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1월 29일 일요일

Kamijo Kenjiro - 제 5장, LE-7 엔진 액체산소 터보펌프 개발 - 생각한대로 이루어지지 않는 시험 (예상 외의 난제 - 밸런스 피스톤)

 

    LE-7의 산화제 터보펌프. 사진에서 Impeller라 서술되어 있는 것이 산화제 펌프 임펠러이고, 임펠러와 후면 케이싱 사이의 공간이 밸런스 피스톤 챔버이다.


1. 밸런스 피스톤에서의 문제 발생 - 밸런스 위치 전진

최초 제작 공시체로 시험을 실시하여, 액체산소 펌프 밸런스 피스톤의 밸런스 위치가 계산 결과보다 펌프 입구 측에 더 가까워졌다. 최악의 경우, 과도한 부하로 인하여 베어링의 파손이나 펌프 임펠러와 케이싱 사이의 접촉 등의 문제도 떠올랐다. 
그 원인은 펌프 임펠러 후면 슈라우드와 여기에 마주보고 있는 케이싱의 사이의 공간을 형성하고 있는 밸런스 피스톤 챔버의 압력이 설계계산치보다 큰 폭으로 증가하였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이 설계계산치에서 원인을 찾는 것은 불가능했다.
원인규명을 단념하고 펌프 임펠러 후면 슈라우드에 6개의 밸런스 홀을 뚫었다. 이 밸런스 홀에서, 밸런스 피스톤 챔버 내의 액체산소는 펌프 임펠러 입구부로 되돌아가, 밸런스 피스톤 챔버의 압력을 낮추어 밸런스 점의 위치는 대강 설계점으로 되돌아왔다. 하지만, 이 댓가로 펌프 효율은 수% 저하되었다.
저서에서 언급되는 밸런스 홀 개념도. 소형 고압 액체산소 펌프 부분에서 언급되었다.

2. 시험용 소형 고압 펌프에서도 같은 문제가 발생하였다!

이후, 고압 펌프의 연구자료 취득을 목적으로 시작한 소형 고압 액체산소 펌프의 시험 중 밸런스 피스톤에서 문제가 발생하였다. 펌프 정지 시에 펌프 임펠러가 입구 측으로 과하게 이동하여 전면 슈라우드와 케이싱이 접촉하는 사고가 발생한 것이었다. 다행스럽게도, 이 시험에서는 펌프 작동유체가 액체산소였지만 큰 손상은 면했다. 
조사 결과, 정상상태 운전 시의 밸런스피스톤 위치는 의도한대로였다. 하지만, 정지 시의 회전수 저하 환경 하에서 밸런스 피스톤 챔버의 압력이 내려가지 않아 펌프 임펠러를 펌프 입구측으로 미는 힘이 과대해졌다. 해석 결과, 정지 시에 펌프 임펠러의 후면 슈라우드와 펌프 작동유체 사이의 유체 마찰로 일어난 발열로 인하여 밸런스 피스톤 챔버 내부의 입력 저하를 늦추고 있었다는 것이 판명되었다.
저서에서 언급되는, 소형 고압 액체산소 펌프. 밸런스 홀을 갖추고 있으며 펌프 후면 슈라우드 - 케이싱 사이 공간이 밸런스 피스톤 챔버이다.

3. LE-7의 펌프에서는 무엇이 문제였을까?

LE-7 액체산소 펌프 후면 슈라우드에 추가 가공된 밸런스 홀은, 밸런스 피스톤 챔버 내부의 압력을 낮추어 펌프 임펠러와 케이싱의 접촉 가능성을 배제하는 결과를 과져왔다. 이후, 펌프 축추력 연구에 수많은 성과를 낸 요코하마 국립대학(学)의 쿠로카와 준이치(黒川淳一) 교수에게, LE-7 의 액체산소 터보펌프 축 추력 설계를 의뢰하였다. 
LE-7 액체산소 펌프 내부 형상 개략도. 밸런스 피스톤 챔버 내부에 볼트 머리가 존재한다.

밸런스 피스톤 챔버 내부의 압력이 계산치보다 커진 원인은 그림 5.7에 도시한 밸런스 피스톤 챔버 내부의 볼트 머리(원형 홈 내부 중간에 위치함)가 유체의 원주 방향 속도를 늦추어, 그 결과 압력이 설계치보다 높아지게 된 것이 원인으로 규명되었다. (유체의 전압이 보존될 때, 유체의 동압 즉 속도가 느려지면 유체의 정압은 올라간다. 그리고 밸런스 피스톤은 정압을 이용하는 시스템이다 - 역자 주)

4. 저자의 평

이 사건이 밸런스 홀을 추가 가공하기 전에 규명되었더라면 볼트 머리의 영향을 없애(아마 홈을 메우거나 접시머리 볼트를 썼을 것이다 - 역자 주) 밸런스 홀의 추가 가공은 이루어지지 않았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만약, 그대로 개발이 진행되었을 경우 펌프 임펠러와 케이싱의 접촉사고, 최악의 경우 액체산소 펌프의 폭발 등의 사고가 일어났을지도 모른다. 
통상적으로 불충분한 해결 이후 대책이 세워지지만, 그 경우 시간에 쫒기면서 불안정한 요인이 완전히 해결되지 않은 그대로 해당 대책을 사용하게 된다. 하지만 이번엔 이것이 오히려 좋은 결과를 가져다 주었다.
상당히 만나기 어려운 행운을 만났던 것이다.


2023년 1월 24일 화요일

Kamijo Kenjiro - 제 5장, LE-7 엔진 액체산소 터보펌프 개발 - LE-7 액체산소 터보펌프의 설계

LE-7 액체산소 터보펌프의 1차 설계는 경량화는 일단 뒤로 미루어 두고, 성능과 기능에 중점을 두었다. LE-5의 액체산소 터보펌프와 동일하게 NAL이 기본설계를 수행하고 상세설계와 제작은 IHI가 이행하였다. 
액체산소 터보펌프의 중요 구성품은 주 액체산소 펌프와 예연소기용 액체산소 펌프의 임펠러, 가스터빈, 베어링, 축 씰 등이 있다. 

1. 펌프 설계

주 액체산소 펌프는 흡입 성능을 향상시켜주는 인듀서를 주 펌프 임펠러 직전에 설치할 필요가 있었다. 인듀서, 2개의 임펠러(주연소기, 예연소기용), 터빈 동익, 베어링과 축 씰 등의 여러 가지 조합 방법을 생각해 보았다.
2개의 원심 펌프 임펠러는 이전의 소형 고압 액체산소 펌프의 선행 연구 성과를 이용하여 니켈계 초 내열합금을 적용하였다. 주 펌프 임펠러의 설계에 대해서는, 제작의 용이함을 중시하여 3차원 형상을 직선으로 표현하는 루르 드 서페이스 방식을 도입하였다.
루르 드 서페이스 방식으로 나타낸 LE-7 액체산소 터보펌프 임펠러

블레이드와 베인의 형상을 결정하기 위한 유체역학적 계산은 규슈 대학(学)의 '세노 아츠토시(妹尾泰利)' 교수(현재 명예교수)가 개발한 프로그램을 사용하였다.
이전에 언급하였던 바와 같이, LE-5 엔진의 액체수소 터보펌프(NASDA 담당)의 축 진동이 큰 문제가 될 때 진동 대책에 있어 유효하다고 판단되는 구조의 액체수소 펌프 시험이 실시되었다. 이 액체수소 펌프의 작동 특성이 양호하였기 때문에 LE-7 액체산소 터보펌프에도 동일한 구조를 적용하였다. 여기까지 선행연구에 감사함을 느꼈다.
NAL 에서 NASDA와 동시기에 시험하고 있던 고압 액체수소 펌프 시제 도면
인듀서 - 베어링 - 펌프 임펠러 - 베어링 구조이다

그 다음 괴로워했던 문제는 주 연소기용 펌프의 임펠러(출구압력 20 MPa)와 예연소기용 펌프 임펠러(출구압력 30 MPa)의 배치였다. 주 연소기용 펌프 임펠러에서 예연소기용 펌프 임펠러까지 펌프 내부에 설치된 안내 베인을 통하여 직접 예연소기 펌프 임펠러 입구에 결합하는 구조를 생각하였다. 
저자가 생각하였던 펌프 임펠러 배치 방식과 유사하다고 추정되는, SSME의 액체수소 터보펌프 임펠러 배치


이 구조의 경우, 예연소기 펌프의 출구 압력을 축 씰이 고스란히 받아내야만 하는 구조가 되어, 극히 높은 압력을 견딜 축 씰이 필요했다. 이러한 상황을 피하기 위하여 양 펌프의 임펠러를 서로 배면을 바라보게 등지게 배치하여 구성된 구조를 설계했다. 이 구조에 대해서는, 주 연소기용 펌프의 출구 압력을 축 씰이 용이하게 견딜 수 있어 축 씰의 설계가 쉬워진다. (당연한 이야기겠지만 축 씰 설계는 씰의 압력 차이가 클 수록 어려워진다)
서로 반대쪽을 바라보도록 위치한 주연소기용 임펠러와 예연소기용 임펠러

2. 터빈 설계

가스 터빈의 설계에서는, 초기에는 회전하는 동익과 터빈 디스크를 일체형으로 설계하고(블리스크 형태), 가스를 분출하는 노즐을 원주 방향으로 몇 군데에 배치한 부분 분사 터빈(Partial admission turbine) 형식으로 설계하였다. 하지만, 시동 시의 터빈 가스로부터의 열 충격과 부분분사 터빈 팁에서의 되돌아가는 급격한 압력 변화의 반복으로 인하여 모든 터빈 동익에 원주 방향으로 규칙적인 균열이 형성되었다.
초기 설계에 사용된, 부분 분사 노즐 + 일체형 블리스크 형식의 터빈


이것을 억제하기 위해, 효율을 약간 희생하여 부분 분사 터빈을 노즐이 원주 구간에 연속적으로 배치된 완전분사 터빈(Full admission turbine)으로 교체하였고, 터빈 동익과 터빈 디스크가 작은 부품을 통해 결합되는 크라스마스 트리 형식을 사용하였다. 이 방식으로 균열 문제를 해결하였다. 
변경 후의 분리형 터빈 동익, 디스크 분리 형식의 터빈

동시기에 미국 SSME 엔진 터보펌프의 터빈 동익에서도 균열이 발생하였다는 소식을 전해들어서, 액체수소/액체산소 로켓엔진들 사이에는 공통되는 문제가 있다는 것을 인식하였다.

SSME 터보펌프의 터빈 블레이드
위에서 언급된 '크리스마스 트리' 방식이란, 터빈 블레이드와 디스크 사이의 연결 부위가 바로 위 사진의 SSME 터보펌프의 터빈 블레이드와 같은, 크리스마스 트리 형상의 구조물로 맞물리는 형식을 의미한다. 대형 가스터빈들에는 이러한 방식이 널리 쓰인다 - 역자 주


3. 회전축 씰 설계

펌프 측의 액체산소와 터빈 측의 수소 과농 가스를 완전히 분리시키는 씰의 구조에 대해서는 몇 가지 구조들을 거듭하여 생각해 보았으나 그림 5.5에 도시한 것과 같이 헬륨 퍼지 씰 직전에 위치한 2개의 플로팅 링 씰 사이에 고압/저온 수소 가스를 주입하는 방법(극저온 수소 퍼지 씰)의 장점에 주목하였다.
극저온 수소 퍼지 씰의 구조
오른쪽 고온의 터빈 구동 가스를 저온 수소로 막아내는 방식

터빈 측의 플로팅 링 씰을 통과한 저온 수소 가스가 터빈측으로 누출되도록 하기 위해 씰의 재질로 널리 사용되던 카본을 사용하는 것이 가능해졌다. (아무래도 고온 수소 환경에서는 카본도 열화 문제를 피할 수 없는듯 하다) 더욱이, 씰 시스템 전체가 저온성능을 유지하기 위하여 축 씰에 없을 수가 없는 열변형을 억제하는 것이 가능해진다.(아무래도 뜨거운 터빈 가스가 차가운 수소 가스에 막혀버리니깐)
 거기에 더하여 그림 5.5에 보이는 바와 같이, 헬륨 퍼지 씰의 접촉면을 형성하는 씰 라이너의 직경을 키워, 유체력을 이용하는 동압력 세그먼트 씰의 특징을 추분히 구현 가능해짐에 따라 카본의 내구력이 보존된다(세그먼트 씰의 내부 라이너도 카본이다. 이러한 축의 회전 각속도로 인한 동압력을 이용하는 씰들의 경우 회전 각속도가 커질수록 씰의 차압도 커진다) 머리를 쥐어짠 설계가 어떻게 중요하게 되었는지 생각하게 된 사건들이었다.
미국 SSME의 경우 저온 수소 가스 퍼지 씰을 사용하지 않고 고온에 견디는 세라믹을 적용한 플로팅 링 씰을 샐로 개발하여 적용하였다. 따라서, 씰 시스템 전체가 고온이 되어 씰 부품의 변형을 최소로 억제하는 설계가 필요해짐에 따라 베어링부터 터빈의 오버행 부분이 비교적 커지게 되었다.
비교용 SSME의 액체산소 터보펌프. 비교적 긴 오버행이 특징.

1986년부터 1987년까지 2차 설계분 액체산소 터보펌프(그림 5.6)를 제작하였다. 1989년(헤이세이 원년) 실물 엔진에 탑재할 시제 터보펌프를 제작하였다. 해당 터보펌프는 회전축계는 원형 터보펌프와 극히 동일하였으나 엔진에의 설치를 고려한 터보펌프였다.
2차 설계 후의 터보펌프

첨언

저서에 나온 씰 시스템의 형상과 논문에서 언급된 씰 시스템 형상은 좀 다르다. 논문에서 언급된 구조는 아래와 같다.
기존의 터빈 측 플로팅 링 씰 두 개의 사이로 들어가던 극저온 수소 가스가 외측 터빈 플로팅 링 씰 - 터빈 라비린스 씰 사이로 들어가도록 바뀌어 있다. 이렇게 하여 16.7 MPa 의 기체 수소는 단계적으로 압력을 낮춤과 동시에 일부는 벤트되고, 플로팅 링 씰 2개를 통과하여 압력이 낮아진 상태로 헬륨 퍼지 씰을 만나 퍼지된다.

참고문헌

性, NAL TR-1130

LE-7(Inconel 718, MAR-M 247 LC DS)性, NAL TR-1092



2023년 1월 16일 월요일

Kamijo Kenjiro - 제 5장, LE-7 엔진 액체산소 터보펌프 개발 - 머리를 쥐어짜는 설비 건설

 LE-7의 액체산소 터보펌프의 6천마력짜리 터빈을 구동시키는 가스의 생성과, 그 가스를 처리하는 장치는 시험 설비에 있어 특별한 기술적 어려움들이 예상되는 사항들이었다. 
터빈을 구동하는 가스는 엔진과 똑같이 고압의 수소 가스를 액체산소와 연료 과잉으로 연소시켜 생성된다. 단, 앞서 서술한 대량, 고압의 수소 가스를 저장해 두는 대형 고압탱크(400 bar, 10 세제곱미터)에 대해서는 고베 제강(神戸 製鋼)에서 특수한 제작법을 보유중이라 고압 하에서 금속을 열화시키는 수소 취성에 대해서는 걱정할 필요가 없었다.
JAXA 가쿠다 우주센터 터보펌프 시험 시설(아래 그림에 수소 벤트 및 연소 스택이 존재)

1. 터빈 배기가스 처리계통

수소 가스 분율이 높은 터빈 배기가스를 처리하는 장치는 배기가스를 확실히 연소시킴과 동시에 저소음으로 대기로 배출시킬 필요가 있다. 고베 제강 기술연구소의 사카모토 유지로(坂本裕次郎) 씨의 그룹이 규슈 대학(学) 과 공동 연구를 수행하여 고압에서 고온의 수소 가스를 좁은 관(모세관)에 통과시키면 내부 유로에서 충격파가 발생, 압력이 강하하여 소음이 줄어드는 방식을 개발하였다. 이 방법으로, 저소음으로 처리가 가능하다는 전망이 섰다.

배기가스를 저소음으로 연소시키면서 대기에 방출시키는 벤트 스택의 최종 시스템 방식을 결정하는데까지는 유쾌한 이야기가 있다. 대량의 수소과 과농 가스를 연화가 일어나지 않게(수소 연소 시, 배관 내부에서의 유동 속도가 너무 느려지면 화염이 배관 내부로 들어간다. 이것을 역화라고 한다 - 역자 주) 대기에 방출시키는 방법에 대해서, 고베 제강에서는 대량의 금속구가 채워진 장치를 제안하였다. (아마도 금속구와 금속구 사이의 공간이 모세관 역할을 하도록 의도한 듯)
그 도면을 본 순간, 나는 역화 등으로 인한 폭발이 일어나면 대량의 금속구가 산탄이 되어버린다는 것을 알아채고 그 의미를 담아서 "이런 구조로는 지구상의 야생 새들이 전부 없어져버릴 것입니다!" 라고 말하였다. 제안자도 그때의 의미를 알고 모두가 크게 웃었다. 최종적으로는 신뢰성이 높은 장치가 완성되었다.
NAL의 배기가스 처리장치 제작비는 최종적으로 6천만 엔이 되었는 데 반해 NASDA가 제작한 액체수소 터보펌프 시험시설의 터빈 배기가스(액체산소 터보펌프의 3배)처리장치의 제작비는 최종적으로 12억 엔이 되었다고 들었다. NAL이 액체산소 터보펌프의 개발 연구를 담당하면 LE-7 엔진의 총 개발비가 증가한다는 불평은 역시 근거없는 이야기였음이 밝혀졌다.

역자 첨언 : 수소 배출장치에 대하여

수소 벤트 스택에서 연소가 일어나는 광경.

일반적으로 수소 플랜트라던가, 우주센터 등의 액체수소 저장시설에서는 위의 모습을 찾아볼 수 있다. 증발해서 탱크 밖으로 새 나오는 수소를 벤트 스택으로 보내고, 벤트 스택에서는 나온 수소를 태워서 폭발 위험이 없도록 없앤다.

금속구가 들어간 수소 배출장치

아마도 언급된 수소 배출장치는 위와 같은 형상일 것이다. 다량의 금속구가 채워져 있고, 금속구와 금속구 사이의 공간이 모세관 역할을 하여 고속으로 흐르는 수소 유동에 충격파를 발생, 감속시키는 구조로 말이다. 충격파로 감속시킨다는 데에서 램 제트 엔진과 유사한 느낌이 든다.
하지만 수소라는 기체는 화염 전파속도가 매우 빠르다. 대책없이 유동 속도를 느리게 하다간 벤트 스택 끝에서 타오르던 불꽃이 관을 타고 흘러들어와 위의 감속 장치에까지 도달할 수 있다. 그렇게 된다면...

Boom!

위와 같이, 모세관을 형성하고 있던 금속 구들이 산탄과 같이 사방팔방 날아갈 것이다. 저자가 왜 '이러면 지구상의 야생 새들이 사라져 버릴 것이다' 라고 말했는지 이해가 간다.
개인적인 추측으로, 신뢰성을 높인 구조로 재설계된 물건은 위의 금속구가 금속제 메쉬 등으로 대체된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금속제 메쉬라면 폭발해도 산탄처럼 파편이 퍼지진 않을지도 모른다.


2. 액체산소 유량조절 밸브에 대한 이야기

액체산소 터보펌프 시험설비에서 LE-7 엔진에 장착되었을 때와 동일하게 터빈의 시동이나 정지 등을 시험해 보는 것이 좋다. (필수다!) 이를 위해 새로운 수소 가스 유량제어밸브를 제작할 때 상당한 비용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되었다. 고베 제강은 이에 대하여 제작비를 크게 절감시킬 수 있는 일반산업용 밸브를 사용할 것을 제안하였다. 로켓 엔진의 밸브와 비교하면 크기가 10배 이상 큰 물건이었다.
그 밸브는 덩치가 매우 커서, 완전폐쇄 상태에서 완전개방까지 수 초가 걸렸다. 하지만, 그대로 사용하여도 LE-7 엔진 시동 시 계산된 터빈 구동 가스의 유량과 유사한 유량을 모사하는 것이 가능하다고 판단되었다. 결국 해당 산업용 밸브로 충분했던 것이다.

가스발생기 점화 시(여기선 '예연소기'가 아니라 '가스발생기'라 부름. 터빈을 돌리고 주연소실로 가는 것이 아니라 그대로 배출되기 때문이라고 생각됨. KARI의 경우 알코올 버너로 터보펌프 시스템을 시험하였음 - 역자 주) 터빈 블레이드를 녹일 수 있는, 국부적인 고온 영역이 생기면 안된다.
가스발생기의 연소 특성을 확인하기 위한 시험을 실시하였는데, 점화 시 허용치 이상의 고온 영역이 생겼다. 수소 쪽의 밸브는 밸브 축이 커서 미세조정이 불가능하였다. 따라서, 유압조정식 액체산소 밸브로 조정을 실시하고 있었으나, 좀처럼 고온 영역을 허용치 이내로 내리는 것이 불가능하였다. 밸브 개방 초기에 액체산소가 과도하게 가스발생기로 흘러들어가기 때문이었다.

한편, 로켓의 터보펌프에서는 환형의 좁은 틈으로 흐르는 유체 흐름을 활용한다. 특히 중요한 예시로는 축 씰용 플로팅 링 씰이다. 플로팅 링 씰에서의 흐름은 나고야 공업대학의 야마다 유타카(豊) 교수의 계산식이 유명한데 해당 식을 유용하게 사용하였다.

그림 5.1을 보면, 액체산소 밸브 작동 초기에 밸브 축과 슬리브 사이에(아마도 한국에서 '포핏 밸브'라는 이름으로 사용되는 물건인듯 하다)좁은 틈이 생기는데, 이 틈의 흐름을 조정할 수 있다면 목적을 달성하는 것이 가능할 것이라고 갑자기 깨달았다.

밸브 단면도. 작동 초기 슬리브와 밸브 축 사이로도 유로가 형성될 것이다.

이 아이디어는 크게 적중하여 그림 5.2의 그래프와 같이 밸브의 개방 시작 구간에서의 유량 조절이 매우 잘 되었고 고온 영역이 적은 가스발생기의 시동이 가능하였다. 이후, LE-7 엔진 개발시험 종료 이후까지 200회 회가 넘는 가스발생기 시동에서 점화 미스는 한번도 일어나지 않았다.

밸브 개량 전후 비교. 개량 전에는 특정 영역에서 급격한 유량의 증가가 보이나,
개량 후에는 선형적으로 증가한다.


비교용. KARI의 연소기용 산화제 밸브. 포핏 밸브이다.
KARI의 포핏 밸브 핵심 부품인 포핏

3. 위험한 순간

건설된 시험 설비에서 LE-7 엔진 액체산소 터보펌프의 시험을 실시하고 난 직후에 무서운 사건이 벌어졌다. 그 날엔 언제나와 같이 고압 액체산소 터보펌프 시험설비에 인접한 로켓 유체기계실험실로 출근하였다. 
시험시설 방향에서 가스가 분출되는 듯한 이상한 소리가 들려왔다. 즉시 현장을 조사하면서 용량 10세제곱미터, 저장 압력 42 MPa 인 수소가스 저장탱크 출구의 작은 볼트 부근에서 제트 기류가 큰 소음과 함께 빠져나오는 것이 관측되었다. 가만히 두면 탱크의 수소 가스가 다 빠져나가기까지 수십 일이 걸렸다.

탱크 제조회사인 고베 제강과 연락을 취하여 대책을 강구하였다. 결국, 나와 이러한 종류의 작업에 능통한 명 연구원이 앞에서 언급한 작은 볼트를 더 조였다. 정전기 방지 옷을 입고 구리 스패너로 해당 작업을 진행하였다. 약간의 조임 작업으로 가스 유출이 멈추어 OK 하지 않으면 재검토 뿐이었다.
정전기로 인한 발화가 두려워서 "그저 약간만 볼트를 더 조여주시기만 하세요. 진짜 조금만요!" 라고 공들여 주의하였다. 와타나베(辺) 씨가 주의깊게 조였다. 가스 누출이 멈추어 일단 안심하였다. 긴급히 고압 수소가스 탱크의 수소가스를 스택으로 보내 안전하게 처리하는 것이 가능해졌다.

가스 수소의 누설 원인이 되었던 작은 볼트를 빼고 경악하였다. 볼트의 스레드 부분이 거의 대부분 부식되어 있었다. 만약 와타나베 씨가 강하게 볼트를 조였더라면 이 볼트는 고압으로 밀려나 멀리 날아가버렸을 것이 확실했다. 
이후 조사에서 해당 볼트 부근이 우연히 직사광선에 노출되어 온도가 올라갔고, 유지성 누출 방지제인 불소 플라스틱이 변질되어 볼트를 부식시켜 이러한 누출 사고가 일어났다는 것이 밝혀졌다.
나의 대책(아마도 바로 뛰어들어가 볼트를 조였던 걸 의미하는 듯)은 지금은 허용될 수 없다. 이후 이러한 종류의 결함이 발생할 시에는 모든 원인을 분석하고 안전한 대책을 세우고 싶다.

참고 문헌 : 

발사체 연소기용 산화제 개폐밸브의 핵심요소 기술 개발 - 김도형, 홍문근, 박재성, 이수용

2023년 1월 15일 일요일

Kamijo Kenjiro - 제 5장, LE-7 엔진 액체산소 터보펌프 개발 - 시험설비 공동 설계/건설 결단

1. 예산의 압박 

LE-7 엔진의 액체산소 터보펌프 개발을 NAL이 담당하여 예산이 대폭 증가하였기 때문에, 이것에 대한 근거없는 이야기들이 과학기술청에까지 전해져 예측했던 최저 한도의 예산을 요구할 필요가 있었다.

NAL 가쿠다(角田) 지소 유체기계실험실이 시험설비의 기본 설계에 착수했을 때, 로켓 관련 제작회사들에 요구한 견적들은 모두 예산안을 크게 상회하였다. 이 위기를 극복하기 위하여 종전의 방법을 변경하는 것 이외에는 방법이 없었다.

로켓 기계연구실의 기술과 제조 기업이 협업하여 설비 건설비를 억제하지 않으면 안 되었다. 결국 설비 건설을 전적으로 제조 기업에 위임하고 이것을 NAL이 체크만 하는 종전의 방식이 아니라, 기업과 공동으로 설계를 진행하고 이후 설비를 건설하는 방식으로 진행하였다. (간단히 말하자면 해당 기업 엔지니어도 설비 설계에 관여한다는 이야기) 이러한 방식을 덕분에 기업은 반드시 로켓 관련 기술을 사용할 필요가 없어졌다.

화학 플랜트, 고압 가스, 저온 기술 등 각 분야의 기업들의 사회적 신용도를 파악하고 있었으므로 이들 기업들이 입찰에 참여해 주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이 시기, 나는 연구자 신분에서 벗어나 프로젝트 매니저로 분투 중이었다. 1984년 여름, LE-5 엔진의 재생냉각 채널 등의 부품을 제작하는 고베 제강(神戸 製鋼)이 낙찰되었다. 고베 제강이 낙찰된데에 대해서는 잊지 못할 에피소드가 있다.

고베 제강 로고

NAL 가쿠다 지소(현재 JAXA 가쿠다 우주센터) 시험설비 고압탱크

2. 고베 제강 선정과 관련된 이야기

액체산소 터보펌프 시험설비의 건설에 관한 이야기를 듣기 위하여 고베 제강 다카사고 제작소(高砂製作所)의 다이오이 마사오(大中雅夫) 과장이 찾아왔다. 다이오이 과장은 액체산소 터보펌프의 터빈을 구동하는 가스(수소 가스와 액체산소를 중량비 1:1로 연소시킨 가스, 연료 과잉)의 생성에 필요한 고압수소가스 저장탱크 판촉을 위하여 방문하였다. 그는 고베 제강 고압탱크의 우수성에 대해서 세부적으로 설명해 주었다.
다이오이 과장의 말은 별도로 들었던 내용과 동일했다. 고압수소가스 저장탱크는 단품으로 입찰하는 것이 좋겠다고 생각하고, "희망한다면 입찰에 추가 가능한지 생각해 주십시오" 라고 시원하게 대답하였다.
다이오이 과장은 잠시 놀란 모습이었으나 대단히 기뻐하며 돌아갔다.

잠시 후, 이번에는 고베 제강 본사 영업과장인 야나가와 야스오(梁川康夫) 씨가 고압수소탱크 입찰 추가 건의 결심을 전하기 위하여 방문하였다. 이야기가 끝난 이후에도 야나가와 씨는 좀처럼 돌아가지 않았다. 
필자가 "뭔가 문제가 있습니까?" 라고 물어보자, 야나가와 씨는 뜻을 정하였다는 투로, "LE-7 엔진 액체산소 터보펌프 시험설비의 입찰에 참가하고 싶습니다."라고 대답하였다. 앞에서 기술한대로, 낙찰한 기업과 공동으로 설비를 설계/건설하겠다고 마음을 정하였는데, 그 상태에서 "입찰에의 참가를 희망합니다." 라는 답을 받아내었다.
야나가와 씨는 다이오 과장 이상으로 기뻐하는 기색이었다. 이런 새로운 분야에 제조 기업이 진출하는 것은 매우 기쁜 일이라는 사실을 엿보는 에피소드였다.

3. 이후

다이오 과장은 그 이후 고베 제강 타카사고 제작소의 기계 엔지니어링 사업부의 부장이되어 액화천연가스(LNG)와 관련된 일에 종사하였다. 
이후 도호쿠 대학에 교수로 부임하였던 필자는 1996년 3월 여자 졸업생의 취직 건에 대하여 다이오 씨에게 신세를 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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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 일본의 터보펌프와 관련하여 좋은 논문들을 담은 학회지를 입수했다. 일본  터보기계협회(ターボ機械協会, Turbomachinery Society of Japan) 의 협회지로, 터보기계와 관련된 일본의 논문들이 올라왔다. 물론 수록된 논문은 절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