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3월 20일 월요일

Kamijo Kenjiro - 제 9장, 대학으로 옮긴 후 - H-II 로켓 8호기 사고조사

 1. 도호쿠 대학으로의 부임과 H-II 로켓 8호기 실패

H-II 로켓의 최초 비행을 시작으로 연속적으로 발사에 성공하여 NAL의 로켓 부장을 맡고 있던 필자는 이후의 연구 주제를 열심히 찾고 있었다. 그러던 와중에 도호쿠 대학(学) 유체과학연구소에서 극저온 유동 연구부문의 교수를 찾고 있어서 후보로 삼고싶다는 말이 있었다. 이야기는 순조롭게 진행되어 1996년 3월 1일에 도호쿠 대학으로 부임하였다.

도호쿠 대학 유체과학연구소

1999년 11월 15일의 H-II 로켓 8호기의 실패는, 내게 있어서도 완전히 예측할 수 없었던 일이었다. H-II 로켓 8호기의 발사 영상을 학생의 노트북 컴퓨터로 보고 있었다.
H-II 로켓 8호기 발사 영상


5호기는 2단의 LE-5A 엔진 결함으로 실패했으나 LE-7 엔진에 대해서는 여태까지 6회의 발사에서 순조롭게 작동하였다. 1단에 대해서는 어떠한 예감도 들지 않았다.
발사로부터 잠시 후, 엔진으로부터 하얀 제트 형상의 분사물이 목격됐다. 당장 발사는 실패했다고 판별이 가능했다. 발사 전부터 이어지고 있던 카운트 다운이 힘없이 정지했던 것을 기억한다.

(일본 NASDA 계열 발사체들의 경우 카운트 다운을 발사 전부터 시작하여 발사까지 남은 시간을 알리며, 0초에서 발사가 시작된다. 발사 이후에는 + 카운트 다운을 하여 발사로부터 지난 시간을 알린다 - 역자 주)

2. 사고 조사 시작

사고 발생으로부터 얼마 후 대규모의 사고 조사가 시작되어, 도호쿠 대학에 부임한 상태인 나에게도 이야기가 들려왔다. 1999년 11월 27일에 우주개발위원회의 전문위원으로 임명되어 조사위원회에 합류하게 되었다. 조사가 진행됨에 따라 사고의 원인으로는 액체수소 펌프의 고장이나 연소기 계통의 고장 두 가지로 좁혀졌다.
나는 액체수소 펌프가 파손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생각하였다. 그 이유는, 방대한 개발시험을 통과한 펌프가 길어봐야 200초 남짓 지나 고장나는 일은 터무니없는 일이기 때문이다. 
LE-7 엔진의 개발시험 과정에서는 17개의 엔진을 사용하여 시험 횟수 300회, 누적시간 15200 초의 연소시험을 진행하였다. 특히, 인정형(한국식 표현으로는QM, Qualification Model)에 대해서는 비행 1회에 해당하는 350초 시험을 2개의 엔진으로 각각 4회씩 실시하여, 그 건전성을 확보하였다.

(KSLV-II에 장착된 75톤급 엔진의 경우 지상용/고공용 통틀어서 33 기의 엔진을 개발 시험에 사용하였으며 총 184 회, 누적 18290초의 연소시험을 실시하였다 - 역자 주)

3. 이전의 일로 미쓰비시가 의심스럽다!

이전에 언급한 LE-7 엔진의 용접 문제를 접한 MHI가 보인 태도에 큰 불신을 품고 있었기에 액체수소 펌프가 아니라 연소기가 수상쩍다는 선입견에 사로잡혔다. 이 때문에, NASDA의 의뢰도 있어서 액체수소 펌프의 하류에서 큰 외부 누설이 발생했을 때 액체수소 펌프는 어떻게 거동하는가에 대한 상세한 계산을 실시하였다.

4. 엔진의 인양, 그리고 드러난 원인 - 인듀서 파손

3000미터 해저에서 기적적으로 회수된 엔진 조사에서 트러블과 직결된 원인이 액체수소 펌프 인듀서 블레이드 한 장의 피로파괴라는 것이 밝혀졌다. 확실히 인듀서 블레이드의 파손 때문에 LE-7 엔진에 일어났던 이상현상 전부가 설명되었다. 하지만 충분한 개발시험을 통과한 액체수소 터보펌프 인듀서가 왜 파손되어 버렸는지에 대해 불안해짐과 동시에, 지금까지의 개발 방법에 전부 자신이 없어져 버렸다. 
LE-7 엔진 액체수소 펌프 인듀서의 기본적인 설계는 필자가 진행하였던 LE-7 엔진 액체산소 펌프 인듀서와 동일하다고 들었다. 우주개발위원회 조사위원회로부터의 지시에 따라 이 인듀서의 특성을 재조사하는 시험이 IHI와 NAL의 가쿠다 지소에서 수행되었다.
인양된 액체수소 터보펌프의 인듀서 사진

5. 인듀서 유동 가시화 시험 실시

작동 유체로 물을 사용하고 투명한 아크릴 케이싱을 사용한 가시화 시험이 IHI의 요코하마(浜) 사업장의 도요스(洲) 연구소에서 수행되었다. 마침 이 시험이 수행된 IHI의 공장에서 2000년 4월 7일 터보기계협회의 편집위원회가 열려서 인듀서 가시화 시험에 입회하게 되었다.
그 인듀서가 발생시킨 무시무시한 역류 캐비테이션(그림 9.1)을 보고 놀람과 동시에 "인듀서의 파손 원인을 알겠다" 라고 생각하였다.
그림 9.1. 인듀서 유동 가시화 시험에서 관찰된 캐비테이션

6. 우주개발위원회 조사보고서

우주개발위원회의 최종보고서에서는, 인듀서의 피로파괴는 다양한 이유로 발생했다고 결론지었다. 그 요인에 대해서는 "피로파괴의 기점은 블레이드 표면의 길이 15마이크로미터 정도의 절삭 자국이었다", "인듀서에서는 대규모의 선회 캐비테이션과 역류 캐비테이션으로 인한 복잡한 유체 진동이 발생하였다", "인듀서 회전수의 주파수가 블레이드의 고유진동수와 인접해 있었다" 등이 예로 들어 있었다.

7. 액체수소 펌프 인듀서는 어떠한 물건이었는가?

인듀서의 피로파괴가 복합적인 요인으로 초래되었다는 결론에 반대 의견을 개진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피로파괴의 계산에 있어서는 블레이드에 가해지는 평균적인 응력과 변동하중이 중요한 인자들이다. 올바르게 계산하면 평균적인 응력은 작아지게 된다. 또한, LE-7의 액체산소 터보펌프에서 일어났던 바에 따르면 선회 캐비테이션을 억제한다면 변동하중 역시 경감시키는 것이 된다.
왜 이러한 인듀서가 되어버렸는지를 검토하였다. 표 9.1에 나타낸 표를 작성하여 인듀서 입구부 익선단의 블레이드 각도(𝛽ₜ₁, degree)과 유량계수(𝜑₁)의 관계를 대표적인 대형 액체산소/액체수소 터보펌프 인듀서들과 비교하여 조사하였다. 
유량 계수를 100배로 하여 양자의 값을 비교할 때, 명확하게 100*𝜑₁ ≥ 𝛽ₜ₁ 의 관계가 성립되는 것을 찾아냈다. 파괴되었던 인듀서의 경우를 살펴보면 𝜑₁ = 0.0725,  𝛽ₜ₁ = 8.44 인데, 이 경우 100 * 𝜑₁ 𝛽ₜ₁이 되어 종래의 인듀서 설계와는 명확하게 상이하였다. 이 양자의 값에서 추정해 보자면 이 인듀서는 통상적인 설계점에서 약 15 ~ 20% 초과하여 사용되고 있는 것이 된다.(압력상승 등 - 역자 주) 
인듀서의 부하는 입구 부근에서 상당히 커지게 된다. 이러한 설계가 아니라 통상적인 설계를 행하였더라면 인듀서의 파손은 일어나지 않았을 가능성이 크다. 이로서 로켓 펌프 설계에 대한 내 자신을 되찾았다.
표 9.1. LE-7 LH2의 항목들과 나머지 다른 엔진들의 항목들을 비교해볼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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