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1월 16일 월요일

Kamijo Kenjiro - 제 5장, LE-7 엔진 액체산소 터보펌프 개발 - 머리를 쥐어짜는 설비 건설

 LE-7의 액체산소 터보펌프의 6천마력짜리 터빈을 구동시키는 가스의 생성과, 그 가스를 처리하는 장치는 시험 설비에 있어 특별한 기술적 어려움들이 예상되는 사항들이었다. 
터빈을 구동하는 가스는 엔진과 똑같이 고압의 수소 가스를 액체산소와 연료 과잉으로 연소시켜 생성된다. 단, 앞서 서술한 대량, 고압의 수소 가스를 저장해 두는 대형 고압탱크(400 bar, 10 세제곱미터)에 대해서는 고베 제강(神戸 製鋼)에서 특수한 제작법을 보유중이라 고압 하에서 금속을 열화시키는 수소 취성에 대해서는 걱정할 필요가 없었다.
JAXA 가쿠다 우주센터 터보펌프 시험 시설(아래 그림에 수소 벤트 및 연소 스택이 존재)

1. 터빈 배기가스 처리계통

수소 가스 분율이 높은 터빈 배기가스를 처리하는 장치는 배기가스를 확실히 연소시킴과 동시에 저소음으로 대기로 배출시킬 필요가 있다. 고베 제강 기술연구소의 사카모토 유지로(坂本裕次郎) 씨의 그룹이 규슈 대학(学) 과 공동 연구를 수행하여 고압에서 고온의 수소 가스를 좁은 관(모세관)에 통과시키면 내부 유로에서 충격파가 발생, 압력이 강하하여 소음이 줄어드는 방식을 개발하였다. 이 방법으로, 저소음으로 처리가 가능하다는 전망이 섰다.

배기가스를 저소음으로 연소시키면서 대기에 방출시키는 벤트 스택의 최종 시스템 방식을 결정하는데까지는 유쾌한 이야기가 있다. 대량의 수소과 과농 가스를 연화가 일어나지 않게(수소 연소 시, 배관 내부에서의 유동 속도가 너무 느려지면 화염이 배관 내부로 들어간다. 이것을 역화라고 한다 - 역자 주) 대기에 방출시키는 방법에 대해서, 고베 제강에서는 대량의 금속구가 채워진 장치를 제안하였다. (아마도 금속구와 금속구 사이의 공간이 모세관 역할을 하도록 의도한 듯)
그 도면을 본 순간, 나는 역화 등으로 인한 폭발이 일어나면 대량의 금속구가 산탄이 되어버린다는 것을 알아채고 그 의미를 담아서 "이런 구조로는 지구상의 야생 새들이 전부 없어져버릴 것입니다!" 라고 말하였다. 제안자도 그때의 의미를 알고 모두가 크게 웃었다. 최종적으로는 신뢰성이 높은 장치가 완성되었다.
NAL의 배기가스 처리장치 제작비는 최종적으로 6천만 엔이 되었는 데 반해 NASDA가 제작한 액체수소 터보펌프 시험시설의 터빈 배기가스(액체산소 터보펌프의 3배)처리장치의 제작비는 최종적으로 12억 엔이 되었다고 들었다. NAL이 액체산소 터보펌프의 개발 연구를 담당하면 LE-7 엔진의 총 개발비가 증가한다는 불평은 역시 근거없는 이야기였음이 밝혀졌다.

역자 첨언 : 수소 배출장치에 대하여

수소 벤트 스택에서 연소가 일어나는 광경.

일반적으로 수소 플랜트라던가, 우주센터 등의 액체수소 저장시설에서는 위의 모습을 찾아볼 수 있다. 증발해서 탱크 밖으로 새 나오는 수소를 벤트 스택으로 보내고, 벤트 스택에서는 나온 수소를 태워서 폭발 위험이 없도록 없앤다.

금속구가 들어간 수소 배출장치

아마도 언급된 수소 배출장치는 위와 같은 형상일 것이다. 다량의 금속구가 채워져 있고, 금속구와 금속구 사이의 공간이 모세관 역할을 하여 고속으로 흐르는 수소 유동에 충격파를 발생, 감속시키는 구조로 말이다. 충격파로 감속시킨다는 데에서 램 제트 엔진과 유사한 느낌이 든다.
하지만 수소라는 기체는 화염 전파속도가 매우 빠르다. 대책없이 유동 속도를 느리게 하다간 벤트 스택 끝에서 타오르던 불꽃이 관을 타고 흘러들어와 위의 감속 장치에까지 도달할 수 있다. 그렇게 된다면...

Boom!

위와 같이, 모세관을 형성하고 있던 금속 구들이 산탄과 같이 사방팔방 날아갈 것이다. 저자가 왜 '이러면 지구상의 야생 새들이 사라져 버릴 것이다' 라고 말했는지 이해가 간다.
개인적인 추측으로, 신뢰성을 높인 구조로 재설계된 물건은 위의 금속구가 금속제 메쉬 등으로 대체된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금속제 메쉬라면 폭발해도 산탄처럼 파편이 퍼지진 않을지도 모른다.


2. 액체산소 유량조절 밸브에 대한 이야기

액체산소 터보펌프 시험설비에서 LE-7 엔진에 장착되었을 때와 동일하게 터빈의 시동이나 정지 등을 시험해 보는 것이 좋다. (필수다!) 이를 위해 새로운 수소 가스 유량제어밸브를 제작할 때 상당한 비용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되었다. 고베 제강은 이에 대하여 제작비를 크게 절감시킬 수 있는 일반산업용 밸브를 사용할 것을 제안하였다. 로켓 엔진의 밸브와 비교하면 크기가 10배 이상 큰 물건이었다.
그 밸브는 덩치가 매우 커서, 완전폐쇄 상태에서 완전개방까지 수 초가 걸렸다. 하지만, 그대로 사용하여도 LE-7 엔진 시동 시 계산된 터빈 구동 가스의 유량과 유사한 유량을 모사하는 것이 가능하다고 판단되었다. 결국 해당 산업용 밸브로 충분했던 것이다.

가스발생기 점화 시(여기선 '예연소기'가 아니라 '가스발생기'라 부름. 터빈을 돌리고 주연소실로 가는 것이 아니라 그대로 배출되기 때문이라고 생각됨. KARI의 경우 알코올 버너로 터보펌프 시스템을 시험하였음 - 역자 주) 터빈 블레이드를 녹일 수 있는, 국부적인 고온 영역이 생기면 안된다.
가스발생기의 연소 특성을 확인하기 위한 시험을 실시하였는데, 점화 시 허용치 이상의 고온 영역이 생겼다. 수소 쪽의 밸브는 밸브 축이 커서 미세조정이 불가능하였다. 따라서, 유압조정식 액체산소 밸브로 조정을 실시하고 있었으나, 좀처럼 고온 영역을 허용치 이내로 내리는 것이 불가능하였다. 밸브 개방 초기에 액체산소가 과도하게 가스발생기로 흘러들어가기 때문이었다.

한편, 로켓의 터보펌프에서는 환형의 좁은 틈으로 흐르는 유체 흐름을 활용한다. 특히 중요한 예시로는 축 씰용 플로팅 링 씰이다. 플로팅 링 씰에서의 흐름은 나고야 공업대학의 야마다 유타카(豊) 교수의 계산식이 유명한데 해당 식을 유용하게 사용하였다.

그림 5.1을 보면, 액체산소 밸브 작동 초기에 밸브 축과 슬리브 사이에(아마도 한국에서 '포핏 밸브'라는 이름으로 사용되는 물건인듯 하다)좁은 틈이 생기는데, 이 틈의 흐름을 조정할 수 있다면 목적을 달성하는 것이 가능할 것이라고 갑자기 깨달았다.

밸브 단면도. 작동 초기 슬리브와 밸브 축 사이로도 유로가 형성될 것이다.

이 아이디어는 크게 적중하여 그림 5.2의 그래프와 같이 밸브의 개방 시작 구간에서의 유량 조절이 매우 잘 되었고 고온 영역이 적은 가스발생기의 시동이 가능하였다. 이후, LE-7 엔진 개발시험 종료 이후까지 200회 회가 넘는 가스발생기 시동에서 점화 미스는 한번도 일어나지 않았다.

밸브 개량 전후 비교. 개량 전에는 특정 영역에서 급격한 유량의 증가가 보이나,
개량 후에는 선형적으로 증가한다.


비교용. KARI의 연소기용 산화제 밸브. 포핏 밸브이다.
KARI의 포핏 밸브 핵심 부품인 포핏

3. 위험한 순간

건설된 시험 설비에서 LE-7 엔진 액체산소 터보펌프의 시험을 실시하고 난 직후에 무서운 사건이 벌어졌다. 그 날엔 언제나와 같이 고압 액체산소 터보펌프 시험설비에 인접한 로켓 유체기계실험실로 출근하였다. 
시험시설 방향에서 가스가 분출되는 듯한 이상한 소리가 들려왔다. 즉시 현장을 조사하면서 용량 10세제곱미터, 저장 압력 42 MPa 인 수소가스 저장탱크 출구의 작은 볼트 부근에서 제트 기류가 큰 소음과 함께 빠져나오는 것이 관측되었다. 가만히 두면 탱크의 수소 가스가 다 빠져나가기까지 수십 일이 걸렸다.

탱크 제조회사인 고베 제강과 연락을 취하여 대책을 강구하였다. 결국, 나와 이러한 종류의 작업에 능통한 명 연구원이 앞에서 언급한 작은 볼트를 더 조였다. 정전기 방지 옷을 입고 구리 스패너로 해당 작업을 진행하였다. 약간의 조임 작업으로 가스 유출이 멈추어 OK 하지 않으면 재검토 뿐이었다.
정전기로 인한 발화가 두려워서 "그저 약간만 볼트를 더 조여주시기만 하세요. 진짜 조금만요!" 라고 공들여 주의하였다. 와타나베(辺) 씨가 주의깊게 조였다. 가스 누출이 멈추어 일단 안심하였다. 긴급히 고압 수소가스 탱크의 수소가스를 스택으로 보내 안전하게 처리하는 것이 가능해졌다.

가스 수소의 누설 원인이 되었던 작은 볼트를 빼고 경악하였다. 볼트의 스레드 부분이 거의 대부분 부식되어 있었다. 만약 와타나베 씨가 강하게 볼트를 조였더라면 이 볼트는 고압으로 밀려나 멀리 날아가버렸을 것이 확실했다. 
이후 조사에서 해당 볼트 부근이 우연히 직사광선에 노출되어 온도가 올라갔고, 유지성 누출 방지제인 불소 플라스틱이 변질되어 볼트를 부식시켜 이러한 누출 사고가 일어났다는 것이 밝혀졌다.
나의 대책(아마도 바로 뛰어들어가 볼트를 조였던 걸 의미하는 듯)은 지금은 허용될 수 없다. 이후 이러한 종류의 결함이 발생할 시에는 모든 원인을 분석하고 안전한 대책을 세우고 싶다.

참고 문헌 : 

발사체 연소기용 산화제 개폐밸브의 핵심요소 기술 개발 - 김도형, 홍문근, 박재성, 이수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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