되지 않는다고 생각하였다. LE-5의 액체산소 터보펌프는 밸런스 피스톤을 적용하지 않아서, 베어링에 예하중을 가하는 접시 스프링이 크게 변화하도록 설계하였다. 당연히 관찰로 판단 가능하다고 생각하였던 나와의 의견 차이는 이러한 부분으로부터 나왔다.


한 마디

개량 전 LE-5의 액체산소 터보펌프의 축계를 보면 터빈과 베어링 사이의 오버행이 긴 것을 알 수 있다. 저자가 언급했던, "초기 시제보다 안정적인 두 번째 시제" 라는 의미는 이 부분의 오버행이 줄어듦에 따른 터빈 디스크의 임계속도 증가로 인한, 1차 임계 속도의 터보펌프 회전수 영역 위로의 상승을 의미한다. 이는 위에 제시한 임계속도 그래프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만약 저러한 형상으로 그대로 개발되었을 경우엔 시동 시 마다 해당 구간을 빠르게 돌파하는 것이 필수인데, 모종의 이유로 동력을 충분히 공급받지 못할 경우 해당 구간에서 고착, 그대로 시동 실패로 이어지거나 최악의 경우 터보펌프의 폭발로까지 이어질 것이다. 추력 조절에도 불리함은 당연하다.
또, 저렇게 계단식으로 씰을 배치하여 얻는 이점이 있다. 특히 터빈 가스 씰 부분이 그러한데, 작동 유체와 씰 면 사이의 전단응력으로 인한 각 속도 성분 부여로 유체의 누설을 줄여주는 저러한 형식의 씰 특성 상, 씰의 지름이 늘어난다는 것은 그만큼 각 속도 성분 부여 측면에 있어서 이점이 있다.

그런데 그렇게 개량하고 나서 베어링을 예압하는 접시 스프링에서 문제가 생겼다. 본문에서 "작은 간극의 밸런스 피스톤을 알고있는 연구원의 눈에는 그러한 점이 보이지 않았을 것이다." 라고 언급한 것에 미루어 볼 때, 접시 스프링이 들어갈 공간이 너무 좁아, 반복되는 작동으로 인해 스프링이 마모되어 예압이 거의 이루어지지 않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예압 자체가 베어링의 강성 상승을 위해 수행되는 작업인데, 의도한 강성보다 낮은 강성만을 나타낼 경우 당연히 임계속도가 터보펌프 회전수 아래로 내려오진 않더라도 상당히 가까워지는 일이 일어날 수 있을 것이다.
아마도 개량 후에는 접시스프링 반대쪽의 부품을 가공하여, 접시 스프링이 지나치게 많이 눌리지 않도록 했을것만 같다.

2023년 7월 8일 토요일

Kamijo Kenjiro - 제 3장, 우리나라 최초의 펌프식 엔진 개발(LE-5 엔진 개발) - 예기치 못한 트러블슈팅

1. 펌프 임펠러 - 케이싱 사이의 씰 구조

제 2장에 서술하였듯이 펌프 시제 시험(LE-5 이전)에서는 알루미늄 합금제 원심 펌프 임펠러의 씰 부분에 발화 위험이 없는 알마이트(アルマイト - 아노다이징을 일본에서 부르는 명칭)층을 형성하고, 케이싱 측에는 탄소를 함유한 웨어링 링 씰을 끼워넣는 방식(웨어링 링 씰)을 확립하였다. 이 방법은 자신이 있었다.

 - LE-5 액체산소 펌프 임펠러의 씰 구조

여기서 잠시 저자가 언급한 씰 구조에 대해 설명하겠다. 해당 씰은 아래의 단면도에서 펌프 입구, 그러니까 펌프 임펠러의 목 부분에 위치해 있다. 아래의 LE-5 엔진 액체산소 터보펌프 단면도에서 "ウェアリング” 라 표기된 부분이 씰 위치이다.
LE-5의 액체산소 터보펌프 단면도. ”ウェアリング” 에 주목.

해당 씰은 "웨어링 링 씰" 이라는 씰이다. 해당 씰은 라비린스 씰과 비슷하나, 케이싱과 씰 사이에 간극이 있는 라비린스 씰과는 달리 씰의 이 부분이 케이싱의 마모성 재질로 파고들어 마모되면서 씰의 기능을 수행하는 형식이다. 고속 회전 + 액체산소 환경이기 때문에 마찰이 일어나면서도 발화하지 않는 재질이 필요하다. 따라서 마모성 재질은 베어링의 케이지에도 사용되는 테플론과 탄소를 조합한 재료를, 씰의 이 부분에는 아노다이징을 수행한 알루미늄 재질이 사용되었다.

웨어링 링 씰의 구조.

위의 씰 구조를 적용하여 저자는 아래 그림 2.2의 시제 펌프를 제작하여 시험하였고, 좋은 결과를 얻어 그대로 LE-5에도 사용한 것으로 보인다.
한편, 한국형발사체의 75톤, 7톤급 터보펌프의 임펠러의 경우, 접촉하여 마찰하는 구조를 배제하기 위하여 플로팅 링 씰을 해당 위치에 적용했다.

그림 2.2

2. 웨어링 링 씰 부분에서 과도한 접촉 흔적이 발견되었다!

LE-5 엔진의 액체산소 펌프에도 전부 동일한 구조의 웨어링 링 씰을 적용하였다. 그런데, 개발이 완료되지 않으면 안 되는 1979년 11월의 시험에서 이 웨어링 링 씰에서 이전까지 본 적 없는 심한 접촉 흔적을 찾아내었다. 알루미늄 합금제 펌프 임펠러에서는 크게 위험한 현상이었다. 몇 번이고 펌프를 제작해 본 IHI에 "알마이트 층 형성 방식이 바뀐거 아닙니까?" 라고 문의하였다. 하지만 "바뀐 점은 없습니다." 라는 답장밖에 돌아오지 않았다.

LE-5의 액체산소 터보펌프에 적용된, 웨어링 링 씰의 마찰흔 사진.
사진은 정상적일 때의 경우로 보이며, 씰의 이 부분이 긁고 지나간 부분을 확인할 수 있다.

3. 알마이트 층 처리 방식은?

NASDA 로켓개발 센터의 터보펌프 결합 시험이 빠르게 다가오고 있었다. NAL 담당의 액체산소 펌프와 NASDA 담당의 액체수소펌프를 결합하여, 터보펌프 시스템(한국식 표현으로는 '파워팩')이 올바르게 가동하는지 알아보는 시험이었다.
액체산소 터보펌프의 완성이 늦어진다면 엔진 개발 스케쥴에 직접적인 영향이 가게 된다. 결국 참지 못하여 IHI의 담당자에게 "펌프 임펠러의 알마이트 층 제조 과정의 전부를 책임자가 체크하고싶습니다." 라고 전하였다. 수 일 후, 원인은 간단하게 찾아냈다. 알마이트 처리에 의해 형성된 다공성의 두꺼운 알마이트 층을 치수대로 깎아내게 되어 있었다.

4. 깎아내지 않은 알마이트 층과 감상

처음 제작하였던 액체산소 펌프는 제작비를 경감하기 위해 치수대로 깎아내는 과정을 생략하였다. 개발비가 제대로 붙은 LE-5의 펌프 임펠러는 형상의 치수를 정확히 하기 위하여 해당 공정을 추가하였다. 치수도 중요한 사항인데, 회전축의 동적 밸런스에도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부분을 간과해 버렸다.
모든 일은 잘 이해하여 진행하지 않으면 안된다는 것을 실감한 추억이었다.


한 마디

내가 터보펌프 임펠러 가공 과정에 대해 들은 것이 있다. 임펠러가 수만 RPM 혹은 그에 근접하여 고속회전하므로 회전체의 균형이 매우 중요하다. 따라서, 임펠러의 제조는 등방성이 우수한 재료를 가지고 오는 데서 시작한다. 그리고 그 재료를 그대로 가공하는 것이 아니라 유압 프레스로 사방에서 두들겨서 재료의 균질성을 더 올린다. 그러고 나서 임펠러의 유로를 가공하고, 밸런싱을 수행한다. 이 과정에서 밸런싱으로 깎아내는 질량은 0.X 그램 아래일 정도라고 한다.
저자가 언급한, 알마이트 층을 가공하지 않을 시 저 정도보다 더 많은 질량 불균형을 야기했을 수도 있을 것이라고 생각된다. 깍아내기 전에는 '두꺼운' 산화알루미늄 층이었다고 하니, 어쩌면 더 많을지도 모르겠다. 
그나저나, 저자가 처음 만든 액체산소 펌프는 LE-5의 그것에 비해 어느 정도의 펌프일지 궁금해진다. 거기선 별 문제 없었다고 하는 것을 보아, LE-5의 액체산소 펌프보다 저회전에 양정상승은 더 낮은 물건이 아니었을까 라고 생각해 본다. 이것도 한번 문헌을 찾아보긴 해야겠다.

일본의 재사용을 위한 터보펌프 회전축 씰 개발 방향성 - 이글 인더스트리 연구자의 논문 리뷰

최근에 일본의 터보펌프와 관련하여 좋은 논문들을 담은 학회지를 입수했다. 일본  터보기계협회(ターボ機械協会, Turbomachinery Society of Japan) 의 협회지로, 터보기계와 관련된 일본의 논문들이 올라왔다. 물론 수록된 논문은 절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