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12월 23일 목요일

Aerojet M-1 엔진 산화제펌프의 축추력 제어 시스템 - Impeller Back vane System

흔히들 사상 최대 규모의 로켓엔진이 무엇이냐고 한다면 로켓다인의 F-1 엔진을 지칭할 것이다. RD-170계열이 가장 크지 않느냐고 할 수도 있겠지만 단일 연소실에 한정했을땐 여전히 F-1이 제일 크다. 

하지만 F-1 외에도 동시기에 다른 큰 엔진이 개발되고 있었으며 이 엔진은 F-1보다 훨씬 더 컸다. 에어로제트 사의 M-1이 그것인데, 액체수소/액체산소 조합에 가스발생기 사이클 엔진이다. 

Aerojet M-1 엔진의 상상도
사이클 스키매틱. 전형적인 가스발생기 사이클이다.


다른 엔진들과의 비교

인젝터 플레이트. 사진 속 기술자를 통해 크기를 짐작할 수 있다.

전체적인 구성은 새턴V에 적용된 J-2 엔진과 같으며 액체수소 터보펌프가 축류식, 액체산소 펌프는 원심식인 점은 같다. 흥미로운 점은 액체산소 펌프였다. 

엔진의 규모가 큰 만큼 액체산소 펌프 임펠러의 지름 역시도 매우 큰 편인데(28.5인치, 약 72.4cm) 출구압이 비교적 낮은 5Mpa라 할지라도 압력이 가해지는 면적이 다른 엔진 대비 크기 때문에 임펠러의 축 추력 역시 매우 크게 발생할 것으로 예상되었다.

M-1의 액체산소 터보펌프

액체산소 펌프 임펠러 단면도

M-1의 액체산소펌프 임펠러의 경우에는 개방형 임펠러를 채용했는데, 따라서 임펠러 내부의 압력 증가가 고스란히 오른쪽으로 펌프를 미는 축추력으로 작용하게 된다.

그렇다면, 이렇게 생각할 수도 있을 것이다. '임펠러 앞에서 압력이 작용하여 축추력이 발생한다면 임펠러 후면의 압력을 높여준다면 상쇄되지 않을까?' 
이것을 구현한 구조에 대한 것이 이번 글의 주제이다. 


1. Impeller Back Vane 에 대한 설명

Impeller Back Vane은 말 그대로, 임펠러 뒤에도 베인이 배치되어있다는 것이다. 쉽게 설명하자면, RD-0110같은 엔진에 적용된 쌍흡입 임펠러의 구조와 유사하다. 다른 점이라면, 쌍흡입 임펠러는 전체 유량을 약 두 배로 늘려주겠지만 Back Vane은 유량에 기여하지는 않으며 오히려 효율을 떨어뜨릴 수도 있다.

Back vane System의 구조

우선 이 시스템에는 두 유로가 존재한다. 하나는 임펠러 출구에서 시작되는 베어링 냉각유체 유로, 나머지 하나는 벌류트에서 시작되는 바이패스 유로이다. 두 유로는 펌프 후면 케이싱 내부의 공동으로 모이며, 이 공동에서 펌프 임펠러 후면 공간으로 유입되는 유로가 존재한다. 

알기 쉽게 설명하자면 아래와 같다.


연초록색 라인이 바이패스 라인, 분홍색 라인이 베어링 냉각용 라인이며 두 라인 모두 후면의 빈 공간으로 합류하는것을 알 수 있으며, 여기서 노랑색으로 표시된, 임펠러 후면으로 나가는 유로를 확인할 수 있다. 임펠러 후면의 Impeller Back vane(아마도 단순 방사형) 구조를 통하여 유체가 1차적으로 가압된다. 그 이후 펌프 후면 케이싱에 장착된 Back vane Diffuser로 향한다.
Back vane Diffuser

Back vane Diffuser는 Back vane에 의해 생긴 유체의 속도 성분을 정압 성분으로 전환시켜준다. 따라서 전압은 일정한데 반해 동압이 줄어들고 정압은 상승하게 된다. 

Back vane과 Back vane Diffuser 가 합쳐진 Back vane System은 전체적으로 아래와 같은 모습이 된다. 해당 보고서에서는 두 종류의 시스템이 시험을 거쳤는데, 다른 점은 Back vane Diffuser와 펌프 임펠러 후면 사이의 간극이다.




2. Back Vane 에 대한 분석

Back Vane 역시 원심식 임펠러의 일종이기 때문에, 비속도 Ns, 비지름 Ds 값을 산출해낼 수가 있다. 두 번째 펌프 시제를 기준으로 각종 조건들은 아래와 같다.


Backvane 입구압 : 193Psi = 1.33Mpa, H1 = 164.2m

Backvane 출구압 : 726Psi = 5.0Mpa,  H2 = 631.6m

매질 : 액체질소, 화씨-290.3도 = 섭씨 -179.1도, 807.3*10^3kg/m^3

회전속도 : 3652RPM = 382.4rev/s

유량 : 110.5GPM = 0.007m^3/s

지름 : 0.70m


위의 조건들을 가지고 비속도와 비지름을 계산해 본다. 각각의 공식은 아래와 같다.

계산 결과, 비속도 Ns는 0.0574, 비지름 Ds는 68.9가 산출된다. 이는 꽤 극단적인 값이다.
일반적으로 비지름 Ds가 3.23보다 클 때 비속도 Ns = 2.5Ds^-0.196이라는 관계를 따른다. 
그대로 산출된 비지름을 넣고 계산하면 비속도는 0.0518이 산출되는데 언뜻 보면 위의 0.0574와 별 차이가 없어보인다.

하지만, 이 정도로 극단적으로 작은 비속도는 낮은 효율을 초래하며 원심형 임펠러가 아니라 왕복동 기계에서나 찾아볼 수 있는 비속도이다.

펌프의 코디어 선도

위의 코디어 선도는 비속도와 효율에 대한 상관관계를 도시한 것이다. 0.0574정도면 거의 그래프의 수직축에 닿아있는 위치일 것이며, 효율이 매우 낮을 것이다.

요약하자면 극단적으로 유량 혹은 회전수가 낮아 비속도 역시 낮고, 따라서 효율이 매우 낮은 터보기계라는 뜻이다. 효율을 높이기 위해서는 회전수보다는 유량을 늘리는 것이 더 나아보이는데 이는 참고문헌인 보고서에서도 언급된다.


3. 시험 결과

먼저 첫번째 펌프의 시험 결과이다. 펌프의 축추력이 예상보다 많이 높았는데, 이는 Back vane으로 유입되는 유체가 베어링에서 전달받은 열과 Back vane 자체의 비효율로 인한 유체의 온도 상승으로 인한 밀도 감소로 인한 결과였다. 다만, Back vane 의 압력 상승 자체는 주 임펠러의 그것보다는 높았다.

또한, 베인으로 유입되기 전 유체의 압력은 증기압 수준이었는데 이로 인하여 캐비테이션이 발생한 것으로 추정되었다. 해당 공간의 압력은 회전속도가 빠르면 빠를수록 낮아졌다.

BuNo.1 펌프 시험결과. 오른쪽이 Back vane 영역임. 왼쪽에서 오른쪽 방향이 중심에서 가장자리.

일반적인 조건(2377RPM, 입구 전압 115Psi)에서 베인 입구의 압력 48.5Psi 였는데, 이 조건은 해당 조건에서의 증기압과 거의 유사했다. 해당 공간의 압력이 증기압 이상으로 올라가도록 하는 조건은 2300RPM으로 계산되었다.(시험결과에서 오른쪽 부분을 보면 된다)

정리하자면, 회전수가 올라갈수록 베인 입구의 압력은 낮아졌지만 베인으로 인한 압력상승은 올라갔다. 다만 발생한/유입된 열과 캐비테이션으로 인하여 Back vane의 압력 상승을 억제시켰다. 그리고 2300RPM은 정격 회전속도인 3370RPM보다 낮은 값으로, 실제 시스템에 적용하기 위해서는 개선이 필요하다.


두 번째 시험은 BuNo.1 펌프에서 지적되었던 문제를 해결한 BuNo.2 펌프를 사용하였다. BuNo.1 에서는 베인 입구 영역에서 캐비테이션이 발생하였는데, 이러한 문제는 베어링의 안정성에 좋지 않고(베어링이 캐비테이션 영역 안에 위치해있으면 캐비테이션으로 인한 베어링의 파손이 일어날 수도 있다), 기체 분율이 높은 상태이기 때문에 작동유체가 액체 산소인 경우에는 잠재적인 폭발 위험도 있다.

따라서, BuNo.2 에서는 베인 입구 영역의 압력 50Psi 이상으로 높여(상류의 오리피스를 수정한듯 하다) 해당 영역이 항상 작동유체의 증기압 이상이 되도록 하였으며, 그만큼 베인의 압력상승 역시 줄어들었으므로 베인 길이를 줄였다. 디퓨저는 제거되지 않고 마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하여 펌프 임펠러와의 간극이 늘어났다.


BuNo.1의 압력 분포 예상과 BuNo.2(변형 후)의 압력분포 예상. b가 채택됨.

BuNo.1과 BuNo.2 사이의 차이를 종합하면 아래와 같다. 축 추력 값은 예상치이다.

BuNo.1 VS BuNo.2

BuNo.2 의 경우에는 BuNo.1에 비하여 보고서에 실험 데이터가 많이 수록되어 있었다. 

BuNo.2 시험결과

형식은 위의 BuNo.1 시험결과처럼 왼쪽이 주 임펠러, 오른쪽이 Back vane 영역이다. 
베인 입구의 압력이 주 임펠러 입구 압력보다 높은 것을 알 수가 있다. 또, BuNo.1의 경우와는 달리 회전수의 증가에 따라 베인 입구 압력과 베인 구간의 압력이 증가하였다.


BuNo.2의 회전수, 유량에 따른 축추력 경향. 

위의 결과들을 종합하여 산출된 BuNo.2 펌프의 축 추력과 BuNo.1 과의 비교는 아래와 같다.

축 추력
 
BuNo.2의 경우 BuNo.1에 비하여 축 추력이 크게 상승하였다.

4. 결과 요약

BuNo.2 의 결과를 정리해보면 BuNo.1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Back vane 구간의 온도 상승이 주 유동에 비하여 높았다. Bu.No2에서는 주 유동에 비하여 5배였다. 이는 해당 구간에서의 유체 온도 상승으로 인한 밀도 감소를 야기하고 해당 구간의 압력 변화율을 감소시켰다. 이를 해결하기 위하여 바이패스 유로의 유량을 2배 혹은 3배까지 증가시키는 방안이 제안되었다.

정상 상태에서 베인이 생성하는 축 추력은 일반적인 유량-양정 그래프의 경향과 같이 유량이 줄어들고 회전수가 증가할수록 증가하는 경향을 보였다. 또한, 정격 운전 조건에서 축 추력은 예상치보다 26%~42% 상회하는 값이 산출되었다. 다만 예상된 압력 상승은 만족시켰다.

상사 매질로 액체 질소를 사용하였는데, 실매질인 액체 산소의 경우에는 해당된 값들에 1.5배를 곱한 값을 사용하여야 한다. 이렇게 곱한 후에는 베어링의 축 추력 한계를 의심할 여지 없이 초과하는 값이 산출되었다. 실제 시험에서 터빈의 추력으로 상쇄되어도 베어링의 한계인 70,000lb보다  3,000lb 정도 낮은 67,000lb의 축 추력이 측정되었다. 이 정도면 작은 엔진의 경우 문제가 없겠지만 큰 엔진의 경우에는 사용하기 힘들다.
따라서, 실제 엔진 시스템에 적용하기 위하여 더 긴 베인을 갖는(=베인 입구 영역이 작은) 새로운 임펠러가 필요할 것이다.




Back Vane system은 터보 펌프에 흔히 사용되는 방식은 아닌걸로 알고있다. 밸런스 피스톤처럼 능동적으로 축 추력을 감쇄시키는 매커니즘은 아니며, 그렇다고 기존 씰을 사용하는 방법처럼 추가적인 동력이 필요하지 않은 방식은 아니다. 오히려 해당 시스템의 극단적으로 낮은 비속도로 인한 비효율로 효율이 떨어지는 방식이다.
하지만, 이러한 방식을 채택한 것으로 짐작되는 엔진이 있다. 다음 포스팅에서는 그것에 대하여 알아볼 것이다.

수정 : Back Vane system을 사용하는 터보펌프를 가진 엔진은 의외로 유명하다. 바로 스페이스X의 멀린 시리즈 엔진.

5. 출처

Analysis and experimental verification of axial thrust on the M-1 liquid oxygen turbopump - J.J.Brunner. NASA CR 54817 AGC8800-51, April 15, 19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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